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너 (존 윌리엄스) 리뷰
#스토너 #존윌리엄스 #알에이치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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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무미건조한듯, 역동적인 한 남자, 스토너의 일대기
*감상: 자세히 보면, 누구나 멋있다.
*추천대상: 씩씩하게 살고 싶으신 분
*이미지: 돌덩이(박새로이)
*내면화: 나는 내 인생에 무엇을 기대했나? 기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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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땅, 흙과 같다고 묘사되는 젊은 스토너. 어리버리 대학생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은 교수로 성장하는 스토너. 하지만 최악의 결혼생활과 함께 전쟁을 겪은 스토너. 새로운 사랑과 이별로 행복과 상실을 모두 겪은 스토너. 자녀의 불행한 모습으로 가슴 아픈 스토너. 이 모든 이야기가 담백하면서 건조하게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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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시작에 스토너의 삶에 대해 간단히 요약했다. 대놓고 스포일러. "그를 조금이라도 선명하게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스토너의 동료들은 그가 살아 있을 때도 그를 특별히 높이 평가하지 않았고, 지금도 그의 이름을 잘 입에 올리지 않는다."라는 두 문장에서 드러나듯 무미건조한 삶을 이야기한다. 물론 '밖에서' 보았을 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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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본 그의 삶은 건조하지 않았다. 진폭이 큰 삶이었다. 물론 큰돈을 벌고, 명성을 얻고, 전쟁 영웅이 되고, 그런 류의 삶은 아니었지만 단단한 내면의 힘으로 폭풍우 속에서 견뎌낸 삶이었다. "넌 무엇을 기대했나?"라고 했을 때, 당당하게 기대한 것을 이루었다고 말할 수 있는 삶. 사회가 기대한 삶이 아니라, 스스로 기대한 삶. 이렇게 힘든 시기에, 모든 것이 마케팅이 된 이 시대에, 내면을 다잡는데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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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학에서 문학으로 바꾸게 된 수업... p.23
# 나에게 영감을 준 수업, 자극, 선생님, 책 등의 순간이 있었나....
- 가끔 몇 년 전의 자기 모습을 되돌아보면 마치 낯선 사람 같아서 깜짝깜짝 놀라곤 했다. 땅과 똑같은 갈색을 띠고, 땅처럼 수동적이던 사람. p.27
= 자신의 변화를 감지. 그것이 성장일까?
- 자신이 중요한 목표라고 판단한 것이 옳다는 감정을 스스로 불러일으키려고 애썼다. p.36
= 하고 싶은 것을 하는데, 옳은 것이 의미가 있을까...? 부모 설득의 과정.ㅠㅠ
- 그와 그의 부모는 벌써 낯선 타인들처럼 변해가고 있었다. 그는 이런 상실감 때문에 사랑이 더 커졌음을 느꼈다. p.39
= 미안함.ㅠㅠ
- 자네는 여기에 뭔가가 있다고 생각하지. 여기서 뭔가를 찾아낼 수 있다고. 하지만 세상에 나가면 곧 알 수 있을 걸세. 자네 역시 처음부터 실패자로 만들어졌다는걸.
자네는 항상 실제로는 있지 않은 것, 세상이 원한 적 없는 것을 기대하니까. p.46
= 폐쇄적인 공간이긴 하지. 그만큼 이상을 심기도 편한.
- (데) 우리가 폭풍을 피할 수 있게. 대학은 우리를 위해 존재하는 걸세. 세상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우리는 살아남을 거야. 반드시 그래야 하니까. p.47
= 뭔 소리야.. 상아탑이라고 불리는 대학을 왜 이렇게 말하남.
- (데) 내가 입대하는 건 군대에 가고 안 가는 것이 별로 중요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야. 세상을 한 바퀴 휙 돌아보고 이 폐쇄된 공간으로 돌아오는 것이 재미있을 것 같기도 하고, 여기서는 서서히 사멸해가는 운명이 우리 모두를 기다리고 있으니까. p.52
- (데) 하지만 군대에 가더라도, 제발 부탁이니 하느님이나 조국이나 친애하는 미주리 대학을 위해 가지는 말게. 자네 자신을 위해서 가는 거야. p.52
- (슬) 자네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사람이 되기로 선택했는지, 자신이 하는 일의 의미가 무엇인지 잊으면 안 되네. 인류가 겪은 전쟁과 패배와 승리 중에는 군대와 상관없는 것도 있어. 그런 것들은 기록으로도 남아 있지 않지. 앞으로 어떻게 할지 결정할 때 이 점을 명심하게. p.55
- 그에게는 지금까지 내면을 성찰하는 버릇이 없었기 때문에 자신의 의도와 동기를 찾아 헤매는 일이 힘들 뿐만 아니라 살짝 싫다는 생각도 들었다. 자신이 자신에게 내놓을 것이 거의 없다는 생각, 내면에서 찾아낼 수 있는 것 또한 거의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p.55
= 스토너의 참전하지 않겠다는 말. 핀치의 실망 어린 질책. '왜'라고 묻는 데이브 매스터스. 캬.
- 키가 크고 깡마르고, 구부정한 소년의 모습으로 자신을 지금의 이 길로 이끌어준 강의에 귀를 기울이던 바로 그 강의실에서 키가 크고, 깡마르고, 구부정한 남자의 모습으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된 것이다. p.62
- (이) 당신의 좋은 아내가 되기 위해 노력할게요, 윌리엄.
