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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화 Apr 24. 2020

미디어 쓰기: 퍼스널브랜딩 실천

나를 알린다는 것

 미디어 쓰기의 과정은 그 자체만으로도 소중한 경험이지만, 방향성을 가지면 더욱 큰 의미를 갖습니다. 나를 말해주는 하나의 이미지가 될 수 있고, 하나의 직업으로서 수익을 안겨줄수도 있습니다.  


 최근 퍼스널브랜딩이란 말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급변하는 시대에 평생 직장의 개념이 사라지면서 회사에 의존하지 않는 홀로서기가 관심을 받으며 1인 기업, N잡러 등의 말과 함께 쓰이며 인기를 얻고 있죠. 퍼스널 브랜딩은 ‘사람의, 개인의’를 뜻하는 Personal과 특정한 ‘제품 및 서비스를 식별하는데 사용되는 명칭, 기호, 디자인’을 총칭하는 Brand가 합쳐진 말입니다. 개인이 가지고 있는 개성, 능력, 가치를 소비자에게 인식시키고 상품화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죠.


 조금 쉽게 이해하자면 우리가 평소 생각하던 진로교육이 개인의 성향에 맞게 전문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여기에 그 전문성을 알리고 다른 사람들이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어떤 의류 브랜드를 보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는 것처럼, 사람에 관한 이미지도 심을 수 있는 것이죠. “축구화는 나이키지” 처럼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이승화지” 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면 퍼스널브랜딩에 성공한 것입니다. 




 이렇게 개인이 영향력을 가질 수 있게 된 배경은 미디어의 발달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나만의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되었고, 소셜미디어 기능으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나를 알릴 수도 있게 되었죠. 그래서 기존 퍼스널브랜딩 교육에 SNS 채널 관리하기, 인플루언서되기, 빠르게 구독자 수 늘리기 등에 마케팅 관점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이 성행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기선 좀더 근본적으로 진로교육과 결합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는 내가 어떤 콘텐츠를 제작할 것인가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으니까요. 


 진로교육은 크게 진로 인식 – 진로 탐색 – 진로 준비 – 진로 선택으로 이루어지고 브랜딩은 브랜드 구축 – 브랜드 확장 – 브랜드 관리로 이루어집니다. 이 7단계를 살짝 수정하여 적용해보겠습니다.     



콘텐츠 인식과 탐색


 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내가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 등을 파악하며 스스로를 이해하는 시간입니다.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가, 나는 무엇을 잘하는가’, 이는 유치원 때부터 줄곧 묻는 질문입니다. 그리고 성인이 되어서도 ‘좋아하는 일을 해야하는가, 잘하는 일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계속 따라다니죠. MBTI와 애니어그램 같은 심리검사가 많이 활용되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싫어하는 것’과 ‘못하는 것’도 함께 들여다보라고 합니다. 저의 경험상 그런 것들이 언제 장점이 될지 모르거든요. 또 입맛이 변하듯 좋아하는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고정되어 있지 않은 개념입니다. 이렇게 성향이 바뀌는데는 ‘경험’이 많은 역할을 합니다. ‘성공 경험’과 ‘실패 경험’이 기존의 인식을 바꾸죠.  ‘좋았던 경험’, ‘뿌듯했던 경험’, ‘의미 있었던 경험’ 등등을 자주 떠올려봅니다.


 또한 생활 속에서 다양한 미디어를 접하면서 수시로 내면화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 좋습니다. ‘나라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나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들이 나의 가치관을 계속 확인할 수 있는 실마리를 던져줍니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콘텐츠에 대해 관심을 갖고 탐색하여 구체적인 정보를 쌓습니다. 특정한 콘텐츠에 국한하지 않고 행위에 집중하면 영역이 넓어집니다. 지금 순간 인기가 많아도 또 언제 트렌드가 변할지 모르기 때문이죠. 미디어를 통한 대리 경험을 통해 장점과 단점을 분석해볼 수 있고, 내가 구현할 수 있는지, 구현하기 위해서는 어떤 능력이 필요한지 알아봅니다. SNS를 통해 만나는 많은 사람들의 일상 속에서 힌트를 얻을 수도 있고, 박람회 같은 곳에서 인사이트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탐색해보며 시야를 확장해나갑니다. ‘관심 있는 만큼 보인다’라는 생각을 갖고 호기심을 가져보길 바랍니다.    

