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 28. 2018. -1-
비트코인은 여느 자산의 버블과는 다르게 한가지 고유의 특징이 있다.
바로 하이먼 민스키 모델을 따라 그 가격은 붕괴하지만 반드시 시간이 흐른뒤 전 고점을 훨씬 추월해 돌파하는 것이다. 그러니 위와 같이 비트코인에게는 끊임없이 각종 전문가들로부터 부고장이 날아들지만 결국은 비트코인은 우상향이라는 믿음을 심어준게 아니겠는가.
좀비보다도 더 끈질긴 비트코인의 생명력은 2017년의 광란의 버블과 역대 최악의 버블 붕괴를 지나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모여 대책을 논의하게 만드는 상황까지 내몰았다.
그런데 비트코인 만큼은 여타 자산붕괴 현상과 달리 특이한 점이 하나 목격된다.
바로 다수의 지분을 차지한 소수 1%들의 지분 변화다.
https://www.the4thwave.co.kr/index.php/2018/02/12/btc02122/
http://news.mt.co.kr/mtview.php?no=2017120913521463015
이미 비트코인의 가격이 하늘로 치솟았던 작년 12월 뉴스에 따르면 당시 기준으로도 전체 채굴된 비트코인의 40%를 '고래'로 불리는 약 1000명이 소유하고 있음이 알려졌고, 한국 정부의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선언이 촉발한 역대 최악의 가격 폭락 속에서도 이 소수의 고래들은 오히려 더욱 더 비트코인의 수를 늘려왔다.
위에 링크된 뉴스를 한번 살펴 보자.
1월과 2월 비트코인 가격이 19,600달러에서 5,900달러 까지 -65% 이상 하락하는 역대 최악의 폭락장에서도 비트코인 '고래' 상위 100명은 돈을 잃지 않았으며 오히려 그들이 보유한 비트코인 물량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고 밝히고 있지 않은가.
이번 폭락장을 흔히들 주식에서 이뤄지는 '작전주'와 종종 비교를 하곤 한다.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이 작전주식에서 이뤄지는 가격급등과 폭락이 같은 구조라는 주장이다.
물론 그래프만 본다면 착실히 하이먼 민스키 구조를 따른다는 점에서는 그럴듯한 주장이나,
결정적인 차이가 하나 있다.
바로 작전주식에서는 반드시 최고점에서 대주주의 대량 매도 폭탄이 쏟아진다는 점이다.
흔히들 말하는 작전 주식 회사 CEO가 그가 보유한 주식을 최고점에서 몽땅 터는 것 말이다.
작전은 영화 아니냐고?
그렇다면 현실을 예로 한번 들여다보자.
얼마전 가상화폐 열풍과 업비트의 약진 속에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의 지분을 8% 소유한걸로 알려져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우리기술투자'를 보자.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8&no=33814
작년 동전주로 시작했던 우리기술투자는 업비트 상장 이후 꾸준히 상승해 올해 1월 만원을 돌파하며 가상화폐 뺨치는 상승률을 보여준다. 우리기술투자가 엄청난 거래량을 동반하며 상승하던 바로 이때 우리기술투자 사장은 보유지분을 전량 매도한다.
그 결과 우리기술투자의 끝은?
이렇게 대주주가 고점에서 털고 나간 주식은 다시 오르기는 매우 어렵다. 그러나 비트코인의 경우 특이하게도 대주주라 할 수 있는 소수 '고래'들이 지분을 오히려 늘려버린 것 이다.
자 여기까지 대충 봤다면 눈 크게 뜨고 보라.
매점매석으로 어떻게 시중 가격을 조작할 수 있는지 알려줄테니.
고대에는 조개 껍데기가 화폐로 쓰였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니 조개껍데기를 화폐로 사용하는 천명이 사는 마을에 1천개의 조개 껍데기가 존재한다고 가정하자.
나는 그 마을의 추장이라 혼자서 마을에 존재하는 조개껍데기의 절반인 500개 를 독점하고 있다.
그리고 나머지 500개의 조개껍데기를 마을사람 999명이 나누어서 보유하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이 조개 껍데기의 가격을 올리기 위해 추장인 나는 마을 사람들이 보유한 물량중 10%인 50개를 시장가로 구매한다. 그러자 시장에는 순식간에 10%의 유통물량이 줄어들면서 조개껍데기 가격이 급등한다. 조개껍데기의 가치가 급등하는 것을 목격한 마을사람들은 앞 다투어 조개껍데기를 더 가지기 위해 경쟁한다.
추장의 10% 구매 이후 마을사람들의 투기수요가 더해져 조개껍데기의 가치는 더더욱 급등하자,
추장은 다시 최고점에서 추매했던 50개의 물량과 자신이 보유한 물량 50개를 더해 일시에 시장에 매도한다.
그렇게 되면 급등하던 조개가격은 추장의 대량매도로 인해 시중 유통물량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폭락한다.
가격이 폭락하는 것을 본 마을 사람들은 깜짝 놀라 그동안 사두었던 조개들을 서둘러 되판다.
추장이 물량을 던져 급격한 가격하락을 만들고 이에 마을사람들의 패닉셀이 더해져 조개껍데기 가격은 원래 가치보다 훨씬 더 하락하게 된다.
다시 추장은 훨씬 더 하락한 가격으로 지난번 매도했던 100개에다 시세차익을 남긴 이익을 더해 150개의 껍데기를 다시 구매한다.
추락하던 조개껍데기 가격은 이 시점에서 급격히 반등하며 다시 치솟고 급격한 반등에 놀란 마을 사람들은 다시 조개껍데기 매수에 적극 달려든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추장은 점차 자신이 가진 조개껍데기 수를 늘리고 마을사람들이 가진 조개 껍데기 수는 줄어들며, 추장이 가진 비율이 늘어날 수록 나머지 조개껍데기의 가격을 조작하는 것은 더욱 더 식은 죽 먹기가 된다.
이것과 정확히 같은 이유로 비트코인 가격은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고 소수 고래의 비트지분은 하락장 마다 상승하며, 다음 폭등장에서는 이전 고점을 넘어서는 과정이 반복된다.
따라서 비트코인을 투자하려는 개미의 입장에서 반드시 고려해야하는 것은 당장 오늘의 비트코인 가격보다 오히려 하락장에서 소수 비트코인 고래들의 비트 보유량 변화이다.
소수가 대량의 지분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시중 가격을 10배 올리기 또는 반토막 내기도 매우 쉽다는 이야기다.
즉, 시중가격은 이들 고래의 손바닥 위에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하루하루 비트코인 가격변동에 일희일비 하는 것은 얼마나 어리석은 투자인가?
비트코인 고래가 지분을 늘렸다는걸 확인했다면 그다음 개미들이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다.
그저 그들이 가격을 올려줄 때 까지 묵묵히 기다리는 것.
개미가 가진 유일한 무기 그건 바로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