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소설] 코미디언 지망생의 지구로 보내는 편지

우주비행사가 된 코미디언 지망생의 지구로 보내는 편지

by kim

프롤로그


“좋은 아침입니다! 나중에 못 볼지도 모르니, 좋은 오후, 좋은 저녁, 좋은 밤 보내요.”


상혁은 거울을 보며 짐캐리의 대표작인 트루먼쇼의 명대사를 말하며 짐캐리의 포즈와 표정을 연기하고 있었다. 그의 시선은 작은 모니터 속 짐캐리의 모습에 멈췄다. 마스크를 쓰며 익살스러운 모습을, 연인과 함께 사랑을 속삭이던 모습을, 어쩔 때는 바보 같지만 따뜻한 모습을 작은 화면 너머로 보이는 그의 모습을 청년은 뚫어지게 보고 있었다.


창틈으로 들어오는 여름의 햇살, 그리고 돌아가는 선풍기 옆 작은 화면 앞에서 러닝만 걸친 청년, 작은 골방에서 청춘은 파랗게 피어나는 여름이었다.


1.


더운 골방 안 상혁은 노트북 모니터 안에서 포스터를 뚫어지게 보고 있었다.


“코미디언 공채인가....” 상혁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노트북 옆 짐캐리의 비디오테이프가 너무 많이 봐서 늘어나는 듯했다.


“조금은 더 이 사람과 가까워지는 건가” 상혁은 중얼거리며 노트북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우우웅” 갑작스럽게 울리는 전화벨에 상혁은 허둥대며 전화를 받았다.


“어? 여보세요? 너 오늘 한가하지? 마침 서커스에서 일손이 필요해서 좀 도와주라 응?”


“야 민정아 좀 봐주라 너네 서커스 차피 오는 손님도 적은데 내가 가야 해?”


수화기 너머 목소리는 그런 상혁의 냉소적인 말은 신경도 안 쓰고 계속 자기 할 말만 말했다.


“내일... 아마 오전 10시 정도에나 와 이번엔 달라! 예약이 꽉 차서 너 도움이 꼭 필요해 상혁아”


“진짜.. 나 시간이...” 그때 상혁은 비어있는 냉장고, 그리고 노트북 화면에 비친 코미디언 공채의 포스터, 짐캐리의 비디오테이프에 시선이 멈췄다.


“야 그러면 일당은 꼭 챙겨줘야 한다? 알았지?”


“당연하지! 웬일로 안 투덜거리네? 어차피 거절했어도 찾아갈 거였지만 내일 내 차로 너네 집 앞으로 간다 알았지?”


“그래 늦지 마라”


짧지만 폭풍 같았던 전화가 끝이 나고 상혁은 다시 노트북 앞에 쓰러지듯 앉았다.


“가능할까? 내가”


상혁은 머리를 긁적이며 노트북을 다시 두드리기 시작했고, 노트북 옆 녹음기를 만지작 거리자 음성이 흘러나왔다.


“야! 너 다시는 그 말 꺼내지 마!” 덤 앤 더머의 짐 캐리의 대사가 흘러나오자 상혁은 씩 웃었다.


“당연하죠”


2


“신사숙녀 여러분 오늘 우주 서커스단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우주 서커스단의 가장 인기스타인 광대 민정은 관객들을 향해 과장적인 포즈를 취하며 관객들을 환영했다.

“여러분이 오늘 기다리시는 쇼를 이제 시작~ 하겠습니다!!” 민정의 이런 모습을 무대 뒤에서 상혁은 넋을 놓고 보았다.


“저 녀석 진짜 완전히 프로잖아”


그렇게 쇼는 시작되었고 상혁 역시 민정과 서커스 단원들을 도왔다. 관객들을 웃으며 또는 놀라워하며 서커스를 즐겼다.


쇼가 마무리돼 가자 상혁은 몰래 혼자 무대 뒤로 가서 녹음기에 이어폰을 꽂아 넣고 짐캐리의 대사들을 듣기 시작했다.


그때 민정이 몰래 그의 옆에 앉아 이어폰 한쪽을 뺏고 같이 들었다.