  

 처음 독서토론모임을 개설하고자 했을 때, 참 많은 모임에 참여하고 조사했습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하면서, 특성을 이해하고 내가 좋아하는 방식과 내가 잘할 수 있는 방식, 즐거운 경험 등을 차곡차곡 정리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 가능성’ 이었습니다.      



콘텐츠 준비와 선택     

 

탐색한 일에 대한 필요 요소를 채우고, 전문성을 쌓도록 노력하는 것입니다. 전문성의 기준은 타인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감이 생기느냐입니다. 해당 분야에 대한 내공이 쌓여있다면, 막힘 없이 관련 이야기가 술술 나올 것입니다. 내가 관심 있는 분야의 SNS 채널이나 주제를 구독하고 정보를 수집하며 길잡이로 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정보의 홍수 시대에 나에게 필요한 정보를 획득하는 것이 중요하죠. 그리고 관심사를 향한 나의 애정어린 활동을 SNS 계정에 잘 기록해두면 그것이 포트폴리오가 됩니다. 분야에 따라 글, 그림, 영상, 물건 등 다양할 것이고 포트폴리오가 쌓이면서 전문성도 함께 생길 것입니다.  


 실제로 많은 이력서에 SNS 계정을 함께 기입할 수 있게 해두었습니다. 나의 방향성 있는 콘텐츠들은 탄탄한 밑바탕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시야를 좁게 가져서 한 우물만 파라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 가지 경험을 하더라도 스토리를 잘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죠. 그 스토리를 엮기 위한 기준을 선택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생은 결국 선택의 연속입니다. 대학 입시, 전공 선택, 취업, 이직, 사업 등등 끝이 없습니다. 나의 수많은 콘텐츠 중에서 또 방향성을 선택하여야 합니다. 그 선택을 하는데 무엇을 기준으로 삼느냐가 중요하죠. 나의 가치관, 환경적 요소, 복지, 경제적 여건 등등 입체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많이 쓰이는 생각도구 중 S.W.O.T 분석이란 것이 있습니다. 내부적인 장점과 단점, 외부적인 기회와 위기로 구분하여 생각하는 것이죠. 중심에 무엇을 두느냐에 따라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도구입니다. 이렇게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하여 핵심 콘텐츠를 선택합니다. ‘나를 말해주는 콘텐츠’가 형성되는 것이죠.    


 

 독서모임도 다 비슷해보이지만 컨셉이 많이 다릅니다, 지정도서냐 자유도서냐, 유료냐 무료냐, 참여 평균연령이 어떻게 되느냐, 어디에서 진행하느냐 등등. 하나하나가 선택할 사항이었습니다. 큰 컨셉에 맞게 하나하나 명료하게 정리했습니다.      

    

브랜드 구축

 

‘나를 말해주는 콘텐츠’가 상대방에게도 그대로 전달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인식시키기 위해선 명확한 컨셉과 키워드를 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브랜드들이 브랜드 이름, 로고, 카피 등에 많은 비용을 투자하는 것이죠. 콘텐츠명, 채널명 등을 센스 있게 지어보려고 노력합니다. 자꾸 그 브랜드가 머릿속에 맴돌고, 내가 의도한 의미와 연결이 된다면 성공인 것이죠. 어떤 브랜드는 프리미엄 이미지를 갖고 싶고, 어떤 브랜드는 가성비 좋다는 이미지를 갖고 싶다면 그 의도에 맞게 각각 다르게 접근해야 합니다. 무조건 화려하거나, 순간의 트렌드에 휩쓸리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금방 촌스러워질 수 있고, 이미 구축된 브랜드는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이죠. 과거 퍼스널브랜드 구축의 대표주자는 책이었고, 현재는 유튜브 채널이 되었습니다. 과거 작가의 권위가 현재 유튜브 구독자 수로 넘어왔다고 할 수 있죠.      


 그냥 독서모임을 즐기는 사람과 책과 토론을 통해 나를 읽는 ‘북렌즈’의 모임장은 다르게 와닿습니다. 그리고 독서교육 전공자이자 독서토론모임 주제로 졸업논문을 작성한 경험과 전문성을 살려 체계적으로 모임을 운영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어서 ‘북렌즈’란 이름을 담아 책을 출간하면서 독서토론 전문가로서 브랜드를 구축했습니다. 또 강의 전에는 ‘승화하다: 어떤 현상이 더 높은 상태로 발전하다’라는 단어의 의미를 활용하여 강의와 성장의 이미지를 연결하려고 노력합니다.     


