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책리뷰] 이상과 현실, 어떻게 균형을 맞출까?

달과 6펜스(서머셋 모옴)

by 이승화
KakaoTalk_20200629_235611732_01.jpg



#달과6펜스 #윌리엄서머셋모옴 #민음사

.

.

*내용: 이상(달)과 현실(6펜스) 사이에서, 당당하게 예술적 이상을 쫓는 남자의 이야기

*감상: 균형을 잘 잡자. 두 다리는 땅을 딛는 것이 중요!

*추천대상: 삶이 뜨뜨미지근한 분

*이미지: 달

*내면화: 내가 쫓는 이상은?

.

.

폴 고갱을 모티브로 했다고 잘 알려진 소설이지만 그만큼 각색도 많이 되었고, 자극적이라고 비판받는 작품입니다. 주인공 스트릭랜드는 중년까지 주식중개인으로 건조한(?) 삶을 살다가 무작정 화가의 꿈을 향해 집을 뛰쳐 나갑니다. 부인과 자식을 모두 버리고 말이죠. 다른 화가들에게 제대로 인정 받지는 못하지만 본인은 그림에 미쳐 자신의 삶을 불태웁니다. 그 과정 속에서 비인간적인 행위도 많이 저지르지만, 예술에 대한 열망 앞에서 그는 거림낌이 없습니다. 마지막 타히티 섬에서 그림만 그리는 생활 속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그 후에 명성을 얻게 됩니다.

.

.

정말 '제목'이 다 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상과 현실, 예술과 생활읠 갈등을 극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죠. 한창 열심히 독서모임하고, 책 읽고, 공부할 때 이 책으로 많은 자극을 받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스트릭랜드를 욕할 때, 저는 동경했습니다. 그때는 정말 스트릭랜드 처럼 책을 읽었고 나머지 생활은 그 독서 시간을 중심으로 돌아갔죠. 운이 좋게(?) 독서교육회사를 다녀 책을 실컷 읽을 수 있는 환경이었기 때문에, 온통 읽을거리로 가득했습니다. 점심 시간에 나가는 시간이 아까워 김밥 먹으며 책과 신문을 읽었고, 출퇴근 시간은 물론, 걸어다니면서 읽기도 했으니까요. 정말 신들린 듯이 읽고 감상문을 남겼습니다. 몸무게는 줄어갔지만...

.

.

하지만 그 불태웠던 시간이 굉장히 유익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그렇게 못 할 것 같아요. 진짜 걸신들린듯이 읽고 공부했었으니까요. 배가 고플 때 먹는 밥처럼, 회사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지식욕이 왕성할 때, 대학원에 간 것은 정말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배우고 싶어서 간 학교는 정말 다르더라고요. 덕분에 '덕행일치'라는 말을 들으면서 많은 것들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그 안에서 '스트릭랜드'는 멋있지만, '스트릭랜드'처럼 되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지금까지 (5년차) N잡을 이어올 수 있게 해준 것 같습니다. 타산지석!! 앞으로도 현실을 발에 디디고, 이상에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어요. 전략적으로 말이죠!!

.

.

KakaoTalk_20200629_235611732_01.jpg
KakaoTalk_20200629_235611732_02.jpg

,

,

- 내가 여기에서 얻는 가르침은 작가란 글쓰는 즐거움과 생각의 짐을 벗어버리는 데서 보람을 찾아야 할 뿐, 다른 것에는 무관심하여야 하며, 칭찬이나 비난, 성공이나 실패에는 아랑곳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p.17

.

.

- 세상 평판은 여성의 가장 내밀한 감정에도 위선의 그림자를 드리우는 법이다. p.53

.

.

- 지난번 보았을 때는 말끔한 차림이었지만 어쩐지 불안해 보이는 표정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지저분하고 단정치 못했지만 더없이 편안해 보였다. p.59

.

.

- 누구에게나 양심 같은 것이 있는 법 아닙니까? 언젠가는 이 양심에 걸리지 않겠어요? p.64

.

.

- 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지 않소. 그리지 않고서는 못 배기겠단 말이요. 물에 빠진 사람에게 헤엄을 잘 치고 못 치고가 문제겠소? 우선 헤어나오는 게 중요하지. 그렇지 않으면 빠져 죽어요. p.69

.

.

- 누가 말했든, 헛소리는 헛소리요

나는, 양심이란 인간 공동체가 자기 보존을 위해 진화시켜 온 규칙을 개인 안에서 지키는 마음속의 파수꾼이라고 본다. p.77

.

