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새 죽이기(하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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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1930년대 미국, 인종차별 속에서 지킬 것을 지키는 핀치 가족의 이야기
*감상: 사람은 누구나 멋진 면이 있다!
*추천대상: 차별과 평등에 대해 고민하고 계신 분
*이미지: 이불 (따뜻하고 부드럽게 안아 줌)
*내면화: 내가 가지고 있는 차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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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930년대 대공황의 여파로 피폐해진 미국의 모습과 인총차별의 갈등을 6살 소녀 스카웃의 시선으로 이야기합니다. 스카웃의 아버지인 핀치 변호사는 젊은 백인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누명을 쓴 한 흑인 청년을 변호하게 됩니다. 이는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고 하는데요. 그 시대에는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일이죠. 소설에서도 마을 사람들과 수많은 갈등을 겪고, 생명의 위협을 느끼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핀치 변호사의 정의로운 정신이 더욱 빛을 발합니다. 스카웃과 잼의 아빠로서도 매우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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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에 출간된 이 책은, '성경 다음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책'으로 꼽힐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전보다는 인종차별이 줄어드는데 많은 기여를 했죠. 미국에서 흑인 대통령이 당선될 정도로, 상황이 좋아지는 것 같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갈등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최근에만 해도 백인 경찰의 흑인 과잉 진압으로 인한 #blacklivesmatter 흑인 민권 운동이 확산되고 있으니까요. 갈 길은 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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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코로나19로 인한 동양인 혐오도 심해지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 곳곳에서 피해사례가 속출되고 있고, 아시아인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이것 또한 인종차별이죠. 책 출간 이후 60년이 지났는데도, 세상은 차별과 혐오 속에서 허우적대고 있습니다. 물론 1960년대 보다는 나아졌겠지만, 사람들의 높아진 인권 의식에 비추어보면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소셜네트워크 시대에 이러한 차별과 혐오는 새로운 갈등을 유발하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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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은 그 순간의 감동과 다르게, 사회는 매우 복잡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모든 차별이 없어지길 바라는 것은 욕심일지 모릅니다. 평등이 또 만병통치약은 아니니까요. '상식'이란 것도 매우 주관적이라 잘못 쓰일 확률이 높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억울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말도 안 되게 불합리한 일, 어처구니 없는 일, 너무나도 잔인하고 가혹한 일들은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모두 함께 사는 세상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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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희 아빠한테 이제 더 이상 가르치지 말라고 해. 새로운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니까. p.42
- 듀이십진법? 실용중심, 체험학습? p.44
- 아빠, 이제 이 세상이 끝짱나고 있어요! 제발 어떻게 해 주세요!
세상이 끝나는 게 아냐. 눈이 내리는 거란다. p.127
- A: 사람들이 그 사람을 변호해선 안 된다고 하는데 왜 하시는 거예요?
B: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 가장 중요한 이유는, 내가 그 일을 하지 않는다면 읍내에서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없고, 이 군을 대표해서 주 의회에 나갈 수 없고, 너랑 네 오빠에게 어떤 일을 하지 말라고 다시는 말할 수조차 없기 때문이야. p.148
- A: 아빠, 우리가 이길까요?
B: 수백 년 동안 졌다고 해서 시작하기도 전에 이기려는 노력도 하지 말아야 할 까닭은 없으니까. p.149
- 앵무새들은 인간을 위해 노래를 불러 줄 뿐이지. 사람들의 채소밭에서 뭘 따 먹지도 않고 옥수수 창고에 둥지를 틀지도 않고 우리를 위해 노래를 불러 줄 뿐이지. 사람들의 채소밭에서 뭘 따 먹지도 않고, 옥수수 창고에 둥지를 틀지도 않고, 우리를 위해 마음을 열어 놓고 노래를 부르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하는 게 없어. 그래서 앵무새를 죽이는 건 죄가 되는 거야. p.174
-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지금 남부군의 유물인 권총에 맞아 살해될지도 모르는 마당에, 어쩜 이리도 냉담하게 앉아서 신문을 읽고 계실 수 있는지 나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나도 때론 죽이고 싶도록 젬 오빠를 미워한 적은 있었지만 누가 뭐래도 오빠는 내 인생의 전부였습니다. p.199
- 이 사건, 톰 로빈슨 사건은 말이다, 아주 중요한 한 인간의 양심과 관계있는 문제야.. 스카웃, 내가 그 사람을 도와주지 않는다면 난 교회에 가서 하나님을 섬길 수가 없어.