“뭐야..? 오늘의 인기스타께서 이런 데서 놀면 안 되는 거 아냐?” 상혁은 어이없다는 듯이 그녀를 보며 입을 열었다.


“그런가?” 그녀는 씩 웃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어차피 이제 쇼도 마무리돼 가고 마지막 인사는 했으니 나머지는 단장님이 하시겠지” 그녀는 어깨를 으쓱하며 보였고 그런 그녀의 모습에 상혁은 어이가 없어 웃음을 터트렸다.


“근데 너는 아직도 짐캐리야? 이제 은퇴 이야기도 나오고 애들 영화에나 조금씩 나오는 한물 간 배우잖아. 코미디언도 아니고 이젠”


그녀는 일부러 더 못되게 짐캐리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상혁도 그녀를 따라 하며 어깨를 으쓱했다.


“언제나 클래식은 옳은 법이야” 언제나 태클을 거는 그녀였기에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상혁은 웃으며 짐캐리를 회상하고 있었다. 어릴 적 티브이에서 보던 그 첫 번째 만남을


“야 너도 알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짐캐리와 만날 순 없어 진짜 코미디언이 돼도 말이지”


“야 그건 모르지 진짜 세계적으로 유명해지면 가능한 거 아냐?”


“너 같은 범생이가 이 세계의 냉혹함을 알려나 모르겠다~” 민정은 거의 지워질 듯 말듯한 광대 분장 너머로 보

이는 슬픈 눈으로 상혁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서 말인데 나 코미디언 공채 도전해 보려고” 상혁은 들뜬 목소리로 스마트폰 화면을 민정에게 보여주며 말을 이어나갔다. “이제 나도 웃음을 주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거야!”


“야 그거 진심이야? 쉽지 않아 진짜로” 그녀는 걱정스럽게 그를 바라보았다.


“나는 무대에서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코미디언이 되고 싶으니까 마치 무대에서도 스크린에서도 웃음을 주는 짐캐리처럼”


“웃음을 준다는 게 낭만처럼 보일 때가 있지” 그녀는 씁쓸하게 낮게 읊조렸다.


“뭐?”


“아니 아 단장님이 나를 부르시네 오늘도 고생했다. 나중에 술이나 같이 마시자 나 간다!”


상혁은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가만히 보고만 있었다. 그의 이어폰 안쪽에선 짐캐리의 마스크 대사가 계속 흘러나왔다.


“파티 시간이다!”


3.


“어우우우우우 예아~” 화끈한 로큰롤이 작은 골방을 더 뜨겁게 만들어 주고 있었다.


상혁은 몸을 빙글빙글 돌리며 노래에 맞춰 거울 속 자신을 보며 코미디를 연습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때는 이렇게 몸을 빙글 돌려야 더 웃기려나?” 빠르게 몸을 회전하며 거울 앞에 멋지게 포즈를 취하는 상혁은 만족스럽다는 듯이 끄덕였다.


상혁은 작은 골방에서 땀을 흘리며 웃고 있었다. 그의 머릿속에서 무대 위의 본인의 모습은 짐캐리의 마스크처럼 익살스럽고, 이너털 선샤인처럼 따뜻했으며, 트루먼 쇼처럼 감동적이었다. 덤 앤 더머처럼 웃겼고 브루스 올마이티처럼 전능했고, 예스맨처럼 긍정적이었다.


그는 며칠을 날을 세가며 대본을 짜고 짐캐리의 비디오를 보며 연습하고 있었다.


늦은 밤


커피를 마시다가 깜빡 졸아 머리를 책상에 박았고 커피를 책상에 흘려 대본이 다 젖어 버렸다.


“아 진짜.. 참 이러면 안 되는데”


상혁은 허둥대며 책상을 닦다가 본인이 쓴 대본을 다시 유심히 지켜보며 다시 녹음기를 집어 들었다.


“나 잘 가고 있는 거지?”


“산다는 게 다 그런 거죠” 브루스 올마이티의 대사가 그런 상혁에게 대답을 해주는 듯했다.


상혁은 폰 화면 속 디데이만 보고 있었다.


4.


