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이해하는 가장 아름다운 아홉 걸음
21세기 대중음악을 바꾼 천재, 칸예 웨스트. 힙합이라는 장르에 문외한인 나조차 그의 음악을 들으면 숨이 멎을 듯한 감동을 느낀다. 프로듀싱과 샘플링에서 보여준 혁신, 수많은 논란 속에서도 여전히 음악적 영감을 뿜어내는 그의 모습은, 단순한 스타를 넘어 아티스트 그 자체다.
이미 나는 그에 관해 글을 쓴 적이 있다. 조울증에 관해 쓴 글인데 한번 읽어보면 그를 조금은 더 이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는 스타이자 아티스트, 성공한 사업가 혹은 트러블 메이커이기도 하다. 전형적인 락스타의 모습과도 비슷한데 그는 언제나 그런 논란 속에서도 음원으로 증명을 할 때가 많았다. 물론 그렇다고 모든 책임이 사라지지 않지만 말이다.
그는 어머니 돈다 웨스트의 죽음으로 조울증이라는 병에 걸렸고, 조울증의 고통 속에서 예술적인 영감을 이용하여 음악을 만드는 아티스티이기 때문이다. 조울증을 본인의 에너지로 써 고통을 계속 받고 괴로워하는 딜레마에 빠진 천재라는 생각이 나의 개인적인 의견이다. 나는 힙합을 많이 듣는 사람이라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그의 인생에 큰 인상을 받았고 그에 대해선 앨범과 더불어 조사를 한 기억이 있다. 그렇기에 나의 사심이 100퍼센트 들어간 리스트를 만들 수 있었다.
https://youtu.be/2n89HaWYrxo?si=7DgWmeJNpfoejxbq
강렬한 드럼, 제이지, 아름다운 멜로디와 가사 뭐가 더 필요할까
칸예의 10집 돈다의 2번 트랙인데 나는 1번 트랙에서 이어지는 강렬한 드럼과 멜로디는 전율하게 만들었다. 멜로디도 좋지만 가사에서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준다. 이 곡은 마치 회개를 말하는 거 같았다. 죄에 대해 끝없이 문답하고 다시 올바른 길로 가다가도 다시 돌아오는 그런 본인의 모습을 보인 것이 아닐까 한다. 제이지 파트가 엄청나게 좋아서 굉장히 많이 들었던 트랙이다. 어머니 돈다 웨스트의 영향을 받은 앨범에서 본인의 회개를 한다는 건 마치 돌아온 탕아가 생각이 나는 트랙이다.
https://youtu.be/VRJiK-kdDb4?si=9exS-YggaDchLG8_
잠기게 하지 마소서
10집의 하이라이트와 같은곡이다. 이 곡의 내용은 본인은 대중의 모든 행동을 평가받는 천재지만, 신에게 자신은 너무 약한 사람이고, 작은 일과 죄의 유혹에도 쉽게 흔들리기에 본인을 지켜주라는 내용이다. 칸예는 언제나 본인과 싸움 중이다. 조울증에 비롯된 충동장애로 고통을 받지만 본인의 음악적인 영감을 위해서 고통을 감내하지만 사실 구원을 원하는듯한 내용이다. 이 곡의 하이라이트는 당연히 명실상부 더 위켄드의 보컬 부분인데 그의 목소리가 마치 천상에서 들리는듯한 느낌을 준다. 그와 동시에 신에게 매달리는 두 명의 아티스트의 모습은 오랫동안 기억속에 남을 명곡을 만들었다.
https://youtu.be/5S6az6odzPI?si=NPTyRJ22cXmmLRHI
나를 자유롭게 하는 방법은 나를 받아들이는 방법뿐
칸예는 대중의 평가에 가장 많이 노출된 아티스트중에 하나다. 그만큼 문제를 많이 일으켰지만 과도한 관심이 그를 망가뜨리기도 하였다. 노래 가사에서 보면 그의 그런 상황으로 인해 외로움이 많이 느껴지는 곡이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지만 진정으로 그를 위해 기도해주는 이 없는 모습에 외로움과 자유를 열망하는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는 알고 있다. 본인을 자유롭게 하는 방법은 그런 평가에 얽매이지 않고 본인을 받아들이는 것을. 지금도 그는 아직 자유로워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그는 언젠가 그날을 맞이할 거라 본다.
