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 핑계 삼아 떠난 유럽여행_준비
퇴사 후 여행준비로 정신없이 하루를 보냈던 것 같다. 장기여행은 처음이라 어느 정도까지 준비를 하고 가야 하는지 수도 없이 고민했지만 그것마저 행복한 고민일 뿐이었다.
나는 MBTI가 J인 만큼 엑셀로 일정을 간단하게라도 정리를 했다.
하지만 나는 게으른 J인터라 정말 가고 싶었던 장소를 제외하고는 그날의 상황에 맞게 따라 정하기로 했다.
계획 중 가장 나를 애태우게 했던 건 축구 티켓예매였다. 런던과 바르셀로나를 고른 이유도 유럽축구 경기를 보러 가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딱 내가 가는 일정에 프리미어리그(영국 축구리그) 선두인 아스날(런던 연고팀)과 맨체스터 시티의 일정이 잡혀있었고 그날 바로 아스날 멤버십을 가입해서 그전부터 예매하는 연습을 했고 그 결과 예매에 성공했다. 너무나도 기쁜 마음에 여기저기 자랑하고 다녔다. 주변의 부러움을 받음도 잠시....
하지만 그 주에 영국 여왕님의 서기 소식이 들려왔고 프리미어리그도 잠시 중단되면서 일정이 확 변경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내가 예매한 경기도 연기되었다는 소식이 내 메일로 전달이 되었다...
경기가 취소된 것도 아니고 연기가 되었기 때문에 자동으로 환불도 불가능하다는 메일이었다.
뭐 어쩌겠나.. 다른 방안을 빠르게 찾아보고 다행히 바뀐 일정에 새로 생긴 아스날 경기를 예매할 수 있었다.
다행히 바르셀로나에서 볼 예정인 FC바르셀로나 경기는 멤버십 가입 없이 생각보다 쉽게 예매에 성공할 수 있었다. 워낙 경기장이 넓어서 쉽게 매진되는 것 같지는 않았다. ‘스페인 좋아요..’
그렇게 축구경기 티켓도 어느 정도 해결이 된 후에야 산티아고 순례길 갈 준비물을 준비했다.
나는 한 달 동안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어야 하기 때문에 짐은 할 수 있을 만큼 최소화시켜야 했다.
밑에 사진에 보이는 물건들이 내가 끝까지 포기하지 못한 물건들이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가보신 분들이라면 많이 챙겼다는 걸 알 수 있다. 무게를 재보니 12Kg.... 노트북이 상당한 차지를 했지만 매일매일 찍은 사진과 영상을 백업하고자 하는 나의 의지는 강했다.
(다음에 또 산티아고를 간다면 난 아이패드만 챙길 것이다...)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물건도 있는 반면에 혹시나 해서 가져갔던 물건인데 너무 유용하게 썼던 물건도 있었다.
*가장 유용하게 쓴 물건 : 휴대용 수저세트 / 도착하자마자 기부한 물건 : 멀티 어댑터
마지막으로 나는 산티아고 가이드북을 구매하지 않고 갈 예정이었기 때문에 인터넷에 올라와있는 정보를 토대로 나만의 산티아고 가이드맵을 만들었다. 하루 20~25Km 정도 걷는다고 생각하고 만들었는데 갔다 와서 보니 생각보다 내가 머물렀던 마을과 비슷했다.
이렇게 산티아고 핑계 삼아 유럽여행을 갈 준비를 모두 마치고 유럽으로 떠났다.
나는 산티아고 길을 걸으면서 매일 저녁 일기를 썼다. 그날에 있었던 일과 감정들을 기록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그때의 순간을 떠올리면서 적었던 일기를 토대로 글을 적어볼 예정이다.
Buen camino
좋은 길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