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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인콜럼버스 Jun 04. 2018

독일공주와 열여덟 난쟁이

June. 04. 2018.

독일공주와 열여덟 난쟁이


독일공주와 열여덟 난쟁이?

이게 왠 유치한 타이틀인지 의아하겠지만 사실 지금 유로존 상황을 설명하기엔 이보다 더 완벽한 문장은 없다.


우리가 예전부터 선진국으로 알고 있는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의 화려한 유럽 국가들 중에 영국은 애초부터 파운드화를 포기 하지 않았으니 논외로 하더라도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로존에서 독일을 제외한 그 어느 국가도 예전 유럽의 선진국이라는 타이틀을 달기 너무나도  암울한 경제  이다.


http://www.naeil.com/news_view/?id_art=277754

위 그래프는 2007~2018년 약 10년 간 유로존 주요 6 개국의 '즉시총액결제시스템'(TARGET 2) 추이를 나타내는데, 즉시총액결제시스템이란 용어가 어려운 반면에 그 뜻은 매우 간결하다.


쉽게말해 TARGET 2 대차대조는 각국 중앙은행이 ECB에 대해 갖고 있는 채무 또는 채권을 의미하는데 개인으로 치면 마이너스 통장을 뜻한다.


지금 독일의 경우에는 2007년 이후 미국발 서브프라임 사태를 겪으며 급격히 채권이 증가한 반면,

독일을 제외한 기타 5 개국의 채무는  2010~2012년 유로존 부채위기를 겪으며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그 중에서도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채무 증가 속도는 단연 독보적 이다.


과거를 떠올려 보면 현재 유로화에 가입되어있는 19개 국가들이 유로화 가입 이전에는 각자의 개별 국가 화폐를 사용했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각국의 경제 규모는 수준이 천차만별 이였고 경제력의 격차 만큼 국가간 통화가치 역시 제각각 이였을테다.


그러나 다양한 통화들을 유로화라는 단일 통화로 묶어내면서 독일과 같은 선진국의 통화는 상대적으로 가치가 절하되며 하향 평준화 되고, 그리스나 포르투갈과 같은 국가들의 통화는 상대적으로 가치가 절상되며 상향 평준화 되었다.


가치가 높은 통화는 깎고 가치가 낮은 통화는 높아지는 절차를 거쳐 하나의 '유로화'가 탄생한 배경이다.


그러나 독일은 그 이전에도 기술력을 자랑하는 산업 강국이였으나 유로화 통합 이후에는 독일 마르크화에 비해 유로화는 평가절하 된 것과 마찬가지 였으므로 산업기술력에 가격경쟁력이 더해져 월등한 수출 경쟁력을 가지게 되었고,


스페인, 이탈리아와 같은 남유럽은 잘나가는 독일 제조업에 밀려 제조 산업이 죽어버리는 결과를 맞이하게 된다.


제조업이 사장되니 남유럽의 실업률은 큰 폭으로 치솟는 반면, 평가절상된 화폐가치 덕에 남유럽의 자산가치에는 그만큼 버블이 끼게 되어, 일본이 미국과 플라자 합의 이후 이어진 엔화 절상과 당시 금리인하 정책 덕택에 엄청난 부동산 버블을 겪었듯이 마찬가지 이유로 남유럽도 산업의 기반인 제조업은 망해가는 와중에도 2008년 서브프라임 이후 시작된 역사상 유례를 볼 수 없는 양적완화 정책의 끝에 부동산 버블만 절정에 달하는 골치아픈 경제 구조로 빠져들게 된다.


그렇게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OECD 국가들 중에서 가장 실업률이 높은 국가가 되었으며 특히 청년실업률은 사상 최악의 나라가 되었다. 그럼에도 선진국이라는 타이틀 덕에 엄청난 연금의 운용으로 국가의 부채는 해를 거듭할 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리고 마치 우리나라와 데칼코마니 처럼 부동산을 사실상 독점한 노년세대와 사실상 착취 당하고 있는 젊은 세대 사이의 피튀기는 세대 간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국가 이기도 하다.


물론 그리스 처럼 몇 해 전 이미 같은 이유로 경제 위기를 겪은 나라도 존재했지만, 사실 그리스 위기는 이탈리아의 위기에 비교하면 그저 에피타이저에 불과했다. 이탈리아의 경제규모는 그리스의 무려 10배에 달하기에 그리스의 위기에 비교할 바가 못 된다.


역사를 살펴보면, 막대한 대외부채에 놓인 국가들이 했던 공통적인 결론이 있다.

바로 디폴트. 쉽게 말해 배째라 정책이다.


제1차 세계대전의 패전국이었던 바이마르 공화국이 막대한 전쟁 배상금에 빚더미에 앉게 되자 독일 국민들이 선택했던 답은 바로 '나치'였다.


모든 대외 부채를 무효로 하고 군비를 증강시켜 채권국과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나치의 정책은 포퓰리즘 그 자체였다.


그런데 과연 한 세기전 독일 국민만 그랬을까?

현실은 어떠한가?


http://news.hankyung.com/article/2018030541921

지금 이탈리아에는 독일에서 나치가 탄생했듯 또 다른 포퓰리즘 정당이 국민들의 표를 얻어 권력을 잡은 모양새다.


이들은 긴축재정도, 대외 부채를 갚는것도 거부하며 여차하면 유로존 마저도 탈퇴하려는 순수 포퓰리즘 정당 그 자체이지만 이탈리아의 암울한 경제상황은 21세기 새로운 나치의 출현을 알린다.


유로존으로부터 영국이 탈퇴하고,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뒤따르면 유로존은 반드시 와해 된다.

유로존의 와해를 막으려면 독일이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대외부채를 탕감해주어야 하지만 이것은 독일에게는 절대로 받아 들일 수 없는 카드다.


채권국인 독일이 채권을 포기할 수 없고 채무국인 기타 국가들이 그 채무를 갚을 수 없다면 이 연합의 미래는 이미 정해졌다고 볼 수 있다.


지금 우리는 유로화가 와해된 그 너머의 경제를 상상해야 한다.

세계 3대 기축 통화가 무너진 세상.


글로벌 경제에 결코 달가운 결과는 아닐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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