고장난 수도 꼭지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늦은 밤


작은 창문에서 달빛이 쏟아지고 있었고 작은 골방은 가을이 가까워져 차갑게 식어가고 있었다. 상혁은 침대에 걸터앉아 조용히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


코미디언 시험 당일 첫 관문에서 바로 떨어지고 간절히 부탁해 프로듀서와 번호교환은 했지만 결국 차단을 당해 어떤 연락도 오지 않았다.


‘왜 하필 짐캐리죠? 한물간 인물의 묘사를 오마주 한다면 그 스토리는 있는 거죠? 근데 저는 그쪽의 연기에서 아무것도 안 느껴져요’


아직도 심사위원의 말이 맴돈다.


“젠장 뭘 안다고 말이야.. 나에 대해 뭘 안다고.. 그렇지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물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고장 난 싱크대의 수도꼭지가 아닌 상혁의 눈에서 나는 소리다.


그때


우우웅 우우웅 거리며 폰에서 전화가 오기 시작했다.


“뭐 뭐야 이 시간에”


눈물을 급하게 닦고 전화를 받자 바로 큰소리 들렸다.


“야! 상혁이 너! 한번 떨어졌다고 3일을 잠수를 타?! 집 앞이니까 빨리 나와! 이 누님이 밥살게!”


“야 나도 우수에 젖을 시간이 필요하다고 그리고 너 동갑인데 무슨 누님이야”


“소 살 건데?”


“네 나갈게요”


상혁은 대충 후드만 걸친 채 집 앞으로 나가자 일을 마치고 집 앞에 있는 민정이 보였다.


“야 아직도 죽상이네 이거 하하”


민정은 웃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왜 아직도 우수에 젖을 시간이 부족해?”


“야 기분 안 좋으니까 진짜 놀리지 마라..” 상혁은 민정을 살짝 째려보았지만 민정은 아무렇지 않게 그의 어깨를 감싸며 말을 이어나갔다.


“야 코미디언 시험에 한 번에 붙을 줄 알았다는 게 더 코미디야 너 우리 극단에서도 겨우 겨우 아르바이트하면서 진짜 공개 코미디 쇼는 만만하게 봤지?”


민정은 사뭇 진지하게 그를 바라봤다.


“짐캐리도 수천번 연습한 거야 좋아만 해서가 아니라고”


상혁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그의 마음을 들여다보듯 민정은 그를 바라보다 씩 웃었다.


“이 누님이 오늘 소도 사고 술도 살게 그러니까 어깨 펴 짜샤”


“너... 진짜 참”


상혁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민정은 그런 그를 보며 더 강하게 어깨를 감싸 안고 웃어 보였다.


5


편의점 앞


고기를 배부르게 먹은 두 사람이 민정의 집 앞에서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마른오징어 그리고 편의점 맥주 그리고 마요네즈 두 사람은 말없이 맥주를 홀짝이고 있었다.


“야 기분은 좀 어때? 괜찮냐?”


민정은 상혁의 눈을 보며 말을 걸었다.


“몰라 인마 그래도 배에 기름칠하니 좋네 고맙다 야” 상혁은 술 때문인지 아니면 공채의 불합격 때문인지 살짝 붉어진 눈으로 민정을 바라보며 말하였다.


여름의 뜨거움이 가시고 가을의 조금은 차가운 바람이 편의점 앞에 불면서 그와 그녀를 감싸는 듯했다.


“야 너는 왜 짐캐리가 좋은데?” 민정은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냥 가장 힘들 때.. 아마 부모님이 너무 크게 싸워서 무서운 날이었나 그날 아버지가 빌린 마스크가 너무 재밌어서 웃다가 잠든 기억이 있어서”


상혁은 하늘을 바라보았다. 달이 보였다.


“그냥 짐캐리가 보고 싶더라. 마치 나를 더 이상 혼자로 만들 거 같지 않았거든 그래서 더 동경한 거 아닐까”

“그러면 꼭 코미디언일 필요는 없잖아”


“그냥 코미디언이 가장 가까운 길 같잖아 그래서 그냥 따라간 건데 어쩌면 나에겐 재능이 없었을지도 모르지” 조금은 씁쓸한 눈으로 상혁을 말을 이어 나갔다.


