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ise in Music (2) 2019 최애 ① VIBE
차일피일 해지를 미루던 VIBE에서 내가 2019년 가장 많이 들은 곡 100개를 꼽아주었다. 한국 발라드만 바이브로 들었던 것 같다. 힙합과 R&B는 정식 음원이 한국에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아 그냥 유튜브로 계속 들었다. 그래서 리스트에는 한국 발라드만 한가득이다. 바이브와 유튜브가 뒤늦게 함께 HVN 플레이리스트의 한 해를 결산해 보았다. 지극히 개인적인 리스트다. 첫 리스트는 바이브에서. 장르 구분이 조금씩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내 귀엔 모두다 발라드였다.
잔나비 -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 (전설, Indie Rock)
잔나비는 올 한 해 동안 두 가지 의미로 전설이 되었다. 이 노래는 좋은 의미로 전설이었다. 뮤비도 꼭 함께 볼 것. 주저하는 연인들은 얼른 헤어질 것.
Zion. T - 오월의 밤(Single, Ballad)
빡세게 하는 자이언티가 더 좋긴 하지만 감정선을 따라가는 자이언티가 인기는 훨씬 많다. 이 노래는 빡세게 감정선을 따라간다. 사랑은 쉽게 오지 않는다는 말의 역설.
한요한 - 불꽃 feat. 조현아 (Single, Rap)
한요한은 맨날 랩/힙합으로 분류되서 올라오지만 많은 곡에서 락 발라드를 한다. 이 곡도 그렇다. 이 곡애서는 랩도 하긴 한다. 잡탕이다. 그런데 좋다. 잘 태운 노래에는 향기가 난다.
장범준 -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향이 느껴진거야 (OST, Pop)
3집은 좋았는데 아주 조금 파괴력이 약했다. 그리고 몇 달 지나 장범준은 그간 힘을 발휘하지 못하던 OST로 쓸어버렸다. 《멜로가 체질》 드라마에 딱 어울리는 OST 였고 두 작품이 시너지 효과를 내 대박 날 줄 알았으나 드라마가 망하고 난 뒤 OST만 떴다.
김연우 - 미워요 (Single, Ballad)
반칙일 수 있겠지만 그 만큼 훌륭한 곡이 만들어졌다. 유희열은 10주년을 맞아 훌륭한 가수들을 데려나 훌륭한 리메이크를 하고 있는데 역시 발라드 가수들 데리고 발라드를 리메이크 할 때가 제일 빛난다. 김연우를 윤종신이나 유희열이 한 번 각 잡고 앨범 하나 만들어 주면 좋겠다. 이정도 가수가 명반 하나 없다니.
(여자) 아이들 - LION (Single, 댄스)
여자 아이돌에게 힘든 한 해 였다. 그 트와이스 마저도 대중적으로는 조금씩 힘이 빠지고 있다. 마마무만 살아 남았다. 그렇지만 이 노래는 여자 아이돌도 남자 아이돌만큼이나 음악적 성취를 거둘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샤이니만큼 멋진 그룹이 되었으면 좋겠다.
권진아 - 운이 좋았지 (나의 모양, Ballad)
여성 솔로 가수들이 두각을 드러낸 한해 였다. 그중에서 권진아는 기계픽들 가운데 원래 발라드가 어떤 것인지를 꿋꿋하게 불러냈다. 운이 아니라 실력으로. 본디 발라드란 터트리는 게 아니라 참아내는 것이다. 터트릴거면 트로트를 불러야지.
그 외: 카더가든 - 나무 / 태연 - 불티 / 백예린 - 야간 비행 / The Quiett - 한강 Gang / 폴킴 - 헤어질걸 알아 / 이적 - 숫자 / 지코 - 남겨짐에 대해 (feat. 다운)
Best Song: 권진아 - 운이 좋았지
https://youtu.be/oiBswnuvv80
여기 올린 노래 모두 좋았으나 처음 권진아 노래를 들었을 때 슬픔을 말할 수 없다. 들을 발라드가 없어서 90년대 전람회까지 거슬러 올라가고 있었는데 참 소중한 곡이 나왔다. 기계픽 노래들은 '킹래는 갓네' 하기엔 애시당초 곡 자체가 상투적이고 보컬이 노래를 죄다 못부른다. 이 노래는 달랐다. 터질듯하지만 터트려도 무언가를 남아있는게 발라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