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 29. 2018. -1-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8/03/27/0200000000AKR20180327005300091.HTML?input=1195m
최근 미국의 대표적인 IT공룡기업들이 가상화폐 광고를 금지하며 본격적으로 블록체인의 견제에 돌입한 모양새다. 세계 최대 검색 플랫폼인 구글과 SNS의 대표주자 페이스북, 그리고 그 나름의 영역을 고수하고 있는 트위터 까지.
그렇다면 왜 이러한 인터넷 공룡 기업들은 일사분란하게 블록체인을 견제하는 것일까?
우리는 이러한 과정을 이전에도 항상 보아왔다.
10년전 페이스북이 세상에 등장한 뒤 소셜네트워크(SNS)라는 새로운 산업을 창조하며 대중의 관심을 끌던 무렵 이러한 신생 SNS업체들은 기존의 미디어와 끊임없는 마찰을 일으키며 대중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당시 페이스북으로 대표되는 SNS기업들은 신생기업에 불과했지만 SNS업체들의 성장잠재력은 기존 미디어를 장악한 기득권에게는 거대한 위협이였으리라.
그러나 그때로부터 10년이 흐른 지금, 여전히 SNS의 순기능과 역기능에 대한 질문은 기업 면접의 단골 주제로 남아있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SNS기업은 거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며 하나의 기득권으로 탈바꿈한다.
이러한 SNS의 등장으로 '1인 미디어'라는 새로운 개념의 방송도 생겨났고 기존 철저히 중앙화 되어있던 방송매체가 여전히 존재하긴 하지만 그 역할은 어느새 축소되어 최근엔 오히려 기자들이 SNS에서 기사거리를 찾고 SNS에서 화제가 되고 나서야 언론에 소개되는등 기존 권력과 새로운 권력이 융합되며 새로운 방식으로 균형을 이루는 모양새다.
이렇게 SNS기업들이 혁신의 선봉에서 또다른 기득권으로 변신하는 동안, 동시에 '블록체인'이라는 새로운 혁신의 싹이 트고 있다.
그들이 기존 미디어를 위협하며 빠르게 성장한 것을 떠올리기라도 한 것일까
이번엔 그들이 거대한 권력이 되어 블록체인의 성장을 가로 막는다.
가상화폐 특유의 투기성 논란과 ICO를 빙자한 사기 방지라는 명분으로.
물론 가상화폐의 투기성은 사회문제시 되고 있고 대중들의 투기성을 이용한 ICO 사기는 새로운 사기의 방식으로 자리잡고 있는것은 사실이긴 하나 이는 가상화폐를 사기의 수단으로 삼는 범죄자가 본질이지 그 수단이 되는 ICO 자체가 문제인 것은 아니다.
기존의 주식에서도 비상장 주식을 상장 루머를 퍼트려 비싸게 파는 수법은 있어왔고 이러한 사기가 발생한다 하여 상장제도 자체를 금지하지도 않는다.
즉, 대중들의 사기 피해방지는 허울좋은 명목일뿐 그 본질은 자신들의 자리를 위협하는 블록체인 스타트업들에 대한 사다리 차기에 있다.
그렇다면 왜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는 블록체인을 그들을 위협할 대상으로 인식한 것일까?
여러분은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가 가진 가장 큰 잠재력이 무엇인지 아는가?
바로 '빅데이터'이다.
철저히 중앙화된 방식으로 전세계인들의 개인정보를 관리하는 이 IT공룡들은 그들이 가진 방대한 자료에 대한 배타적 접근 권한이 있다.
이들은 그들이 가진 개인정보를 활용해 빅데이터 분석을 하고 그들이 분석한 빅데이터 결과는 그 자체로 거대한 권력의 원천이 된다.
빅데이터가 왜 거대한 권력의 원천이 되는지 모르겠다고?
http://www.yonhapnewstv.co.kr/MYH20180320011400038/?did=1825m
지난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페이스북 사용자 약 5천만명의 개인 정보가 선거운동에 무단으로 활용되었음이 폭로되었고 그 과정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한 정교한 정보 조작과 왜곡 가능성 문제가 대두 되었다. 그 문제를 페이스북은 알고도 묵인했고 방치했으며 이것이 밝혀져 페이스북 주가는 폭락하고 마크 주커버그는 대국민 사과를 하기에 이른다.
지난 미 대선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 측을 도왔던 데이터분석회사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대선 당시 이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용자들에게 성격검사 명목의 애플리케이션을 배포했습니다.
이 애플리케이션은 27만명의 동의를 얻은 성격검사 서비스용 이었지만, 실상은 정치적 목적의 개인성향 자료를 얻기 위해 고안된 성향 분석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무려 5천만명의 신상 정보들이 이용자 동의 없이 이들에게 넘어갔습니다.
미국 유권자의 4분의 1에 해당합니다.
이를 보도한 현지 유력 매체들은 사상 최악의 데이터 스캔들이라 우려하며, 사업 모델 자체가 철퇴를 맞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앱 제작자는 공교롭게도 러시아 출신 전문가 알렉산더 코건입니다.
빅데이터 활용에 눈을 뜬 공화당의 큰 손 로버트 머서가 이를 통한 유권자 성향 분석 작업 등에 70억원에 이르는 조사 비용을 댔습니다.
이를 언론에 제보한 이 분석사 전직 직원은 페이스북에 무단 도용 사실을 알렸으나 묵살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분석사 측은 얻은 정보가 페이스북 정책 위반이라는 사실을 알고 폐기했다고 주장했지만, 페이스북의 묵인과 방치 의혹마저 일었습니다.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은 각각 독자적인 조사 착수를 공언하며,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대표의 의회 출석을 요구할 방침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분석사는 페이스북 정보를 통해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에도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영화에서나 존재하는 줄 알았던 빅데이터가 몇몇 IT 공룡들의 권력의 도구로서 이미 현실에서 쓰여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 원천은 바로 데이터에 대한 배타적 접근성에 있다.
그 배타적 접근성이 페이스북과 같은 기업의 권력을 강화시키고 권력과 결탁하여 빅브라더 사회로 진화하는 핵심의 요소가 되는데,
바로 이때 블록체인이 등장하여 이러한 개인정보 데이터를 거대 기업이 독점하게 하는게 아니라 마치 의적 '로빈후드' 처럼 기득권의 빅데이터 권력을 분산해 모든 이들에게 공유하고 그 접근성을 오픈하여 누구나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투명한 시스템을 가능하게 해버린 것이다.
그러니 어찌 이들에 대한 견제를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러나 이쯤에서 우리는 과거를 떠올려야 한다.
기존 미디어 권력의 페이스북과 SNS기업에 대한 부정적 여론 조성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그 물결은 막지 못했으며,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방식으로 절묘히 융합되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