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허스키 Dec 22. 2021

나에게 보내는 편지 1

미래의 나에게

 

지금 이 인생을 다시 한번 완전히 똑같이 살아도 좋다는 마음으로 살라”

- 프리드리히 니체, 《니체의 말》, (시라토리 하루히코 엮음, 삼호미디어) 중에서 

 

미래의 나야! 잘 있니? 몸은 어때? 요즘 내가 건강에 관심이 커졌는지라 네가 아프면 배신감 느낄지 몰라. 몸에 좋다는 비트즙도 마시고, 귀리밥도 먹고, 건강에 좋다는 음식은 이것저것 잘 찾아 섭취하고 있거든. 예전 같으면 상상도 못 할 일이지?

 

믿기지 않겠지만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단다. 요즘 즐기는 운동은 두 가지인데 그중 하나는 걷기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공복 상태로 러닝머신에 올라가서, 짧으면 삼십 분 길면 한 시간 정도 걸어. 여기서 핵심은 숨이 가빠질 정도로 걷는다는 점이야. 전문가 조언이나 도움을 받아본 적이 없어서 내 방식이 맞는 건지는 모르겠어. 아무튼 뭐 그렇다고.


나머지 하나는 요가. 돌이켜보니 요가는 참 오래 했네. 중간에 하다가 말다가 해서 정확하지는 않지만, 한 십오 년쯤 되었지? 그런데도 여전히 일 년에 육 개월은 요가 학원에 다니는 거 같아. 이 정도 배웠으면 이제 집에서 혼자 해볼 만도 한데, 혼자 할 때는 희한하리만큼 기억이 안 나. 요즘도 집 근처 요가원에서 배우고 있어. 출근하기 전에 가는데 하루에도 열두 번 내 안에서 갈까? 말까? 갈등의 전쟁이 일어나. 솔직히 너무 귀찮거든. 그래도 너를 위해 독기를 품고 다니고 있어. 대견하지? 그러니 너는 천수를 누리길 바란다. 꼭.


커피도 많이 줄였어. 기억나? 하루에 커피를 대여섯 잔씩 마셨잖아. 요즘은 커피가 생각나면 두 번은 참아. 탄산수나 차를 대용으로 마시기도 하면서. 커피를 안 마시는 사람은 죽었다 깨어나도 이해 못 할 거야. 참는 시간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말이야. 때로는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울컥할 때도 있단다. 


다 누구를 위해서라고? 그래 너, 미래의 나를 위해서야. 나는 네가 나로 인해 후회하게 될까 때때로 두려워. 앗! 지금의 내가 불행한 사람이라고 오해는 마. 건강에 신경 쓰며 사는 게 조금 성가시기는 해도 나쁘진 않아.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노 패인 노 게인(No pain, no gain)’을 몸소 체험하고 있는 셈이지. 그러니까 네가 이 편지를 읽고 뿌듯해하면 좋겠어. 


잊지 마! 너는 나에게 언제나 반짝이고 소중하다는 걸.

안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