.

- 당신 생각은 왜 그래?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아름다움이 해변가 조약돌처럼 그냥 버려져 있다고 생각해? 무심한 행인이 아무 생각 없이 주워갈 수 있도록? 아름다움이란 예술가가 온갖 영혼의 고통을 겪어가면서 이 세상의 혼돈에서 만들어내는, 경이롭고 신비한 것이야. 그리고 또 그 아름다움을 만들어냈다고 해서 아무나 그것을 알아보는 것도 아냐. 그것을 알아봐면 예술가가 겪은 과정을 똑같이 겪어보아야 해요.예술가가 들려주는 건 하나의 멜로디인데, 그것을 우리 가슴속에서 다시 들을 수 있으려면 지식과 감수성과 상상력을 가지고 있어야 해. p.102

.

.

- 아무튼 안락 의자에는 앉기 싫다는 것뿐이었다. 앉아야 할 일이 있으면, 한사코 팔걸이 없는 부엌 의자에 앉으려고 했다. 그것을 보면 분통이 터지기도 했다. 자신의 주변에 대해 그처럼 철저히 무관심한 사람이 있을 수 있을까. p.139

.

.

-그에게 왜 그런 감정이 없느냐고 탓한다면 우스운 일이 되고 만다. 야수더러 왜 그렇게 사납고 잔혹하냐고 탓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p.159

.

.

- 스트릭랜드는 그때까지 자신을 얽매어왔던 굴레를 과감히 깨뜨려버렸던 것이다. 자기 자신이 아닌, 뭐랄까, 전혀 생각지 못했던 힘으로 넘치는 새로운 혼을 발견했던 것이다. p.191

.

.

- 하지만 정직한 작가라면, 특정한 행위들에 대해서는 반감을 느끼기보다 그 행위의 동기를 알고 싶은 마음이 더욱 강렬하다는 것을 고백할 것이다. 작가는 논리를 갖춘 철저한 악한을 창조해 놓고 그 악한에게 매혹당한다. 비록 그것이 법과 질서를 능멸하는 일이 될지라도 그렇다. p.197

.

.

- 난 사랑 같은 건 원치 않아. 그럴 시간이 없소. 그건 약점이지.

난 욕망을 이겨내지는 못하지만 그걸 좋아하진 않아요. 그게 내 정신을 구속하니까 말야. 나는 언젠가 모든 욕정에서 벗어나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내 일에 온 마음을 쏟을 수 있는 때가 있었으면 하오. p.203

.

.

- 그는 그런 유혹조차 느끼지 못했다. 타협이란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조차 생각하지 못했다.

그가 친구들에게 바란 것은 오직 자기를 혼자 있게 내버려두라는 것이었다. 그는 자신이 지향하는 것에 온 마음을 쏟아부었다.

스트릭랜드는 불쾌감을 주는 사람이긴 했지만, 나는 지금도 그가 위대한 인간이었다고 생각한다.

p.221

.

.

- 대개의 사람들이 틀에 박힌 생활의 궤도에 편안하게 정착하는 마흔일곱 살의 나이에, 새로운 세계를 향해 출발할 수 있었던 그가 나는 마음에 들었다. p.245

.

.

- 인격이 없었다? 다른 길의 삶에서 더욱 강렬한 의미를 발견하고, 반 시간의 숙고 끝에 출세가 보장된 길을 내동댕이치자면 아무래도 적지않은 인격이 필요했을 것이다. 게다가 그 갑작스러운 결정을 후회하지 않으려면 더더욱 큰 인격이 필요할 것이다. p.259

.

.

- 정말 아브라함이 인생을 망쳐놓고 말았을까? 자기가 바라는 일을 한다는 것, 자기가 좋아하는 조건에서 마음 편히 산다는 것, 그것이 인생을 망치는 일일까? 그리고 연수입 일만 파운드에 예쁜 아내를 얻은 저명한 외과의가 되는 것이 성공한 것일까? 그것은 인생에 부여하는 의미, 사회로부터 받아들이는 요구, 그리고 개인의 권리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저마다 다를 것이다. p.260

.

.

- 스트릭랜드를 사로잡은 열정은 미를 창조하려는 열정이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진리를 갈구하는 나머지 자기가 선 세계의 기반마저 부숴버리려고 해요. p.277

.

.

- 예술가의 개성은 과연 인격의 파탄을 상홰새 줄 수가 있는가? p.314


KakaoTalk_20190726_223253916.jpg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책리뷰] 지금 안 괜찮은 분 모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