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리 작가님의 유고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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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박경리 작가님이 마지막에 남기신 39편의 시 모음
*감상: 겸손하라
*추천대상: 박경리 작가님 팬
*이미지: 박경리
*내면화: 나는 겸손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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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를 읽고, 버킷리스트 처럼 엄마와 찾아간 '박경리 문학관'.
기념 삼아 그곳에서 파는 박경리 작가님의 유고 시집을 샀다.
산 지 꽤 오래 되었지만, 표지만 바라보다 문득 읽게 되었다.
시지만 에세이 같은, 그녀의 삶이 담긴 이야기들이다.
따님의 서문이 인상 깊다.
"비우고 또 비우고 가다듬고 가다듬는 어머니의 마음을 읽어 가면서 슬프고 또 슬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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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잔해진 눈으로 뒤돌아 보는 청춘은 너무나 짧고 아름다웠다. 젊은 날엔 왜 그것이 보이지 않았을까. p.13
- 아아 편안하다. 늙어서 이리 편안한 것을.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p.16
- 다만 내 글 모두가 정처 없던 그 여행기 여행의 기록일 것이다 p.25
- 그러나 내 삶이 내 탓만은 아닌 것을 나는 안다. 어쩌다가 글 쓰는 세계로 들어가게 되었고 고도와도 같고 암살과도 같은 공간. 그곳이 길이 되어 주었고 스승이 되어 주었고 친구가 되어 나를 지켜 주었다. p.34
- 아아 어머니는 돌아가셨지. 그 사실이 얼마나 절실한지. 마치 생살이 찣겨가나는 듯했다. p.49
- 원죄로 인한 결실이여. 아아 가을은 풍요로우면서도 참혹한 계절이다. 이별의 계절이다. p.87
- 사람 됨됨이에 따라 사는 세상도 달라진다. 후한 사람은 늘 성취감을 맛보지만 인색한 사람은 먹어도 늘 배가 고프다. 천국과 지옥의 차이다. p.89
- 육신의 아픔은 감각이지만 마음의 상처는 삶의 본질과 닿아 있기 때문일까. 그것을 한이라 하는가. p.106
- 죽음의 예감, 못다한 한 때문에 울고. 다 넋이 있어서 우는 것일 게다. 울고 있기에 넋이 있는 것일 게다. p.111
- 세상에는 결론이 없다. 우주 그 어디에서도 결론은 없다. 결론은 삼라만상의 끝을 의미하고 만물은 상극의 긴장 속에서 존재한다. p.121
- 오로지 땅을 갈고 물과 대기를 정화하고 불사르어 몸 데우고 밥을 지어 대지에 입 맞추며 겸손하게 감사하는 것이야말로 옳고 그르고가 없는 본서으이 세계가 아닐까. p.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