브랜드 확산


구축한 브랜드를 다른 사람에게 널리 알리는 것이 퍼스널브랜딩의 포인트입니다. 여기에 SNS를 비롯한 미디어들이 적극 활용됩니다. 기본 노출이 있어야 이미지가 각인되는 것이니까요. 자신의 콘텐츠에 적합한 플랫폼을 찾아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다보면 어느 순간 내가 직접 접촉하지 않아도,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늘어납니다. 나의 브랜드가 알려졌기 때문이죠. 구독자 수가 많은 인플루언서들은 자신의 활동을 올리는 것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의 반응을 이끌어내기 때문에 ‘구독자’가 ‘권력’이라는 말도 나옵니다. 수많은 개인방송에서 ‘좋아요’와 ‘구독’을 간절히 눌러달라고 하는 이유인 것이죠. 이는 직접적인 수익에도 연결되니까요. 그래서 요즘은 개인들도 비싸지 않은 금액으로 SNS 유료 광고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북렌즈’ 모임 또한 블로그와 카페를 비롯한 다양한 SNS 채널과 유료 모임 플랫폼을 통해 모임과 강의를 알리고 ‘북렌즈’란 이름을 담아 팟캐스트도 운영했었습니다. 그런 과정을 거치자 곳곳에서 독서토론 관련 강의 섭외가 들어왔고, 그러한 경험을 발판 삼아 개인적으로 독서토론지도사 자격증 과정을 진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SNS에 노출된 콘텐츠를 보고 지속적인 강의요청이 들어오곤 합니다.    

 

브랜드 관리


브랜드 이미지는 수시로 변화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많은 사람들과의 소통이 홍보나 이미지 관리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죠. ‘킬러 콘텐츠’로 순간에 유명세를 얻을 수도 있지만, 그만큼 사소한 문제로 쉽게 인기를 잃을 수도 있습니다. 기업에서 ‘고객센터’, ‘위기 대응팀’을 따로 운영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나아가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확장할 수도 있습니다. 게임 방송으로 유명한 크리에이터가 먹방이나 요리방송에도 도전하는 식으로 확장할 수 있는 것이죠. 이러한 성장과 혁신의 과정은 수시로 진행됩니다. 

    

북렌즈 또한 책모임, 책과 영화를 결합한 모임, 영화 모임, 웹툰 모임 등등 다양한 시도를 했었습니다. 저또한 독서토론전문가에서 독서교육전문가, 미디어교육전문가로 영역을 조금씩 확장해나갔습니다. 개인 명함에서도 독서코칭전문가를 –읽기코칭전문가로 바꾸며 다양한 미디어를 포괄하고자 했습니다. 앞으로 또 어떻게 변화할지 모를 일입니다.     


사람은 창조하려는 욕구를 가진 존재입니다. 그리고 그 콘텐츠가 자신을 말해주기도 하죠. 상대방에게 나를 인식시키는 하나의 이미지가 되기도 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맹목적으로 인기를 쫓으란 말은 아닙니다. ‘왕관의 무게를 견뎌라’는 말처럼 인기의 무게도 무거우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숙한 독자는 성숙한 제작자가 될 것을 믿습니다.     


진로교육에 크롬볼츠의 계획된 우연이란 이론이 있습니다. 연구자가 수많은 성공한 사람들을 조사한 결과 깨달은 것은 “우연은 계획된다”는 사실입니다. 우연히 좋은 기회를 만난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덧붙여서 이렇게 말합니다 “우연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인간이 어느 순간에 맞닥뜨리게 되는 상황은 이미 오래 전부터 직간접적으로 쌓아온 꾸준한 경험이 축적된 결과물이다.” 그리고 우연을 진로의 기회로 사용하기 위한 다섯 가지 기술로 호기심, 인내심, 융통성, 긍정주의, 위험 감수를 이야기합니다. 특별할 것 없어 보이지만, 중요한 요소들이죠. 우리는 수많은 미디어의 영향 속에서 다양한 우연들을 맞이합니다. 그것을 성장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는 것은 여러분의 능력입니다. 내 주변의 미디어들을 잘 읽고 쓰기 한다면 여러분은 멋있게 승화할 것입니다. 



출처: <미디어 읽고 쓰기> 이승화 / 시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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