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쎄, 과연 열심히만 하면 다 성공할까?

나에게서 시작된 작은 의문

by 혜빈

초등학교 4학년 때 담임 선생님은 늘 조례 시간에 이런 말씀을 하셨다. “무엇이든지 열심히 하는 것이 좋은 거야.” 그것이 학교 숙제든 다른 것이든 성실한 자에게는 복이 있을 것이니... 뭐 이런 식의 메시지였으려나. 그 당시의 나는 실패는 안 좋고 성공은 좋은 거니까 내가 좋으려면 뭐든지 열심히 해야겠다고 처음 다짐을 했다. 성공이란 원하는 것을 이루는 것이고 난 이왕이면 나의 앞에 성공만이 놓여 있길 바랐다. 한 번 무언가에 실패했을 때의 아픔은 너무나도 컸기 때문에 나에게 실패란 용납할 수 없는 것이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교 3학년 때까지 가지고 있던 꿈이 있었다. 대학에 가기 전에는 그 꿈이 내 삶의 전부라고 생각하고 ‘난 이거 아니면 안 돼’라는 생각을 가지며 살았다. 대학에 들어와 전공 수업을 배우고 실제로 실습을 해보면서 나는 내 꿈의 좋은 면만 보고 내 진로를 선택했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그 꿈의 나쁜 면은 생각하지 않고 내가 갈 수 있는 길을 하나만으로 정해놓고 열심히 달렸고, 어느 날 그 길이 더 이상 나의 길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내가 ‘꿈을 이룬 대단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그래서 이제는 내 길이 아니게 된 꿈을 위해 억지로 많은 일을 했다. 많은 양의 프로젝트와 수업 과제를 감당하며 매일 새벽 6시에 자서 아침 9시에 일어나고 끼니도 잘 챙겨먹지 않는 삶을 살았다. 일에 몰두하던 어느 날 나는 이게 정말 사는 걸까 생각했다. 나를 돌보지 않는 내가 너무 미웠고, 나는 대단한 사람은 될 수 있을지 몰라도, 괜찮은 사람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인생이 즐거운 사람은 더더욱 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때 이후로 나를 집어삼켰던 나의 꿈과 그것을 위해 필요한 모든 일을 전부 정리하고(사실 때려치웠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1년간 휴학을 했다. 쉬면서 일과 인간관계에서 나를 챙길 수 있는 방법을 배웠고, 그 방법으로 지금까지 잘 살고 있다. 또 오랜 시간 가지고 있던 꿈을 정리하고, 새로운 꿈을 위해 차근차근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결과가 좋든 나쁘든 내가 꿈을 위한 과정을 사랑하고 싶다. 이제 모든 것이 내 마음대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오만에는 지쳤다.


인생에는 성공, 열정, 노력이 필요할 때도 있지만 실패, 인정, 휴식이 필요할 때도 분명히 있다. 인생이 어떻게 흘러가든 그것을 받아들이는 관용이 우리에게는 필요하다. 하지만 역시 중요한 것은 내가 지금 달려야 할 때인지 쉬어야 할 때인지에 대한 분별일 것이다. 그 분별은 역시 ‘내가 열심히 할 수 있는 것인가’라는 질문과 동시에 ‘내가 지금 즐거운가’라는 의문을 스스로에게 남기는 것으로 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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