“나도 짐캐리처럼 다른 사람들에게 그렇게 웃음을 주고 외로움을 덜어주고 위로를 주고 싶었는데 말이야”


“야 상혁아”


민정은 상혁을 보면 한숨을 한번 쉬더니 그를 빤히 보고 있었다. 초가을의 바람이 잠시 멈추었다.


“꼭 그게 무대 위의 코미디언일 필요는 없잖아”


“뭐?”


“나도 서커스에서 그래도 나름 인기 있는 광대지만 나에겐 웃음이란 일이야. 너처럼 위로를 줘야겠다라 생각 안 해”


민정은 상혁의 반응을 신경 쓰지 않고 말을 이어나갔다.


“내 말은 웃음을 주는 건 꼭 코미디언을 필요는 없고 위로를 해주는 것도 꼭 직업이 정해져 있지 않다고 알겠어?”


“혼자서 너무 모든 길을 하나로 정하지 말라고 영화는 영화고 짐캐리는 짐캐리고 너는 너야”


“위로든 웃음이든 뭐든 너는 너만의 방식대로 가는 길이 있다는 거야 바보야” 민정은 어느새 상혁의 얼굴에 가깝게 다가가 말을 이어나가다 깜짝 놀라 뒤로 가서 헛기침을 했다.


“야 상혁아 말아먹었..?”


민정은 깜짝 놀랐다. 상혁의 눈에서 조금은 눈물이 고여 보였다.


“너 울어?” 민정은 조심스럽게 그를 보며 말을 이어나가려 할 때.


“아 아니? 하하 안 울어 그냥 한 대 맞은 거 같아서” 상혁은 급하게 눈을 닦고 밤하늘을 보고 있었다. 그때 별이 보였다.


“별이 오늘따라 잘 보이네” 상혁은 중얼거렸다.


바람이 불고 있었고 상혁의 눈에 별이 바람에 흔들리는 것처럼 느껴졌다.


“나만의 길이 있다는 거지..?” 상혁은 잠시 눈을 감았다.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화목한 가정 그리고 부모님들 사이에서 본인이 꿈을 그리던 그 시절을 떠올리고 있었다. 상혁은 그림이 잘 떠오르지 않았다.


둥근 헬멧.. 큰 가방 그리고 하얀 슈트...


“아!” 상혁은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뭐,, 뭐야 너 술 덜 깼냐?” 민정은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다.


“길이 보인 거 같아 나만의 길이” 상혁은 민정을 뚫어지게 보며 씩 웃어 보였다.


“뭐? 뭔 일?”


“저기” 상혁은 웃으며 달을 가리키고 있었다.


6


[15초 내부 유도를 시작.]


미친 듯이 뛰는 심장


[14... 13..12...11..10..9]


점점 더 기체의 진동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조종실은 점점 더 온도가 내려가고 있었다.


[점화 시퀀스를 시작.]


상혁은 갑자기 동료들의 무전 채널에서 말을 걸었다. “좋은 아침입니다!”


“상혁 뭐라는..” 동료가 당황하며 그를 바라볼 때


[7..6...5...4..3..2..1]


“나중에 못 볼지도 모르니, 좋은 오후, 좋은 저녁, 좋은 밤 보내요.”


[모든 엔진을 기동.]


동료들은 “푸핫”이라며 웃었고 긴장이 조금은 풀린 얼굴을 한 채 저기 푸른 하늘 너머로 날아갔다.

이 상황을 민정은 두 손을 모으며 화면을 보고 있었다. 화면 너머에선 뉴스에서 환호하는 앵커들이 보였다.

“아 드디어 한국인 최초로 달을 가는 우주인이 탄생하는 순간입니다! 여러분 김상혁 씨가 탑승한 아르테미스 8호가 달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기뻐해주십시오! 나사에서 방금 소식이 왔습니다. 무사히 궤도에 진입을 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하... 감사합니다...” 민정은 긴장이 풀린 듯 화면을 보다가 다리가 풀려 집에서 풀썩 걸터앉았다.

