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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화 Apr 24. 2020

미디어 알아보기: 개인방송, 작지만 큰 공룡

작지만 큰 공룡, 개인방송

   

1인 방송, 1인 미디어, 개인방송 등 부르는 말이 다양하지만, 모두 방송국을 통한 기존의 제작⦁송출 시스템이 아닌 나머지 방송을 폭넓게 이야기합니다. 개인이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고 편집하고 송출하는 과정을 모두 전담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개인방송 시장이 큰 인기를 얻으며, 많은 기업들과 기존 방송국이 개입하고, 시스템화된 부분이 있지만 그래도 개인의 진입이 열려 있기 때문에 ’개인‘ 방송이라고 불립니다. 대표적인 플랫폼으로는 유튜브, 아프리카TV, 네이버TV, 카카오TV 등이 있지만 유튜브가 압도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어 ’유튜버‘를 하나의 직업으로 지칭하기도 하죠. 많은 학생들의 장래희망이 ’유튜버‘라는 기사를 보았는데, 직업을 갖고 있는 많은 성인들도 이 문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그 영향력은 앞으로도 막대합니다.  


   

개인방송의 특징을 크게 접근성, 다양성, 실시간 소통, 수익성으로 나누어 살펴보겠습니다. 이러한 개인방송의 가장 큰 특징은 진입장벽이 낮다는 것입니다.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죠. 앞에서 다룬 미디어의 특징 중 하나가 ’게이트 키핑‘ 이었습니다. 하나의 미디어 콘텐츠가 탄생하기까지는 수많은 관문을 거쳐왔고, 그 진입장벽을 정제의 과정으로 여겨왔습니다. 방송의 영향력, 제작비, 송출비 등을 따지면 신중할 수밖에 없죠. 하지만 그 신중함 속에서 많은 콘텐츠들이 개성과 매력을 잃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개인방송은 누구나 만들 수 있습니다. 방송국에 비해 저품질의 기기로 만들어 콘텐츠 질이 떨어져도 괜찮습니다. 수용자의 선택을 못 받을 수는 있지만, 제작자에게 책임이 돌아오진 않죠. 그런 의미에서 제작과 송출에 접근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러다보니 콘텐츠 주제와 형식도 매우 다양해집니다. 아주 소소한 주제, 유명하지 않은 인물, 생각지도 못한 구성 등등. 기존 방송국에서 다루지 않았던 많은 것들이 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됩니다.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의 일상을 담은 브이로그들도 큰 인기를 얻고 있는데, 기존 방송 시스템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구성입니다. 단순히 음식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중계하는 먹방도 마찬가지였죠.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콘텐츠에 대한 험담 중에 ’전파 낭비‘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가치 없는 콘텐츠라는 의미인데, 개인방송에는 통하지 않습니다. 낭비도 개성이 되는 자유로운 분위기가 바탕이 되어 있으니까요.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는 시스템입니다.


 다음은 실시간 소통입니다. 기존의 미디어와 소셜미디어의 특성이 잘 결합된 형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라이브 방송의 경우 즉각적인 채팅과 함께 방송이 이루어지며 수용자들의 참여도를 높입니다. 기존 방송국에서는 ’생방송‘이라고만 해도 수많은 돌발상황에 긴장하며 기피하는 경향이 있고, 수많은 편집과 함께 녹화방송을 송출하는 것이 기본 포맷이었습니다. 이와 전혀 다르게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수용자들의 소통으로 진행되는 방송은 굉장히 큰 매력 중 하나였습니다. 이후 기존 방송국에서도 이러한 포맷을 빌려와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지만, 이 ’날 것‘의 맛을 잘 살리지는 못했습니다. 라이브 방송 외에도 즉각적인 댓글과 좋아요/싫어요 버튼이 큰 영향력을 미칩니다. 우리가 드라마를 보고 반응하고 싶을 때, 방송국 홈페이지에 들어가 글을 남기는 것은 매우 번거로운 일이죠. 또 남긴다고 해당 배우나 PD가 직접 답변해주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개인방송은 그런 직접적인 소통이 가능하죠.


 마지막으로 수익모델입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개인방송을 제작하게 된 이유 중 하나로 ’수입‘을 꼽습니다. 한 7살 키즈 크리에이터의 가족 회사가 90억이 넘는 건물을 매입하여 큰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수많은 유튜버들이 자신들의 수익을 공개하는데, 걸어다니는 기업이라고 불릴 정도로 어마어마합니다. 이런 정보에 노출되다보면, ’나도 한번‘이라는 생각이 들게 되죠. 기본 광고, 협찬, 직접 후원 그 외 유명세를 통한 행사나 이벤트 수익 등을 얻으며 입체적 수익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물론 누구나 큰 수익을 얻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가능성이 많은 사람들을 불러모은다고 할 수 있죠. 직장인들도 사이드잡으로 부수입을 올리고자 유튜버의 문을 두드리곤 합니다.     


 이러한 특징 속에서 개인방송 시작은 급성장하고 있지만, 그만큼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습니다. 아무도 검열하지 않고, 필터링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부적격자의 부적절한 방송들이 쉽게 노출됩니다. 같은 맥락에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한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방송들이 범람합니다. 가짜뉴스도 이러한 환경 속에서 생산되는 경우가 많죠. 직접적으로 수익과 연결되는 만큼 그 강도는 점점 세지고 있고,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미디어는 사람들의 인식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죠. 


 다양한 주제를 자유롭게 말하는 방송과, 소비자들의 자유로운 선택권이 맞물려 편향된 방송이 사회 갈등을 조장하기도 합니다.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은 기존 시청 기록을 바탕으로 개인의 성향과 취향을 존중해주지만. 확장의 기회를 제공하는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는 한정된 경험에 수용자를 가두는 현상을 야기하기도 했죠. 이러한 현상을 필터 버블이라고 합니다. 필터링된 거품 속에 갇혀 허우적대며 외부의 자극에서 차단되어 편협해집니다. 다양성이 존중되는 사회에, 오히려 다양성을 잃을 수도 있는 것이죠. 


 또한 수많은 콘텐츠들을 무료로 시청할 수 있는 플랫폼에서 미디어 중독의 유혹에 빠지기 쉽습니다. 기존의 방송국들도 콘텐츠를 재구성하여 올리고 있기 때문에, 그 양은 더욱 방대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콘텐츠의 바다 속에서 헤어나오기는 쉽지 않습니다.      


 ’공유지의 비극‘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주인이 따로 없는 공유지에서는 농부들이 서로 더 많은 소를 끌고 나옵니다. 타인을 생각하지 않고 개인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죠. 그 결과 공유지는 황폐화되고 맙니다. 특정 기관의 권력에서 벗어나 수용자 중심의 미디어가 된 개인방송이 황폐화가 되지 않기 위해선 자정작용에만 맡길 수 없습니다. 개인방송의 영향력이 커져감에 따라 사회도 경계의 목소리를 내고 관리하고 있습니다. 해당 사이트 관리자들은 불건전 콘텐츠에 대한 검열과 광고수익을 제한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신고를 반영하려고 노력합니다. 또 콘텐츠 제작자에 대한 윤리교육과 수용자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기르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조금씩 강화되고 있습니다. 표현의 자유를 즐기며 건강한 미디어 생활을 향유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노력해야합니다.



출처: <미디어 읽고 쓰기> 이승화 / 시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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