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 30. 2018.
2017년 9월 중국은 자국에서 이뤄지는 ICO와 비트코인 거래를 불시에 금지 했다.
갑작스러웠던 이 조치 때문에 한때 5000불을 넘기며 최고점을 넘보던 비트코인 가격은 10일만에 30% 넘게 급락, 9월 하락장의 주요 원인이 되기도 했으며 이후 중국은 전세계에서 암호화폐에 대한 가장 강력한 규제의 잣대를 내미는 국가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중국정부의 암호화폐에 대한 가혹한 단속과 탄압 정책과는 반대로 중국은 블록체인에 관한 특허 수 1위 국가이기도 하다. 블록체인을 미래 4차산업혁명의 핵심 엔진으로는 인정하면서도 그것의 원료가 되는 암호화폐에 있어서는 공산당이 통제할 수 있을 때 까지 시장을 열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로도 읽힌다.
http://news.webdaily.co.kr/view.php?ud=201803301113259185d307c1aeb0_7
이렇게 중국이 전세계 블록체인 특허 1위 국가로 선정되었음에도, 여전히 중국정부가 암호화폐 거래 재개를 승인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다. 이러한 시각은 우리나라에서도 한때 논쟁이 되었던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분리할 수 있다는 착각 때문에 생겨난 것이리라.
블록체인의 핵심은 바로 탈중앙화
그 탈중앙화의 열쇠는 암호화폐에 있으며 암호화폐 없이는 탈중앙화도 없다.
중앙화된 블록체인은 블록체인이라기보다는 그냥 분산 서버 장치라고 부르는게 더 정확하다.
예컨대, 구글이 발행한 중앙화 방식의 블록체인이 가상화폐 없이 출시되고 그 노드유지를 구글의 몇몇 지사에서만 독점 한다면 그 정보에 대한 접근권한은 구글에게만 주어질 것이며, 구글이 그 정보를 조작하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고, 이론적으로도 해킹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도 못하다.
가장 중요한 질문은 소수 권력이 모든걸 독점하는 시스템이 과연 기존 통화 시스템이 무너지는 상황속에서 또다시 시장에 받아들여 질 수 있을 것 인가라는 것이다.
따라서, 공산당 특유의 폐쇄성 때문에 블록체인 마저도 폐쇄적인 프라이빗 블록체인만을 허용할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면 그 걱정은 잠시 접어 두시라. 퍼블릭 블록체인으로 혁신을 가져가면서도 공산당 특유의 독점적 통제를 실현할 묘안이 있으니.
인터넷의 보급 이후 중국에서 급성장한 자국 IT 기업들과 정치적 폐쇄성을 보이는 중국정부가 어떻게 공존했는지를 살펴 본다면 미래 중국 공산당이 블록체인 업계에 대해서도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를 추론 가능하다.
중국에는 만리장성이 하나만 있는것이 아니라 IT분야에도 또다른 만리장성이 존재한다. 중국에 해외 IT기업이 단독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서버를 중국 내에 설치하고 중국 법에 따른 소스파일 공개 등 까다로운 규정을 만족시켜야 하기 때문에 해외 IT기업은 그 까다로운 규제를 통과하기 힘들었고 그에 따라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중국에서는 모두 실패했다.
대신에 그러한 IT만리장성은 알리바바와 텐센트처럼 자국 기업에게는 성장을 위한 울타리가 되어 주었고 이들은 성장하는 과정에서 중국 정부와 협력을 통해 동반 성장 하는 방법을 습득했다. 중국 정부는 이러한 자국 IT 기업에게 아낌없는 투자를 하고 대신 공산당이 경영권에 참여할 권리를 획득한다. 무조건 규제의 철퇴를 휘두르는것이 아니라 막대한 투자금을 지원해 기업이 스스로 공산당의 정책에 따르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른바 IT 업계에 대한 중국식 햇볕정책.
그러니 이러한 정책은 기존 IT 기업에만 사용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등장할 블록체인 스타트업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 현재 중국 내에서의 거래소 운영은 철저히 금지되어 있지만 만약 앞으로 중국 정부가 특정 거래소와 투자 협약을 맺고 중국내 배타적 영업권을 보장해준다면 그 어떤 거래소가 중국에서의 영업을 마다 하겠는가?
거래소는 설사 중국 정부가 경영권에 참여하겠다 하더라도 기꺼이 동의할 것이다.
중국 시장만 독점할 수 있다면.
이렇게 암호화폐 거래소와 중국 정부가 손을 잡게되면 중국 정부는 암호화폐 거래소를 통해 암호화폐 시장 역시도 통제 가능하다
그 통제 도구는 바로 암호화폐 거래소의 가장 큰 권력인 코인 '상장'이다.
아무리 아이디어가 뛰어난 암호화폐가 쏟아진다 한들 거래소에 상장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고 성장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앞으로 중국의 거래소에 상장을 목표로하는 코인 개발자들은 그들이 개발한 코인의 일정 지분을 중국 거래소에 상장의 대가로 넘기고 나서야 비로소 상장시킬 수 있게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상장만 할 수 있다면 엄청난 시세상승을 동반할텐데 과연 누가 그 요구에 따르지 않겠는가?
이렇게 상장을 무기로 상장을 원하는 코인들의 일정 지분을 공산당이 지휘 통제하는 거래소가 차지하기 시작한다면 사실상 이 거래소는 자사 상장 코인에 대한 실질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즉, 이는 중국정부와 암호화폐 거래소라는 새로운 카르텔의 탄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