https://youtu.be/S_2C0ZX0M84?si=89OgFvrqelGD0Yjm
절대자에게 보내는 사랑의 고백
칸예는 본인의 재능이 신에게 받은 축복이라 생각한다. 칸예 같은 거대한 네임드의 힙합 아티스트가 아예 정규 앨범에 가스펠이자 종교적인 의미가 99퍼센트인 노래를 앨범의 색채를 소개하는 1번 트랙에 넣는 건 흔치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는 본인의 정규 커리어 앨범에 가스펠 앨범을 넣을 정도로 진심이고, 나는 개인적으로 이 앨범을 듣고 굉장히 놀랐다. 물론 칸예만큼 종교에 멀어지고 가까워지는 사람은 흔치 않지만 그만큼 그가 이때만큼은 진심이라는 것을 이 곡을 통해서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나는 크리스천은 아니지만 이 노래를 통해 그가 생각하고 사랑하는 존재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었다.
https://youtu.be/Sh855LWd774?si=iw0mDDt4uK21LzMp
사랑과 욕망, 감정의 흐름을 파도의 이미지로 그린 칸예의 은유적인 곡
Father Stretch My Hands, Pt. 1을 올리고 싶었지만 나의 마음은 이 곡이 더 끌렸다. 칸예는 어머니 돈다 웨스트의 죽음 이후 엄청난 감정적인 고통을 느끼고 많은 감정을 필요이상으로 과도하게 받아들인다. 그런 그의 감정을 파도와 같이 표현한 곡인데 이곡만큼 칸예의 감정 상태를 잘 표현한 곡이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칸예는 분노만 있지 않고, 성적인 욕망만 있지도 않고, 찬양만 있지도 않다. 그러나 칸예는 모든 감정을 과도하게 받아들이고 그걸 예술적인 영감으로 받아들인다. 이 곡도 비슷하다. 감정을 파도처럼 받아들이고 사라지지 않은 파도처럼 그저 부딪혀 부서지는 파도처럼 말한다. 감정의 과잉을 파도라 말한다 생각하고 들으면 칸예가 평소에 본인의 감정의 파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느낄 수 있다.
https://youtu.be/ek_T6atbfe0?si=i6MASvnG1XuBzizq
시대를 앞서간 명곡
4집 808s & Heartbreak는 수많은 아티스트들에게 영향을 주었고, 힙합을 넘어 현대 대중음악에 가장 지대한 영향을 준 앨범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오토튠을 그가 가장 먼저 쓴 건 아니다. 하지만 그는 다르게 그리고 영리하게 이용하였고 그는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할 수 있다. 그의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에 나온 앨범인데, 어머니 돈다 웨스트의 죽음과 약혼녀의 약혼 파기등으로 그는 정신적으로 힘들어하였다. 그러나 그는 그런 그의 엄청난 감정의 폭풍을 이 앨범에 넣었고, 조용하지만 울부짖는듯한 오토튠에서 나오는 그의 목소리는 그의 감정을 우리에게 전해주는 듯하다. 이 곡의 매력은 초반부에 목소리에 디스토션이 걸린 것처럼 강하게 밀고 들어오는 부분이 있는데 마치 The weeknd의 히트곡 The Hills을 미리 그가 보여준 듯한 느낌이다.
https://youtu.be/vQ0u09mFodw?si=4AO3ce5CK1i9cxXM
날카롭게, 더 날카롭게 듣기만 해도 베일만큼 날카롭게
6집 Yeezus는 미래의 음악을 2013년에 미리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는 앨범이다. 극한의 미니멀리즘을 정말로 날카롭게 만든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칸예의 앨범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앨범인데, 모든 곡의 퀄리티가 낮지 않고 여백의 미를 잘 보여준 앨범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곡에서 그는 사회 시스템과 착취에 대해 비판을 하였는데, 듣다가 베일만큼 아프게 비판하고 꼬집는다. 그의 모든 말이 맞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 곡에서 그는 정말로 날카롭다. 이 앨범을 처음 들었을 때가 발매보단 많이 늦어진 전역 이후인데, 이 트랙에서 다음 트랙으로 넘어가기 싫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았던 곡이다.
https://youtu.be/2ulp_AMut14?si=tO9lhyRKOo3C-JYn
2000년대를 대표하는 올드 칸예의 명곡
칸예 웨스트의 팬들은 흔히 두 분류로 나뉜다. 4집 808s & Heartbreak를 기점으로 1,2,3집의 올드 칸예 그리고 4집 이후의 뉴 칸예로 나뉜다. 물론 둘 다 지금의 칸예 웨스트 음악의 팬이지만 올드 칸예를 좋아하는 팬들은 이 시절을 굉장히 그리워한다. 이 곡은 다프트 펑크의 가장 유명한 곡인 Harder, Better, Faster, Stronger을 샘플링하여 만든 곡인데 한번 들으면 잊혀지기 쉽지않을정도로 좋은 곡이다. 특히 칸예의 곡 중에서도 굉장히 도드라지게 대중적인 곡인데, 그의 자신감이 가장 잘 보이는 곡 중에 하나다. 그리고 불안정하지 않았을 때 그의 패기와 예술적인 영감을 잘 보여준 곡이다.
