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모임 운영 방법을 소개해드립니다!
다음은 토론(사람과 대화)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누어보겠습니다.
요즘 ‘복합문화공간’으로서 활약하는 카페나 서점, 스터디룸 등이 많이 있습니다.
독서모임을 넘어 문화모임으로 영역을 확장한 곳들도 많이 있죠.
과거에는 독후활동의 하나로 여겨지던 것들이 주객전도되어 책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처음에는 책과 책을 원작으로 한 영화를 함께보기로 했습니다.
책을 읽고 이후에 영화도 보는 방식이죠.
그랬다가 책을 완독하지 못해도 함께 영화를 보기로 합니다.
나중에는 영화를 보고, 관심 있으면 그 이후에 책을 보는 식으로 변해가는 것이죠.
이렇게 영화토론모임은 부쩍 늘어났습니다.
그 자리에서 함께 영화를 보고, 바로 대화를 하는 형태도 좋은 공간과 함께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책을 읽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독서력을 걱정하지만,
중요한 것은 책이 아니라 생각을 나누는 것이라고 말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영상 미디어가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만큼 오로지 책에만 종속될 필요가 없다는 것이죠.
‘책은 거들 뿐’ 사람과 특정 주제가 중심인 모임도 많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지정 도서냐 자유 도서냐 보다 어떤 활동을 하는지가 중점이죠. 몇 가지 살펴보겠습니다.
앞에서 살짝 언급한 종합 미디어 활용 모임입니다.
책과 영화, 드라마, 웹툰 등 미디어들은 서로 원작의 경계를 넘어 큰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많은 책이 영화화되는 것을 시작으로 드라마와 웹툰,
웹소설, 연극, 뮤지컬 등으로 재탄생하거나 역으로
다른 미디어가 책으로 나오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책에 국한하지 않고 하나의 ‘작품’으로 이해한 뒤에 다양하게 경험하는 모임들이 많습니다.
책 <안나 카레니나>는 두꺼워서 엄두도 안 나지만,
영화와 뮤지컬을 보는 것은 부담 없이 즐기고 만나서 토론할 수 있는 것이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영화나 애니매이션도 큰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에 학교 수업에서도 많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마당을 나온 암탉>, <괴물들이 사는 나라>, <샬롯의 거미줄> 등
책과 영화를 잘 활용하면 아이들의 상상력을 새로운 방향으로 자극할 수 있기도 합니다.
특정 주제를 바탕으로 한 스터디 모임의 형식입니다.
‘경제’를 공부하기 위해 경제관련 도서를 함께 읽고 공부하거나,
‘육아’를 공부하기 위해 육아서를 읽고 함께 정보를 공유하는 식입니다.
‘학생들의 경우도 특정 과목에 대한 특화된 도서들이 많기 때문에
‘과학 동아리’에서 과학에 대한 책을 읽고 함께 이해하며 실험을 한다거나
‘역사 동아리’에서 역사 관련 책을 읽고 내용 이해와 함께 답사로 마무리를 하는 형태입니다.
바늘과 실처럼 책과 이어진 글쓰기 모임의 형식입니다.
독후활동으로서 독서감상문이나 서평을 조금씩 활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본질을 글쓰기에 두고 책은 소재를 제공하는 도구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상처 받은 현대인들에게 큰 인기를 얻은 SNS 힐링 감성 에세이와 함께
내면을 치유하는 글쓰기 모임은 감정의 배출구로서 글을 쓰게 합니다.
감성적인 시집의 일부를 함께 필사하기도 하고,
모여서 컬러링북에 있는 그림을 색칠하기도 합니다.
다양한 콘텐츠 생산을 장려하는 이 시대에 창조적인 활동으로서
글쓰기는 책쓰기 열풍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학생들도 동아리 형태로 글들을 모아 문집을 넘어 책을 출판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독립출판의 활성화와 함께 ‘나도 작가다’라는 타이틀이 만인에게 열린 것도 한 몫을 하고 있습니다.
읽는 사람이 줄어들고 쓰는 사람들만 많아지는 것에 우려를 표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읽고 쓰기가 하나의 덩어리라는 의미에서 모임으로 전이된 것은 자연스러운 모습입니다.
다양한 컨셉을 중시한 모임들을 종합적으로 다루겠습니다.
‘작가읽기’의 컨셉으로 한 작가의 다양한 작품들을 읽는 것부터 시작해
살았던 집, 인터뷰, 삶의 흔적들을 좇으며 사람을 이해해보는 형태입니다.
또 ‘시대읽기’의 컨셉으로 특정 시대를 대표하는 작품들과 사건들,
유적지를 비롯한 다양한 자료를 바탕으로 그 시대를 이해해보는 형태입니다.
‘낭독모임’은 시나 짧은 에세이를 한 공간에서 소리내어 읽고 듣는 형태입니다.
그 순간의 감성적인 경험에 집중하는 것이죠.
‘마음 비우기’라는 컨셉으로 힐링 도서를 읽고 ‘요가’와 ‘명상’, ‘걷기’ 등을 함께 해나가기도 합니다.
책의 장르에 따라 다양한 예술과의 콜라보도 이어집니다.
음악에 관련된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음악회에 참여한다거나
미술에 관련된 책을 읽고 미술관을 함께 가는 것이죠.
한 권의 소설에 다양한 음악이 소개되었을 때,
그 음악들을 찾아 듣고 이야기하는 모임의 형태로 신선한 조화가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책이 다루는 주제가 다양해질수록 모임의 형태도 무궁무진합니다.
‘체험’과 ‘경험’을 중시하는 사회적 트렌드도
취향 모임 문화 확산의 큰 기여를 합니다.
우리가 고상하게 둘러 앉아 지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만이
독서토론이라고 규정짓기 힘든 시대적 흐름도 인지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