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 21. 2018. -2-
2014년 부터 시작된 유가 폭락으로 국가 재정의 대부분을 석유 수출에 의존하는 베네수엘라 경제는 사회주의 국가의 천국이라는 옛 명성이 무색하게 그야말로 처참히 무너졌다.
베네수엘라의 올해 인플레이션은 1만3000%에 이르고, 경제는 15%나 축소될 것임을 IMF는 예고하고 있으며 이제 자국화폐 볼리비아는 돈으로서의 가치는 사라지고 종이접기 작품의 재료로나 쓰이는 상황에 까지 내몰렸다.
"이러한 작품에사용되는 지폐는 50볼리바르권과 100볼리바르권이다. 제품 하나당 800장에서 1000장의 지폐가 들어간다.
100볼리바르권 1000장으로 만든 제품의 경우 10만 볼리바르가 들어간 셈이다. 이처럼 ‘돈다발’로 만든 공예품의 가격은 개당 10달러에서 15달러다.
최근 10만 볼리바르의 가치는 50센트 정도에 불과하다. 화폐로 만든 작품의 가치가 화폐 가치보다 수십배 높은 셈이다."
50센트 돈으로 15달러를 버는 기적이 볼리비아에서 일어나고 있다.
(그래도 나는 만오천원 받고 저거 안할란다..)
http://www.segye.com/content/html/2018/02/20/20180220000876.html?OutUrl=naver
19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의 한 경비회사는 직원을 채용하면서 월급 10달러와 보너스로 계란을 지급하는 파격 조건을 내걸었다.
회사는 근태 평가 후 보너스로 달걀 144개를 근로자에게 지급한다.
베네수엘라는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암시장이 운영되고 있으며, 암시장에서 계란 36개 가격은 약 2달러에 해당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네수엘라 서부 술리아주에 있는 회사는 농장 경비 등 200여명을 채용하고 있으며, 공고 후 순식간에 채용인원을 넘어섰다.
한달 월급으로 1만2천원과 달걀 144개만 제시해도 벌떼 같이 지원자가 몰리는 경제난 속에서
비트코인 채굴은 베네수엘라 국민들에겐 사막속의 오아시스와 같은 존재가 되어 버렸다.
그 이유는 산유국 특유의 저렴한 전기료.
http://theleader.mt.co.kr/articleView.html?no=2018022014417859011
한국에서 채굴하는 비용의 1/50 가격인 불과 531달러(약 56만8276원)의 비용이면 비트코인 1개를 채굴할 수 있다. 게다가 국민 누구나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고 경제난에 따라 치안이 매우 위험한 베네수엘라에서 현금을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되는 비트코인의 존재는 그 무엇보다 빛을 발한다.
비트코인의 변동성이 너무 크지 않냐고?
아무리 비트코인 변동성이 크다한들 베네수엘라 자국 화폐의 변동성만 하겠는가?
아무리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진들 베네수엘라의 채굴비용인 56만원까지 떨어질리도 없고 가격이 급등하면 급등하는 만큼의 시세차이도 볼 수 있으니 전국민들이 비트코인 채굴에 매달리는건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다.
생계를 유지하기에는 택도 없는 임금과 이러한 비트코인 채굴 열풍에 일하는 노동자가 급감하자
베네수엘라 정부는 한때 비트코인 채굴을 금지하고 단속을 강화했으나 결국 실패하자, 과세를 위해 비트코인 채굴자 의무 등록제를 시행했으며
http://cnews.getnews.co.kr/view.php?ud=201712162246117578ce57b4c6d6_16
수년간 이어진 생계형 비트코인 채굴 덕분에 비트코인은 베네수엘라 사람들의 일상이 되었고 식료품 구매에서 임금지불 까지 모든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비록 정부가 유도한것은 아니지만 생존을 위해 국민들이 안착시킨 이 핀테크 인프라를 역으로 이용해 마두로 정권은 페트로(Petro)라는 세계최초 국가발행 암호화폐를 발행했다.
