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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지금 안 괜찮은 분 모이세요...

그냥 좀 괜찮아지고 싶을 때(이두형)

by 이승화

#그냥좀괜찮아지고싶을때 #이두형 #심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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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우울하고 불안한 마음을 진정시켜줄 정신과 의사의 담백한 에세이

*감상: 괜찮게 사는 게 어렵구나! 아프면 약 바르고 병원 가야지!

*추천대상: 괜찮지 않은 분

*이미지: 구급상자

*내면화: 나는 지금 괜찮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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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부제는 "이따금 우울하고 불안한 당신을 위한 마음의 구급상자"입니다. 제목보다 더 와닿는 표현이죠. 구급상자. 으리으리한 전문 병원에서 하는 수술은 아니더라도 집에서 실용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구급상자와 같은 소소한 조언들이 담겨 있습니다. 말 그대로 '그냥 좀 괜찮아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목차도 센스 있게 연고, 해열제, 반창고, 붕대가 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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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작가는 정신과 전문의입니다. 하지만 전문가 티를 많이 내지 않는, 적당히 똑똑한(?) 말들로 조곤조곤 속삭여줍니다. 인생의 바닥을 치고 올라온 이야기, 죽었다 살아난 이야기가 아닌 살아오면서 우리가 느낄만한 소소한 감정들과 상황들을 기본적인 의학적 지식들과 잘 버무려 짚어줍니다. 엔돌핀이 막 솟는 것은 아니지만, 괜찮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주는 책입니다. 몇 가지 구급품을 꺼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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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불안하고 두근거리고 초조할 때.

- 지금까지 몸의 알람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니기만 했다면 이제는 내가 먼저 알람을 꺼보자. 방법은 대단하지 않다. 편안하던 때를 떠올리며 천천히 호흡하고 자세를 이완해 놀란 몸에게 '불안하지 않아도 된다'는 신호를 주는 것이다. 크게 한숨 내쉬고 '어차피 이 일은 나를 죽이거나 잡아먹지 못해'라는 말을 되뇌고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적어도 닿은 발끝에서 삶은 이어지고 있을 것이다. p.26

Q. 쓸데없이 남이 부럽고, 선택이 조심스러울 때

- 모든 선택의 순간마다 가장 이상적인 답을 고를 때가 아니라 매번의 선택에 책임을 지고 주어진 길에 몰입할 때, 행복은 내게 온다. p.93

Q. 반복해서 나쁜 선택을 하게 될 때

- 익숙한 길은 당장 걷기에 편안하다. 새로운 길은 잘 모르기에 두렵다. 하지만 많이 걸어봤던 경험, 익숙함이 행복을 위한 길과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슬픔의 늪으로 하염없이 침잠할 것을 알면서도 익숙하다는 이유로 그 길을 선택하기 보단 이제는 과감히 나를 위한 새로운 길을 걸어보면 어떨까. p.104

Q. 내 탓인 것만 같은 자책감이 심하게 들 때

- 그것으로 충분하다. 내가 지금 보고 느끼는 감정과 생각이 온전히 지금의 사건 때문이 아닐 수도 있음을 아는 것, 과거의 기억과 생각, 감정에 여전히 사로잡힐 때가 있다는 것, 그리고 그때와 다른 지금은 더 이상 그에 연연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어렴풋이나마 느낀다면, 도무지 어찌할 수 없을 것 같던 불안과 슬픔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질 수 있다. p.124

Q. 왜 사는지 모르겠을 때

- 가치란 그런 것이다. 나만이 알 수 있는 것, 삶의 고된 이유를 알려주고 그럼에도 삶이 헛되지 않음을 깨닫게 하는 그런 것이다. p.207

Q. 자꾸 뒤처지는 것 같고, 자존감이 약해질 때

- 뒤처지는 것 같아 걱정되고 자신을 믿지 못해 고민이라면 먼저 스스로를 이해해주면 어떨까. 마음을 차분하게 하는 음악 한 곡, 잊지 못할 영화의 한 장면, 세월이 지나도 그리운 그 순간. 기준이 아닌 '취향'으로 시작하는 자존감이다. 그것만큼은 스스로 이해하고 존중하면 된다. p.265

Q. 행복하고 싶을 때

- 행복은 현재의 소소함에 집중하는 것이다. 본능은 초조한 욕망으로 마음을 유혹하고 이끈다. 무작정 이에 온 신경을 이끌리기보다 찬찬히 지금을 음미하는 '연습'을 해보면 어떨까. 별 감흥이 없던 일도 행복으로, 조그만 기쁨은 더 큰 감동으로 다가올 것이다. p.278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이외 좋은 말들.

- 불안과 절실함은 구분해야 한다. 불안이 내게 달리지 않은 미래의 성과에 연연하며 이에 도달하지 못할까 봐 초조해하는 것이라면, 절실함은 원하는 것을 위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전념하는 것이다. 불확실성을 혼돈, 삶이 잘못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증거로 받아들이는 것이 불안이라면, 절실함은 본디 삶이란 언제나 불확실하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오늘을,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채워갈지에 집중하는 것이다. p.41

- 승화란 무엇일까? 사회도, 나 자신도 받아들일 수 없는 내적인 갈등과 충동을 세상이 용인하는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이 승화다. (...) 아, 이것이 승화구나. 사무치는 아픔과 분노를 어느 누구도 다치지 않는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 내가 겪은 아픔을 다른 사람은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표현된 것. 혹시 같은 고통을 겪은 이가 있다면 내 아픔과 분노가 승화된 이것이 그를 위로하기를 바라는 것. p.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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