세월호에 바침
나는 너의 이름을 시우라 지었다
뜻이 맞는지는 모르나 소리가 고왔다
시를 만나 시같이 살기를 바랐다
나는 예쁘고 기쁜 시를 꿈꾸었는데
너는 내게 아프고 슬픈 시가 되었다
자꾸 희미해지는 기억에 멍해
접시를 닦다 싱크대 앞에 선채
미처 잠그지 못한 수돗물이 떨어지는건지
다른 것이 떨어지는 소리인지
그 툭툭거리는 추락의 흔적을 듣고 있다가..
문득 창사이로 머리를 들이민
바람이 코 끝에 닿으면
거기서 너의 냄새가 났다
울음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머물 곳 잃은 감정을 추스려 오늘도
시가 되길 바랐던 너를 위해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