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토바이를 얻어 타고 따께오를 가본 적이 몇 번 있다.
처음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날 북적대는 길가와 서로 추월하는 도로를 달리면서 긴장을 놓을 수 없었다.
먼지바람에 입에서는 꺼끌꺼끌 모래를 먹은 것 같았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았다.
덜덜덜 무서워서 운전자 어깨를 손에 힘이 풀릴 정도로 꽉 잡아 좀 미안하기도 했다. 황토 흙을 잔뜩 담아 달리는 트럭 뒤에선 진흙탕 물이 뚝뚝 떨어지며 도로를 달렸고, 어떤 트럭엔 셀 수 없을 정도의 사람들이 바짝 붙어 어디론가 달리고 있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트럭은 일종의 통근 버스였다.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이 그렇게 트럭에 촘촘히 서서 출퇴근을 했다.
흙먼지를 뚫고 따께오에 도착하면 광활한 논과 캄보디아 시골 가옥들을 볼 수 있다. 캄보디아 내에서도 따께오 지역이 직조를 할 수 있는 베틀 가정이 가장 많이 남아 있어서 그런지 집 마당에 베틀이 하나씩 놓여 있다. 시골 풍경은 늘 그렇듯 여백이 많다. 여백이 많은 풍경과 그곳을 채우고 있는 자연이 가진 색들은 언제나 지루 한 적이 없다.
그렇게 따께오에 가서 쏨낭네 온가족이 모여 앉아 그들이 차려준 귀한 저녁을 얻어 먹고 웃는 시간 무슨 말인지 몰라도 아무 말 하지 못해도 그저 그렇게 있는 것만으로도 가까워진 것 같았다.
# 직조천을 소개할 때 항상 시간이 오래 걸려서 만들어진 천이라고 덧붙인다. 낯선 이들과 가까워지는 시간, 천이 만들어지는 시간. 낯선 시간은 낯선 만큼 길게 느껴지고 천이 만드는 과정은 씻고 말리고 감고 짜고 모든 공정을 마치는 시간 만큼 기다려야 한다. 느긋하게 기다려도 보통 느긋함으로는 기다리기 힘들 때도 있다.
말도 통하지 않는 캄보디아 친구들과 낯선 시간을 매일 함께하면서 소외된 기분에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다. 원하는 천이 매일 조금씩 만들어지기를 목이 빠져라 기다리기도 했다. 오래 기다려서 얻게 된 것은 누구에게도 나눠 주고 싶지 않을 만큼 내 안 깊숙이 박혔다. 낯선 이가 소중한 사람이 되고 오래 기다려 만들어진 천이 나에게 혹 누군가에게 소중한 천이 되는 나날. 시간이 걸리는 일은 그만큼 소중하다.
# 그치만 그때도 지금도 기다리면서 전전긍긍하는 마음은 변하지 않은 것 같다. 기다리고 기다리면 또 소중해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