그는 자신이 이 집에 온 뒤로 누구든 자신의 이름을 부른 것은 지금이 처음임을 깨달았다. p.89
= 도대체 이디스는 왜 이상하게 되었나!?? 성적인 문제? 교육 문제?? 신혼여행 문제?
- 한 달도 안 돼서 그는 이 결혼이 실패작임을 깨달았다. 그리고 1년도 안 돼서 결혼생활이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버렸다. 그는 침묵을 배웠으며, 자신의 사랑을 고집하지 않았다. p.107
= 오... 끔찍한 결혼이여.ㅠㅠㅠㅠㅠ
- 윌리엄 스토너는 슬론이 분노와 절망의 순간에 자기 의지로 심장을 멈추게 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 뿌리부터 배신당해 더 이상 참고 살아갈 수 없게 된 그가 마지막 순간에 세상을 향해 사랑과 경멸을 드러낸 것 같았다. p.127
= 무엇이 그를 그렇게 힘들게 했을까??
- 겉으로는 방의 이미지였지만 사실은 그 자신의 이미지였다. 따라서 그가 그 서재를 꾸미면서 분명하게 규정하려고 애쓰는 것은 바로 자신인 셈이었다. 그가 이렇게 가구를 수리해서 서재에 배치하는 동안 서서히 모양을 다듬고 있던 것은 바로 그 자신이었다. 그가 질서 있는 모습으로 정리하던 것도, 현실 속에 실현하고 있는 것도 그 자신이었다. p.143
- 일주일도 안 돼서 그는 자신이 몇 년 만에 최고로 행복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언제든 반드시 돌아오게 돼 있는 이디스를 생각할 때면, 이제 더 이상 자신에게 숨길 필요가 없는 조용한 후회가 느껴졌다. P.156
- 그녀는 정말로 아이를 사랑했다. 이것이 진실임을 알기 때문에 그는 하마터면 소리를 지르며 울부짖을 뻔했다. 그는 고개를 젓고는 밖으로 나갔다. P.177
- 그때 그는 포기해버렸다. 그래서 자신의 책을 최대한 대학 연구실로 옮겼다. 그는 연구실에서 책을 읽고 공부를 했다. 그리고 거기서 약간의 위안과 기쁨, 심지어 이렇다 할 목적이 없는 공부에서 예전에 느꼈던 즐거움의 흔적까지도 느낄 수 있었다. P.179
- 뒷마당에서 쓰레기를 태우는 냄새는 안개에 붙들려 있었다. 스토너는 저녁 풍경 속을 천천히 걸으면서 그 향기를 들이마시고, 혀에 닿는 싸늘함을 밤공기를 맛보았다. 그가 걷고 있는 지금 이 순간만으로 충분해서 더 이상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은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그는 연애를 했다. P.265
- 그렇게 사랑을 나누고 난 뒤 두 사람은 한동안 조용히 누워 있다가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두 사람의 사랑과 공부가 마치 하나의 과정인 것 같았다.
둘 중 하나가 다른 하나를 강화해 줄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두 사람이 진실을 깨닫기도 전에 체험이 먼저 찾아왔으므로, 이 새로운 발견이 오로지 두 사람만의 것처럼 보였다. P.279
- 우리 둘 다 지금과는 다른 사람, 우리 자신의 모습과는 다른 사람이 될 거요. 그래서,…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될 거야. 하지만 지금 우리는 이번 일에서, 적어도 우리 자신의 모습은 지킬 수 있었소. 지금의 모습이… 우리 자신의 모습이니까. 그저 우리 자신이 파괴될 것이라는 생각, 우리의 일이 망가질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지. 그러니까 결국은 우리도 세상의 일부인 거요, 그걸 알았어야 하는 건데. 아니 알고는 있었지만, 조금 뒤로 물러나서 그렇지 않은 척할 수밖에 없었던 거요. 그래야 우리가…. P.303
- 상관없어요, 아버지. 전혀 상관없어요.
이디스의 결혼 = 그레이스의 결혼…. 거의 비슷한 방식. P.341
- 스토너는 견디기 힘든 맹렬한 폭풍 속을 지나갈 때처럼 고개를 숙이고, 옷깃을 단단히 여미고, 생각은 한 발 한 발 앞으로 내딛는 데에만 고정시킨 채 그 시절을 겪어냈다. P.346
- 그레이스는 해가 갈수록 술을 조금씩 더 마셔서 공허해진 자신의 삶에 맞서 스스로를 무감각하게 만들면서 하루하루를 조용히 살아갈 터였다. 그는 그녀에게 적어도 그런 생활이라도 있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레이스가 술을 마실 수 있다는 사실이 고마웠다. P.351
- (역자) 나는 끊임없이 상상했다. 스토너가 악의 무리 (이디스, 로맥스, 찰스 워커)를 놀라운 지혜와 용기로 무찌르고 사랑하는 사람들(딸과 캐서린)을 행복의 세계로 이끄는 세상. 나는 몹시 아쉬워하다가 결국 깨달았다. 독한 삶이든, 화려한 삶이든, 스토너처럼 인내하는 수수한 삶이든 마지막에 남는 질문은 똑같다는 것.“넌 무엇을 기대했나?”
- 나는 그가 진짜 영웅이라고 생각합니다. (…)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그 일에 어느 정도 애정을 갖고 있었고, 그 일에 의미가 있다는 생각도 했으니까요. P.3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