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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나의 순수한 욕망은 무엇을 향하는가?

위대한 개츠비(스콧 피츠제럴드)

by 이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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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개츠비 #스콧피츠제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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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1920년대 재즈 시대, 순수한 욕망의 사나이 개츠비와 친구 닉의 이야기

*감상: '파티'와 '구독자', '쓸쓸한 장례식'과 '셀프 장례'...?

*추천대상: 인플루언서 되고 싶으신 분

*이미지: 방지턱

*내면화: 나의 '초록불빛'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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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수저 개츠비가 야망을 품고 육군장교가 되고, 거기서 데이지라는 여자를 만납니다. 사랑했지만, 데이지는 돈 많은 남자 톰 뷰캐넌과 결혼하고 개츠비는 크게 상심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이루지 못한 욕망 '데이지'에게 다가가기 위해 돈을 벌고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근처를 맴돕니다. 이 과정에서 '닉'과 만나고 닉은 데이지와 개츠비를 다시 만나게 해주는 중매 역할을 하게 되죠. 하지만 데이지는 결국 개츠비를 선택하지 않고, 개츠비는 비참하게 생을 마감합니다. 그 자리는 쓸쓸할 뿐이죠. 항상 파티를 여는, 화려했던 삶 속에서 진정 소중한 것은 무엇일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이 '닉'의 관점으로 서술되기 때문에, 다양한 해석이 존재합니다. 개츠비가 닉의 허상과 투영이라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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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대의 그 '잃어버린 세대'를 대표하는 소설이라고 하는데, 100년이 지난 지금 2020년의 '잃어버린 세대'에게도 적용되는 부분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거에는 흙수저의 신분 상승 도구가 '군대', '사업' 등이었다면 지금은 온라인을 무대로 한 다양한 세계가 펼쳐져 있으니까요. 작품이 아무리 '진정 소중한 것, 순수한 욕망'에 대해 이야기해도 '자본'에 대한 욕망은 더욱 강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주식, 비트코인, 부동산 재테크 등등이 하나의 문화처럼 되어버렸으니까요. 자본주의 시대에 뭐 어쩌겠습니까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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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아이들에게도 오직 '백만 구독자'를 얻어서 '부자'가 되어 '건물주'가 되고 월세를 받는 '반백수' 생활을 하고 싶다는 꿈이 유머러스하게 통용되는 세상입니다. 자신의 욕망을 긍정하고, 그것에 충실한 개츠비를 불쌍하게 보지 않을 친구들도 많을 테지요. 작품의 설정 중 '파티'와 '쓸쓸한 장례식'이 개츠비의 진실한 관계 부재를 이야기하지만 지금의 사람들에게는 이것도 하나의 문화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파티'는 '구독자의 수'와 같죠. 수많은 사람들이 댓글 달고 호응해주며 인기도를 가늠해주지만, 딱 그 정도의 거리입니다. 또 혼밥, 스몰 웨딩, 셀프 장례식 등이 흔하게 이루어지는 이 시대에 '쓸쓸함'은 '심플함'으로 대체됩니다. 사랑에 올인하는 '순수 청년'이 아니라 '바보 청년'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군요. 돈과 구독자들만 있으면 됐지, 데이지야 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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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부터 미디어에 노출되고, '좋아요와 구독'이 인사말처럼이나 익숙해지는 세상 속에서 우리가 순수하게 추구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왜 인기를 얻고 싶을까요. 광고 수익을 얻고 싶은 것이라면, 왜 돈을 벌고 싶은가요. 그 돈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가요. 코로나19로 많은 것이 혼란스러워진 이 시대에 다시금 생각해보게 됩니다. 기존의 경제체제가 무너지고, 환경 생태계가 뒤집히고, 인간관계는 더욱 멀어지는 이 시대에 우리는 어떤 불꽃을 바라봐야 할까요. 그냥 현재에 충실하라고 하는데, 이 현재는 누가 구성한 것일까요. 나의 욕망은 누가 주입한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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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문학에 대한 해설을 보면 "세계대전 이후의 사회상" 이란 말이 많이 나옵니다. 위대한 개츠비도 마찬가지고요. 후에는 "코로나19 이후의 사회상" 이란 말과 함께 많은 작품이 읽힐 것입니다. 그때 우리의 모습은 어떨까요. 이 혼란기를 어떻게 살아내야 할까요. 100년 전 작품에서 그 힌트를 얻을 수 있을까요. 이름도 잘 모르는 사람들과의 '파티'보다 가족을 챙겨라. 지금 SNS 끊고 가족과 대화해라. 이 메시지는 씨알도 안 먹힐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방지턱, 브레이크의 역할은 조금이나마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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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여 남을 비난하고 싶어지면 말이다, 이 세상 사람 전부가 너처럼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는 걸 기억해라." p.11

-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비상한 재능, 일찍이 어느 누구에게서도 본 적이 없었던, 앞으로도 영원히 보지 못할 낭만적인 감수성이었다. 그래, 결국 개츠비가 옳았다. p.13

- 개츠비는 초록 불빛을 믿었다. 해가 갈수록 우리 앞에서 물러나는 환희의 미래를 믿었다. 해가 갈수록 우리 앞에서 물러나는 환희의 미래를 믿었다. 그것은 우리를 피했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 내일이면 우리는 더 빨리 달릴 것이며, 더 멀리 팔을 뻗을 것이다. 그러면 어느 맑은 날 아침에는 ....

그래서 우리는 조류를 거슬러 가는 배처럼, 끊임없이 과거로 밀려나면서도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p.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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