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른 연결, 소셜미디어
소셜 미디어는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미디어를 말합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함께 쓰이기도 하지만 더 넓은 개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의 플랫폼들 이외에도 많은 미디어들이 소셜 네트워크 기능을 추가하여 서비스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소셜 미디어의 기본 특징은 참여, 개방, 연결, 자기노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용자들의 참여로 이루어지고, 많은 사람들에게 개방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즉각적인 소통을 하죠. 거기다 자기노출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개인의 정체성, 심리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지금은 영향력이 광범위해졌지만 시작은 개인과 개인의 관계를 중심으로 했었죠. 플랫폼으로 판을 짜 놓으면, 그 안에 있는 수많은 콘텐츠는 결국 개인이 만들어가는 것이고, 그러다보니 시간이 지나며 새롭게 변형해갑니다.
과거에도 다양한 소셜 플랫폼들이 있었지만, 지금 소셜 미디어가 새롭게 보여주는 특징들이 있습니다. 바로 팔로잉을 통한 구독 모델, 다른 사람의 최신 소식을 바로 볼 수 있는 뉴스피드, 같은 관심사로 연결되는 해시태그입니다. 지금은 익숙하지만 ‘싸이월드’와 비교하면 쉽게 이해됩니다. 끈끈한 ‘일촌’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고 유연한 관계를 맺을 수 있으며, 상대방의 계정에 직접 방문하지 않더라도 내 집에서 최신 소식을 받아볼 수 있습니다. 직접 계정들을 오가며 파도(?)타지 않고도 #해시태그를 통해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사람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한국을 넘어 세계의 많은 사람들과 연결된 것이죠. 우리에게 너무 익숙하기 때문에 그 새로움을 모를 수 있지만, 소셜 미디어는 지금 우리 생활의 많은 부분을 바꾸었습니다.
수많은 시스템이 서로 연결되어 상호보완할 수 있게 되었고, 사람들은 자신들의 생각을 표출할 수 있는 목소리를 얻었으며, 이로 인해 사회는 권위를 내려놓고 더욱 역동적으로 변해갔습니다. 연결된 사람들끼리 다양한 이벤트와 퍼포먼스를 행하고. 긍정적으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사회가 된 것이죠. 1인 기업, 인플루언서, 퍼스널브랜딩 등 개인의 영향력이 이렇게 커질 수 있었던 바탕에도 소셜 미디어의 힘이 굉장히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개인을 적극적으로 알릴 수 있는 통로가 만들어진 것이니까요. 지금의 학생들, 또 다음 세대들은 이러한 연결이 전혀 낯설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많은 문제점도 노출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다보니 이제 마케팅의 필수 요소가 되었고, 경쟁적인 마케팅으로 수용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곤 합니다. 또 다양한 정치적 선동 메시지, 가짜뉴스의 범람이라는 사회적 문제의 중심에 섭니다. 네트워크 보안 문제를 바탕으로 범죄의 타겟이 되기도 하며, 관련 범죄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것도 큰 고민입니다.
수많은 사람과 연결된 자신의 채널을 운영한다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기도 하지만, 과몰입을 통한 피로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사이버 불링(Cyber Bullying)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집단 따돌림과 폭력의 방식이 등장해 헤어나올 수 없는 고통을 주기도 합니다. 또 자신의 정체성이 반영되다보니 관계 속에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많이 받습니다. 영향력이 커질수록 부정적인 댓글이나 반응도 많아지고, 상처도 그만큼 커집니다.
심지어 소셜 미디어에 노출된 모습, 보여주기 위한 모습인 이상적 자아와 실제 생활하는 모습인 현실적 자아의 괴리로 인해 자아분열 증상을 보이거나, 다른 사람들의 잘난(?) 모습을 보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우울증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심지어 소셜 미디어 때문에 진실된 소통과 친밀한 관계, 주변 사람들을 놓치게 된다며 공동체 분열의 주범으로 몰리기도 했습니다. 이로 인해 ‘SNS 접속 끊기, 거리두기’, ‘스마트폰 잠시 내려놓기’ 등의 캠페인이 진행되기도 했죠.
실제로 소셜 미디어로 인한 사회적 관계에 대한 연구는 많이 진행되었습니다. 과거 오프라인 중심의 관계와 다른 방식으로 형성된 관계들이 얼마나 의미 있느냐 하는 것이죠. 사회적 관계를 크게 결속적bonding 유대관계와 연결적bridging 유대관계로 나누곤 합니다. 간단히 깊은 관계와 얕은 관계인데, 과거에는 결속적 유대관계가 바람직한 관계이고 연결적 유대관계를 결속적 유대관계로 바꿀수록 좋다는 생각, 오프라인은 더 진실한 관계고 온라인은 믿을 수 없는 관계라는 생각이 널리 퍼져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구분되지 않는 결속적 유대관계와 연결적 유대관계를 인정하고, 연결적 유대관계도 그 자체가 가지고 있는 긍정적인 특성을 인정하고자 합니다.
#랜선가족 #랜선이모 #랜선라이프 등의 이름으로 불리며 실제로는 만난 적이 없지만 방송이나 인터넷 등 미디어를 통해 친밀감을 형성하는 관계들이 트렌드가 되기도 했습니다. 한번도 실제로 만난 적은 없지만 애정을 듬뿍 받아 편지와 선물을 보내주기도 하죠. 이러한 현상은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사회적(물리적) 거리두기’ 캠페인 때 더욱 빛을 발합니다. “몸은 멀리 마음은 가까이, 지인과 전화, SNS로 소통해요‘라는 문구로 알 수 있듯이 관계 형성과 유지의 매개체로 소셜 미디어가 활약하게 되었습니다. #랜선여행 #랜선벚꽃놀이와 같은 해시태그를 타고 직접 가지 못한 아쉬움을 담아 과거 사진이나, 편집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며 서로 공유했습니다. 또 자가격리 중인 분들, 고생하시는 간호사와 의사분들을 응원하는 콘텐츠도 급속도로 확산되었습니다. 서로에게 힐링이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또 수많은 만남과 모임들이 온라인에서 이루어졌죠. ’사람과의 대화‘를 지향하던 아날로그형 독서모임들이 장기간의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동안 온라인 독서모임으로 전환하기도 했습니다. 학교에서도 온라인으로 학교 수업을 대체하며, 소셜 미디어를 통한 상호소통 방식으로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물론 부족하고 아쉬운 점이 많겠지만, 앞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소셜 미디어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출처: <미디어 읽고 쓰기> 이승화 / 시간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