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버티게 해 준 세 줄

감사·배움·다짐이 주는 따뜻한 위로

by 혜빈

하루를 보내고 나면 마음속에 작은 파도가 남을 때가 있다. 열심히 달렸지만 뭔가 놓친 것 같고, 괜히 공허해지기도 한다. 나 역시 종종 그런 마음으로 하루를 마무리하곤 한다.

그럴 때 붙잡는 건 아주 사소한 순간들이다. 누군가 건네준 따뜻한 말 한마디, 지하철 창밖으로 스쳐간 하늘빛, 잠깐 앉아 숨을 고르던 짧은 정적 같은 것들. 크게 내세울 건 없지만, 그 작은 순간들이 오늘을 버티게 해 준다.

우리가 매일 살아내는 하루는 거창하지 않아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 그 의미를 놓치지 않기 위해 자기 전에 작은 기록을 남기기 시작했다. 이름하여 ‘하루 마무리 3줄’이다.

1. 오늘 감사한 순간은 무엇이었는지,
2. 오늘의 어려움 속에서 배운 점은 무엇이었는지,
3. 그리고 내일 이어가고 싶은 다짐은 무엇인지.

딱 세 줄이면 충분하다. 길게 쓰지 않아도, 그날의 나를 바라보고 토닥이는 시간이 된다.

“오늘 나는 동료가 건네준 커피 한 잔 덕분에 감사했다. 오늘의 어려움 속에서 배운 건, 긴장 속에서도 숨을 고르면 괜찮아진다는 것이다. 내일은 바쁘더라도 마음만큼은 천천히 움직이겠다.”


예를 들면, 이런 단순한 형태의 글이다. 비록 단순하지만, 쓰고 나면 마음이 한결 부드러워진다. 쌓이는 피로가 조금은 풀리고, 내일을 맞이할 용기도 생긴다.

누군가에게 보여줄 필요도, 멋지게 적을 필요도 없다. 그저 오늘을 버텨낸 나에게 “고생했어” 하고 속삭이는 방식일 뿐이다.

혹시 오늘 하루가 버겁게 느껴진다면, 오늘 밤 잠들기 전에 세 줄만 남겨보자. 조용히 쓰는 그 시간이 당신 안의 따뜻함을 다시 깨워줄 것이다.



P.S. 오랜만에 브런치에 새 글을 발행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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