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웹툰] 돼지가 말을 한다면? 사람? 짐승?

네이버 웹툰 데이빗 - 인가은 무엇으로 정의하는가?

by 이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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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빗 #웹툰 #스포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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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시골 농장에 사는 돼지 데이빗이 말을 하고 생각을 할 수 있게 되면서 벌어지는 자아찾기

*감상: 인간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추천대상: 철학웹툰 좋아하는 분

*이미지: 돼지

*내면화: 내가 생각하는 인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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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해드릴 웹툰은 <데이빗>입니다.


20화 정도의 길지 않은 이야기이지만 철학적인 내용을 심플하면서 효과적으로 다루고 있어 참 좋았습니다. 제목은 유명한 그림책 '안돼, 데이빗!'이 떠오르고 섬네일은 영화 '옥자'의 포스터가 떠오르지만 내용은 많이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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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히 줄거리를 소개하면,


시골 농장에서 태어난 돼지 '데이빗'은 소년 조지의 애완동물로 생활하며 말과 글을 익히게 됩니다. 책도 읽고 생각도 하게 되죠. 가족의 경계 속에서 조용히 살다가, 도시로 나오고 싶어하는 조지의 손에 이끌려 큰 서커스단에 입단하게 됩니다.


서커스단에서 '말하는 돼지'로 큰 인기를 누리며 대도시에서 유명한 존재가 됩니다. 하지만 '사람'으로 인정받고 싶은 데이빗과 '재미있는 돼지'로 받아들이는 대중 간에 마찰이 지속되고, 데이빗은 조지를 떠나 캐서릿이 몸담고 있는 인권단체와 손잡고 투쟁을 이어나갑니다.


여러 사건의 결과, 대중은 데이빗을 사람으로서 인정하지만, 데이빗이 사랑하는 캐서린에게 외면받으며 큰 좌절을 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을 피해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지만, 도축업자와의 의미 있는 대화 속에서 발길을 돌립니다.


이 웹툰의 시작은 참 거창합니다. 메인 질문을 딱 던져주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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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인상 깊은 오프닝입니다. 그리고 이어서 데이빗의 '인간' 디스도 재미있습니다. 물론 책의 말은 이용한 것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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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하지 않게 디스는 했지만, 데이빗은 인간을 동경합니다. 아니 기본 전제가 스스로를 '인간'으로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죠. 그래서 '돼지'라는 생물학적 진실을 알았을 때 크게 놀랍니다. 농장의 주인 아저씨는, 데이빗에게 현실 직시를 위해 엄마 돼지를 보여줍니다. 데이빗은 큰 충격을 받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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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데이빗은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직면했지만 외면하고, 농장을 떠나게 됩니다.

아주 감각적인 두 컷으로 표현되었어요. 센스 짱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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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농장, 고향, 부모를 떠나 대도시에서 큰 인기를 누린 데이빗. 하지만 그것이 다가 아니었습니다. 처음부터 인기를 얻기 위해 도시에 온 것은 아니니까요. 독방에 갇힌 돼지가 아닌, 우리에 갇힌 돼지가 아닌, 사람으로서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강했기 때문에 넓은 세상으로 나온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인기가 많아질수록 고민은 더욱 깊어집니다. 사람이 말한다고 신기해하지 않을 텐데, 결국 이질적인 존재가 그럴듯하게 사람을 흉내 내기 때문에 인기가 있는 것이니까요. 결국 거짓말한 매니저 조지와 함께, 이 쇼맨 데이빗의 역할도 끝을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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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운동 단체와 함께하며 '인간'으로서 인정받기 위해 데이빗은 고군분투합니다. 정치세력과 손을 잡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연설할 기회도 얻죠. 극단적으로 세력이 갈리고, 응원하는 사람들과 혐오하는 사람들이 서로 대결 구도를 갖습니다. 데이빗은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어하죠. 이럴 땐 보수 종교 단체가 빠지지 않죠. 허허. 다양한 미디어 토론도 실감 나게 다루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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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힘든 순간, 데이빗은 여러 번 포기하고 싶었습니다. 그냥 시골 농장에 가서 조용히 살고 싶은 마음도 생기죠. 가족들도 그립고, 배신자지만 오랜 친구인 조지도 그립습니다. 그러한 타이밍에 폐인이 된 조지는 데이빗을 유혹합니다. 하지만 '선택'의 의미에 대해서 깨달은 데이빗은 자신의 마음을 굳힙니다. 힘든 길이지만,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죠. '재주 있는 돼지'로서 편하게 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권리를 위해, 이상을 위해 노력하는 것입니다. 오히려 조지보다 더욱 성숙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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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인간이 되기 위해 노력할수록 '다른 점' 또한 부각됩니다. 특히 손에 대한 그림이 눈에 많이 띄었어요. 우리가 짐승과의 차이점에서 직립보행과 손으로 도구를 사용하는 것을 자주 언급하기도 하죠. '말'과 '생각'과 다르게 1차원적인 차이점이죠. 그 차이점은 짓궂게도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의 감정 속에서 더욱 도드라집니다.


대중의 인정보다 심리적으로 더욱 큰 타격을 받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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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빗은 결국 무너집니다. 모든 세상이 데이빗의 편을 들어준다고 해도, 데이빗에게는 한 사람이 더 중요했나 봅니다. 결국 극단적인 생각을 하게 되죠. 하지만 또 죽으라는 법은 없다고, 그의 존재를 인정해 주는 한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굉장히 아이러니하게 그의 목줄을 쥐고 있는 '도축업자'. 눈이 보이지 않으니 정말 그대로 데이빗을 인정해 줍니다. 그는 또 다른 길을 떠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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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작품이 <데이빗> 이다보니 데이빗의 시선을 따라가게 되죠.

하지만 댓글에서도 많은 논쟁이 있었습니다.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가.


여러분은 데이빗을 사람으로 인정하시겠나요?


사람은 무엇으로 정의하나요?


https://youtu.be/oQAvzM9tX_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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