그들에겐 분명히 그렇게 생각할 권리가 있고, 따라서 그들의 의견을 충분히 존중해 줘야 해.
하지만 난 다른 사람들과 살아가기 전에 나 자신과 같이 살아야만 해. 다수결에 따르지 않는 것이 한 가지 있다면 그건 바로 한 인간의 양심이다. p.200
- 사람들은 자기보다 똑똑한 사람이 옆에 있는 걸 좋아하지 않아. 화가 나는 거지. 올바른 말을 한다고 해도 그들 중 어느 누구도 바꿔 놓을 수 없어. 그들 스스로 배워야 하거든. 그들이 배우고 싶지 않다면 입을 꼭 다물고 있거나, 아니면 그들처럼 말하는 수밖에. p.237
- 그런데 우리가 흑인이 아닌지는 어떻게 알아?
잭 핀치 삼촌 말씀으로는 그건 정말 모르는 거래. 핀치 집안 족보를 거슬러 올라갈 수 있을 때까진 분명히 흑인이 아니지만, 구약 성서 시대에 에티오피아에서 직접 피를 물려받았을 수도 있다는 거지, p.301
- 절대로, 결코, 무슨 일이 있어도 반대 신문을 할 때는 무슨 답이 돌아올지 모르는 질문을 증인에게 던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 내가 이유식을 먹을 때부터 터득한 원칙이었지요. 만약 그랬다가는 원하지 않는 답을 얻게 되며, 그 답 때문에 사건을 모두 망쳐 버릴 수도 있었습니다. p.329
- 제가 저지르지 않은 일을 인정해야 하는 게 겁이 났던 것뿐입니다. _ 검사보고 구역질하는 딜ㅠ
- 법정은 오직 배심원단이 건전한 만큼 건전하고, 배심원단은 그 구성원이 건전한 만큼 건전합니다. p.380
- 애티커스 핀치는 이길 수 없어. 그럴 수 없을 거야, 하지만 그는 그런 사건에서 배심원들을 그렇게 오랫동안 고민하게 만들 수 있는 이 지역에서 유일한 변호사야. 그러면서 나는 또 이렇게 혼자서 생각했지. 우리는 지금 한 걸음을 내딛고 있는 거야. 아기 걸음마 같은 것인지만 그래도 진일보임에는 틀림 없어. p.399
- 하지만 네게 말해 주고 싶은 게 있구나. 이 말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흑인을 속이는 백인은, 그 백인이 누구이건 아무리 돈이 많은 사람이건 아무리 명문 출신이건 쓰레기 같은 인간이야. p.406
- 이 세상에 흑인의 무지를 이용하는 저급한 백인보다 볼썽 사나운 건 없다. 절대로 그런 바보 같은 짓을 해서는 안 돼. 그 모든 것이 쌓이면 언젠가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될 테니까. 그런 일이 너희들 세대에 일어나지 않으면 좋으련만. p.409
- 네 나이 때는 말이야. 오직 한 종류의 인간만 있다면, 왜 서로 사이좋게 지내지 못할까? 그들이 서로 비슷하다면, 왜 그렇게 서로를 경멸하는 거지? 스카웃, 이제 뭔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왜 부 래들리가 지금까지 내내 집 안에만 틀어박혀 지내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아... 그건 말이야, 아저씨가 집 안에 있고 싶어 하기 때문이야. p.420 - 다름을 인정?
- 오빠, 히틀러를 그토록 끔찍하게 미워하면서도 돌아서서는 어떻게 바로 자기 나라 사람에게 비열해가 대할 수 있냔 말이야. p.455
- 글쎄, 말하자면 앵무새를 쏴 죽이는 것과 같은 것이죠? p.509
- 집으로 걸어가는 동안 나는 오빠와 내가 자랐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 대수를 빼놓고는 이제 웅리가 배워야 할 게 별로 많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p.515
- 스카웃, 결국 우리가 잘만 보면 대부분의 사람은 모두 멋지단다. p.517
- 상대의 입장이 되어 보지 않고서는 그 살마을 정말로 이해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