민정은 화면에서 날아가는 우주선을 보며 작게 중얼거렸다.


“이게 네가 찾은 길이지?”


7


“신사숙녀 여러분! 오늘의 게스트! 코미디의 황제이자 이번에 슈퍼소닉 4로 돌아오는 짐캐리입니다!”


라디오 DJ가 짐캐리를 소개하고 있었다. 이젠 들릴 리 없는 거친 FM의 헤르츠가 들리는 듯하였고 그 너머에서 짐캐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마워요 에릭 근데 오늘 사실 영화 때문에 온 것만은 아니에요.”


“오우 짐 영화 때문만이 아니라니 놀라운걸요? 영화 배급사와도 이야기가 된 거겠죠? 하하하”


“하하하 물론이죠 에릭 저는 오늘 사실 저에게 온 편지를 꼭 방송에서 말하고 싶어서요.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제가 몇 년 전에 만약에 천사들이... 황금색 잉크로 써진 어떤 각본을 가져다주면서 사람들이 봐야 하는 정말로 중요한 영화일 거라고 말한다면 장래에 연기를 계속하겠다 말했죠”


“아 그렇죠 기억이 나요” 에릭은 고개를 끄덕이며 듣고 있었다.


“근데 이 편지를 보니 천사는 아니지만 적어도 모두가 들어 봐야 할 거 같아서요 그래서 영화 소개 전에 조금의 양해를 얻었죠.”


“어떤 편지죠?”


“이건 한국에서 제 열성 팬이 보낸 편지예요 이번에 아르테미스 8호의 우주 비행사인 미스터 김상혁의 편지예요.”


“와우 짐 우주비행사가 너의 팬이라고? 진짜 멋진데 그리고 한국이라니 진짜 먼 나라의 팬이네요”


“맞아요 그런데 그는 정말로 내 열성 팬인 거 같더라고요 자신이 얼마나 나에게 진심이었는지 말해서 하마터면 내가 사랑에 빠질 뻔했다니까요!”


“그런 팬들이 필요해요 우리의 직업은 특히 더, 짐 이제 읽어 줘요 모두 이제 조용하자고요”


짐캐리는 잠시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모두에게 웃음을 준 뒤 읽어 나갔다. 젊은 시절보다 주름이 조금 더 늘었지만 그는 여전히 짐캐리였다.


[헤이 짐 캐리! 나는 한국에서 너의 가장 열성적인 팬 중에 한 명인 김상혁이라고 해! 어차피 영어니까 반말이어도 상관없겠지? 너는 나에게 정말 많은 의미를 가지게 만든 존재야. 내가 가장 어두운 날 너는 나에게 많은 걸 보여줬었지. 익살스러운 모습, 사랑을 하는 모습, 바보 같은 모습들 다 나의 외로움을 받아주고 위로해 주던 친구의 모습이었어. 그래서 나는 너처럼 코미디언이 되려 했지만... 실패했지 하하하하 웃기지?


네가 만약에 이걸 읽어준다면 지구의 모두에게도 이 말을 전해주면 좋겠어.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나는 성공한 사람일지도 몰라. 하지만 사실 나는 코미디언이 되지 못한 우주 비행사야. 그리고 그저 짐캐리를 너무 사랑했던 사람말이야. 내가 가장 사랑이 필요한 어린 시절에 나에게 사랑이란 걸 맛보게 해 준 건 이혼 전 부모님과 짐캐리의 영화들이었거든. 그 사랑이 결국 사라지지 않고 나를 다른 길로 인도해준 거야. 갑자기 마스크의 명대사가 떠오르네.


This is not a mask. This is who I am.

이건 가면이 아니야. 이게 나야.


나의 많은 의미가 돼준 너에게 혹시 가능하다면 꼭 이 노래를 틀어줄래? 한국의 전통 락밴드 노래야 산울림의 [너의 의미]라는 곡이야.


고마워 짐캐리 너는 나에게 정말 많은 의미를 줬어. 앞으로도 그럴 거야. 그리고 한국에서 기다리는 나의 가장 사랑 사람에게도 이 말을 꼭 보낼게.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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