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승화 Apr 24. 2020

미디어 중독을 극복하는 방법

알면서도 하기 힘든....

다양한 미디어 중에서 게임이 유독 논란이 많은 것은 과몰입(중독) 때문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 과몰입(중독)을 하나의 질병으로 분류하며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기도 했습니다. 권고안이긴 하지만 다양한 매체에서 뜨거운 토론이 이루어졌고, 지금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가 내세운 게임 과몰입(중독)의 기준은 이렇습니다.     


- 다른 관심사나 일상생활보다 게임하는 것을 우선시한다

- 이로 인하여 삶에 (부정적인) 문제가 생겨도 게임을 중단하지 못한다.

- 게임을 하고 싶은 욕구를 참지 못하는 상황이 1년 이상 지속된다. 

(증상이 심각하면 짧은 기간에도 진단 가능)     


다소 모호해보일 수도 있으나 핵심 키워드로는 지속성, 통제가능성, 빈도입니다. 사실 게임 이외에 다른 미디어를 대입해도 적용이 가능한 내용입니다. 대부분의 미디어들은 수용자가 작품에 몰입하기를 바라며 다양한 기교를 부립니다. 어디서 끊어서 다음 화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느냐가 편집 능력이 되기도 했습니다. “손에서 뗄 수 없었다, 시간 가는 줄 몰랐다”는 감상은 모든 미디어에게 큰 칭찬이죠. 하지만 미디어의 홍수 속에 허우적대다 일상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이 문제입니다. 


과거 TV 때부터 영상 미디어에 대한 중독은 경계 대상이었지만 스마트폰의 보급과 네트워크 발달로 인한 편리함이 과도한 접근성을 가져와 의존도가 더 심해졌습니다. 심지어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미디어에 대한 영향력을 한층 키웠습니다. 닐슨코리아 <코로나19 임팩트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 사회에서 게임, 웹툰, 비디오 스트리밍, SNS 등의 활동이 모두 50% 이상 증가했습니다. 영상 미디어로 인한 공부를 한다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과도한 영상 미디어 노출은 사회성과 소통 능력 부족을 유발하기 때문에 경계해야 합니다.     



미디어 중독을 극복하고 예방하기 위해서는 의도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거부감이 가장 적은 것부터 3단계로 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     


상호작용하기


미디어를 함께 즐기도록 합니다. 영상을 같이 보고 대화를 나누거나, 하는 게임에 대해 관심 갖고 질문을 하는 것이죠. 함께 게임을 하며 친목을 다지기도 합니다. 미디어 활동을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올릴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콘텐츠에 과도한 몰입을 방해하고 오프라인으로 돌아올 수 있는 연결고리를 계속 만드는 것이죠. 어려서부터 스마트폰과 1:1로 노출되는 시간이 많아지면, 의존 경향이 점점 심해지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실제로 많은 미디어 중독 아이들이 외로움을 호소합니다. 관계의 결핍이 중독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오프라인과 연계하기


미디어라는 가상세계에서 벗어나 현실세계로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퍼즐 게임을 하다가 보드 게임을 하고, 애니메이션을 보다 인형 놀이나 그림 그리기를 하고, 음악 방송을 보다 함께 춤을 추는 것입니다. 자녀의 게임 중독에 대해 걱정하는 분들께 차라리 스포츠 게임을 추천드리기도 합니다. 스포츠 게임을 하다 보면 직접 운동하고 싶은 욕구가 싹트기도 하니까요. 통제하면 더 하고 싶어지는 법이니, 자연스러운 연결이 중요합니다.  

   

거리두기


꾸준히 사용시간을 체크하고 일정 시간 거리두는 훈련을 합니다. 과거에는 거실에 TV 없애기, 컴퓨터를 거실로 옮기기 등의 활동으로 미디어 과몰입을 막으려고 했었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란 강적을 만나고 미디어 활동이 개인화되면서 관리가 더욱 힘들어졌습니다. 관리 어플을 설치하거나 스마트폰 바구니, 스마트폰 존과 같이 일정 장소에 스마트폰을 모아두는 것도 방법이죠. 이는 온 가족이 규율을 함께 정하고 실천해야 의미가 있습니다. 실제로 초등학생 아이의 스마트폰 중독을 치료하기 위한 클리닉 과정에서 가족들이 더 힘들어하기도 합니다. 한 친구가 다이어트하는데 앞에서 치킨을 맛있게 먹으면 어떨까요?      



여러 가지 방법을 살펴보았지만,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자기통제력입니다. 무조건 참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스스로 조절하는 것입니다. 이는 중독 외에도 공동체 상황에서 중요한 능력이죠. 자유를 중시하는 욜로(Y.O.L.O)의 시대에 가장 힘든 것이기도 합니다만, 좀더 깊이 들어가보면 상반되는 개념이 아닙니다. ‘원하는 목표’를 위해 순간적인 쾌락보다 의미 있는 즐거움을 찾아 나서는 것이 인생을 낭비하지 않는 것이니까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외부에 의한 통제가 아니라 스스로 ‘하면 안 된다’, ‘다른 것이 우선이다’는 생각이 선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미디어에 빠진 자신의 모습에 죄책감을 갖고 미디어를 통제의 대상으로 삼지 않으면 자기통제력이 의미가 없어지죠. 



여기서 무서운 것이 ‘자기합리화’입니다. 최근 개인방송이 큰 인기를 누리면서 다양한 콘텐츠가 사랑 받고 있는데요. 수많은 사람들이 미디어 중독에 빠져서 그것을 꿈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라고 포장합니다. 과거에는 게임만 하면 ‘프로게이머 될 거니?’, 춤추면 ‘연예인이 될 거니?’라고 물었고, 그정도의 실력이 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조절하며 취미로 남겨두곤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구체적인 실력에 압박을 갖지 않을 수 있는 ‘크리에이터’를 방패막이로 삼아 죄책감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실제로 아이들의 장래희망란에 적힌 유튜버에 대한 인식을 보면 콘텐츠에 대한 깊은 관심과 애정보다는, 게임만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식의 허황된 이야기를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속 깊은 대화가 필요하겠죠.


덕질이 능력이 된 시대이지만, 인생을 살아가는데 기본 소양은 필요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발을 디디고 살아가는 현실에 대한 적응 능력도 마찬가지입니다. 균형과 조화, 재미와 의미를 잘 챙겨야 건강한 미디어 생활을 지속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합니다.


출처: <미디어 읽고 쓰기> 이승화 / 시간여행





매거진의 이전글 알파고와 코로나19가 바꾼 일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