https://youtu.be/AE8y25CcE6s?si=noIypfwQ3qFXIcWn
올드 칸예의 대표곡
칸예의 기념비적인 첫 번째 앨범의 명곡이자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이다. 올드 칸예의 정점인 곡이자 감동을 주는 곡이라 생각한다. 그의 이야기가 빠질 수 없는 곡인데, 그는 교통사고로 인해 거의 죽을뻔했었다. 사고 이후 턱이 거의 부서져서 래퍼로서의 꿈도 포기할 뻔하였다. 심지어 그가 속한 레이블에서도 그를 프로듀서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았는데, 그는 포기하지 않았고 이 노래를 성공시켰다. 이때의 칸예 웨스트는 꿈을 향해 달려 나가던 패기와 불꽃같은 열정을 철사 사이로 뱉어내던 시절이었다. 많은 이들이 그리워하는, 이제 오지 못할 그의 한 모습이기도 하다. 내가 가장 먼저 들었던 그의 노래이자 나에게 힙합이란 게 이런 느낌도 가능하구나를 느끼게 해 준 트랙이다.
https://youtu.be/L7_jYl8A73g?si=UYdXQDDZJXwEkdwS
시대의 명곡이자, 칸예의 예술적인 감각의 정점
시대의 명곡이나 앨범들은 청각적인 경험을 하여도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진다는 특징이 있는데 칸예 웨스트의 5집과 이 곡 역시 그런 경험을 할 수 있는 명작이라 할 수 있다. 앨범의 모든 곡들이 좋았지만 이 곡은 특별했는데 3가지 파트로 곡이 나뉜 부분에서 나는 라디오 헤드와 비틀즈를 떠올렸다. 맥시멀리즘을 가장 잘 표현한 앨범에서 가장 단조로운 피아노의 음을 따라 진행되지만 앨범의 모든 카타르시스를 전담하고 있는 곡이라 생각하면 된다. 아직도 이 곡을 들었던 충격이 잊혀지지 않는데 이 곡을 정말로 너무 많이 들어 인트로가 머릿속에서 1주일동안 떠나지 않았던 경험이 있다.
칸예 웨스트는 좋게 봐도 나쁘게 봐도 모든 이슈를 달고 다닌다. 그는 어머니 돈다 웨스트의 사망 이후 조울증과 더불어 파혼 그리고 결혼생활도 실패했고, 수많은 논란을 불러왔으며, 오히려 음악을 하지 않았던 어렸을 적이 더 평화롭게 보이는 게 아이러니한 인물이기도 하다. 가장 명반이라 평가받는 5집이 나올 당시 모든 대중과 평론가들이 그에게 등을 돌리고 그의 개인적인 상황도 조금도 나아지지 않던 시기이다.
심지어 조울증은 점점 더 심해졌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고통을 음악의 힘으로 바꾸려 하였다. 수많은 샘플링과 장르를 분해하고 재조립을 반복하였고, 집요하게 퀄리티와 사운드의 질적인 부분에 집착하며 곡을 완성시켜 나갔다. 그리고 앨범이 나왔을 때 모든 대중들은 뒤집어졌다. 그는 인생을 음악으로 표현하였으며, 평가가 좋든 나쁘든 그는 본인이 하고 싶은 말, 본인이 하고 싶은 음악, 본인의 인생을 음악에 담아 넣었다.
그가 어렸을 적엔, 그저 조금 특별하고 음악적인 영감이 있는 아이였다. 그리고 어머니인 돈다웨스트는 그를 인정해 주고, 그를 이끌어 주었다. 그러나 그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서포트해준 어머니의 의료사고로 인한 죽음은 그를 송두리째 바꾸었고, 그는 고통에 빠지게 된다. 나는 그가 아직 어머니의 손을 떠나지 못한 듯 보였고, 마치 아직 어린아이 같은 모습이 보였다. 그런 그를 구해준 것은 음악이었지만 그를 더욱더 조울증의 치료에서 멀어지게 한 것도 음악의 성공 덕분인 건 아이러니하다.
칸예 웨스트의 음악은 단순한 히트곡의 집합이 아니다. 그 안에는 고통과 회복, 사랑과 욕망, 실패와 성공이 모두 겹겹이 쌓여 있다. 우리가 듣는 순간마다 그의 삶과 감정, 그리고 천재성이 함께 흘러들어온다. 그가 12집에서 또 어떤 이야기를 음악으로 풀어낼지는 알 수 없지만, 나는 그가 고통을 넘어 좀 더 자유로워진 모습으로 돌아오길, 그리고 또 한 번 우리를 놀라게 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