페트로는 베네수엘라의 풍부한 석유매장량으로 그 가치를 보증하며(1페트로=1배럴), 그 ICO 대금으로 달러, 유로화 뿐만 아니라 비트코인, 이더리움 까지 결제 받아 기존 종이화폐인 볼리비아를 대체할 화폐혁명을 낳았다.
즉, 곤궁함이 불러온 혁신이다.
물론, 이러한 시도는 기존 달러본위제의 권력을 독점하는 미국에서는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것이므로
오늘 트럼프의 미국은 베네수엘라의 페트로를 미국 내 사용을 금지했다.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8/03/20/0200000000AKR20180320005051071.HTML?input=1195m
그러나 달러의 위상은 이미 예전만 못하고, 그 수명이 다해감은 누구나 공감하는 상황에서
기축통화국인 미국의 대통령이 무역적자 운운하며 무역전쟁을 천명한 지금.
사실상 기축통화로서의 달러의 역할과 의무를 미국 대통령인 트럼프가 부인하는 상황속에
당연히 그에 반발하는 세력은 등장 할 수 밖에 없다.
비록 트럼프는 페트로의 사용을 금지했지만 푸틴의 러시아는 물밑에서 베네수엘라에 적극 협조하며
탈달러 진영을 구축해 이러한 미국의 조치를 무력화 할 것으로 보인다.
http://decenter.sedaily.com/NewsView/1RX2FOB5U6
이처럼 비트코인의 급격한 부상은 하루아침에 깜짝 등장한것이 아니라, 지난 몇년 간 제3 세계 국가들의
경제가 붕괴되자 달러를 구할 수 없는 이들이 생존을 위해 그 대안으로 찾아낸 결과이며,
이는 국가가 법으로 통용을 강제하는 것이 아닌 시장 참여자들의 필요에 의해 가치가 부여된 매우 희귀한 경우이다.
지금은 보잘것 없는 조개껍데기도 시장참여자들이 가치를 부여하면 화폐로 통용되었듯이
비트코인 역시 시장 참여자들의 가치부여에 의해 화폐로서 격상된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질문을 하나 던져야 한다.
기축통화로서의 달러 시스템이 흔들리는 상황속에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탈달러 세력이 노골적으로 반기를 들고 있는데
왜 미국 정부는 비트코인 규제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일까?
중국 정부는 자국내 비트코인의 거래를 철저히 금지한것에 비해 정작 더 민감해야할 미국은 오히려 비트코인 선물시장을 승인해주고, 미국에서 열린 의회 청문회에서는 오히려 "젊은층의 가상화폐 열풍을 존중"한다며 죽어가는 비트코인을 기사회생 시키는 등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을 하고 있다.
http://www.newspim.com/news/view/20171031000090
그런데 그 미스테리에 대한 가능성 있는 답안이 위 뉴스로부터 나온다.
수년동안 비트코인은 범죄 수익의 자금세탁 용도로 쓰여져 왔고, 그만큼 미국 FBI 당국이 압수한 비트코인의 수도 상당하다.
또한 비트코인 출시 초기 채굴이 쉬울 당시엔 대부분의 채굴이 미국에서 이뤄졌기에 초기 채굴 물량의 대부분이 미국에 풀린 것을 보면 미국 정부는 비트코인을 억지로 없애는것 보다 비트코인 마저도 그들이 주도권을 쥐는것이 더 낫다 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에 석유와 금에 가치가 연동된 페트로가 출시 되었다.
달러본위제 아래에서 피해를 보던 산유국들과 자원부국들에게 블록체인 아래에서
달러가 없더라도 무역을 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제시한 것이다.
물론 미국도 금과 석유를 보유했지만 기존 산유국들과 자원부국들을 압도할만한 물량을 보유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대로 자원이 페그된 블록체인 화폐가 등장하기 시작하면 미국은 그동안 가졌던 경제 지배권을 빼앗기게 된다.
그러니 달러지위를 내려놓아야만 한다면 차라리 비트코인이 시장에 돈으로 통용되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그래서 언론 매체의 비트코인의 미래에 대한 우울한 전망과는 반대로 세계 각국이 비트코인 채굴 사업에 적극적인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