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부모를 선택할 수 있다면?

페인트(이희영)_가족, 성장

by 이승화

#페인트 #이희영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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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국가 기관 NC에서 자란 아이들이 새로운 부모를 면접보고 선택하는 상황 속 성장 이야기

*감상: 가족을 선택한다는 것

*추천대상: 가족관계로 고민이신 분

*이미지: 이상형 월드컵

*내면화: 내가 원하는 부모의 모습은? 내가 되고 싶은 부모의 모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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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키우기 원치 않는 아이들을 국가 기관 NC에서 키우고, NC의 아이들은 13세가 넘어 입양을 원하는 부모를 면접 보고 선택할 수 있습니다. 국가 보조금이 지급되기 때문에, 나름 선택권이 국가기관과 아이들에게 있는 것이죠. 그 안에서 자란 주인공의 성장과 함께 가족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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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제목의 의미가 좋습니다. 부모 면접(패런츠 인터뷰)의 줄임말이자, 자기의 삶을 주체적으로 색칠하는 페인트. 아이들은 새로운 부모님과 함께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되니까요. 그 선택권이 현재의 보호기관처럼 수동적인 것이 아니라, 나름 주체적이란 점이 특색 있습니다. 한 번씩 상처를 입고 기관에서 생활하게 된 아이들인만큼, 그정도의 권리는 누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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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렇다고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습니다. 뒤늦게 가족이 된다는 것에 대한 불안함, 목적에 대한 의심, 자존감의 문제 등등. 생각할거리가 많으니까요. 회사가 직원을 뽑지만 직원도 회사를 고르는 것이라는 마인드. 하지만 그렇게 고르고 골라도 근속기간은 점점 짧아지고 있는 현실로 보면 가족은 더욱 복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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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어떤 부모를 좋아할까요? 아니, 어떤 부모상에게 높은 평점을 줄까요? 경제적으로 넉넉하고, 자상하고, 친절하고 ... 그런 전형적인 모습이 충족되면 다 만족스런 가족관계를 맺을 수 있을까요? 살아온 경험상 그렇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조건이 충족된다고 행복한 것은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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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접기 게임이 있습니다. 다양하게 변형되어 예능에서도 많이 볼 수 있어요. 한 연애 버라이어티에서 "술 잘 먹는 사람 접어.", "책 싫어하는 사람 접어.", "담배 피는 사람 접어." 등등. 조건을 이야기해서 하나씩 줄여나가는 식으로 진행한 적이 있어요. 이렇게 골라서 최대한 내 조건에 맞는 사람을 만나면 만족할 것 같지만 또 그렇지 않았습니다. 경험상도 이런 기준으로 보면 지금의 부모님과 연인 등은 모두.... 이상형 월드컵으로 하면 조기 탈락했을 테니까요.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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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주인공의 성장과 깨달음이 마음 속에 와닿습니다. 가족 조건이 훌륭하다고 다 좋은 것이 아니고, 또 나만 애쓴다고 잘 어울리는 것도 아니죠. 가족이란 서로 노력해야하는 것입니다. 청소년들에겐 이런 깨달음을 줄 수 있는 책인 것 같아요. 부모 탓만 해봤자... 다른 부모와 비교해봤자... 되는 것은 없으니까요...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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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시각에서 부모님들에겐 또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부모교육 하다보면 "우리 자식은 이랬으면 ~" 하는 부모님들의 마음은 모두 이해합니다. 역으로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부모일까? 생각하는 계기를 줄 수 있는 책이에요. 개인적으로 '나같은 자식 낳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고 다니는데, '나같은 부모'는 아직 모르겠네요... 무경험자라...-_- 우리 아이 시각에서 나는 '면접 통과' 할 수 있는 부모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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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에서 너무 부담을 갖는 것은 좋지 않지만, 타인을 이해하는데 노력이 필요하니까요. 건강한 관계를 지속하는데는 이 이해와 존중이 바탕이 됩니다. 세상엔 공짜가 없으니까요. 청소년 소설로 심플하지만, 또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좋은 책이었습니다. #북렌즈_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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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사람과 너무 닮은 헬퍼에게 사용자들은 예상치 못하게 거부감을 일으켰다. 인간과 너무 닮은 인간 아닌 존재에게 갖게 되는 혐오감이라고나 할까. p.9


- 부모가 낳은 아이를 키우기 원치 않을 때 정부에서 그 아이를 데려와 키우는 방식이었다. 그렇게 NC 센터가 세워졌고, 우리는 국가의 아이들이라고 불렀다. p.20


- 15점짜리 부모 밑에서 어쩔 수 없이 살아가는 아이도 있어. p.23


- 아이를 잘 낳지 않고, 낳아도 키우지 않으려는 사회였다. 정부는 사람들이 NC의 아이들을 입양하도록 독려했다. (...) 정부에서 받는 혜택만을 노리고 무분별하게 부모 면접을 지원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아이를 방임하고 학대하는 부모가 생겼고, 더 끔찍한 일도 일어났다. (...) 싫은 것과 잘못된 것을 말할 수 있는 열세 살 이상의 아이들만이 부모 면접을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p.30


- 아키 "나는 우리가 부모를 선택하는 게, 꼭 결혼 같아."


"결혼이라는 게 그런거 아냐? 남남이던 두 사람이 계약을 맺고 한집에서 사는 거. 서로 맞춰 가느라 처음에는 싸우기도 할 테지만,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지겠지. 아니면 헤어지면 되고. 부모 자식 관계도 그런 거 아닌가."


제누 "아니야. 부모 선택과 결혼은 다른 것 같아." p.32



- "부모들도 저 녀석들을 귀찮아하지 않을까? 저 녀석들에게 짜증도 내고 화도 내지 않았을까? 나는 절대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고 생각하거든." p.41


- 만약 그래도 된다고 했다면 나는 오늘부로 모든 페인트를 거부할 것이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방법으로 부모를 갖게 되느니, 차라리 당장 센터에서 나가 평생 NC 꼬리표를 달고 사는게 나을 것 같았다. p.60



- 헬퍼는 기능도 종류도 다양했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딱 맞는 헬퍼를 고르려고 노력한다. 이를테면 이곳 센터의 아이들이 부모를 선택하는 것처럼. 그런데 과연 완벽하게 딱 맞는다는 것이 존재할까? p.77


- 내가 엄마를 면접 보면 어떤 기분일까 하는 생각에 잠도 잘 못 잤거든요. 자기도 그러지 않았어? p.85


- 대부분 예행연습 없이 부모가 되잖아요. p.109


- 많은 부모가 아이들에게 자기 약점을 감추고 치부를 드러내지 않죠. 그런 관계는 시간이 지날수록 신뢰가 무너져요. p.112


- 용서? 용서할 수 있을까? 아니, 해야만 하는 걸까? 아버지라는 이유로, 늙고 병들었다는 핑계로, 임종을 앞두고 있다는 것을 빌미로.... 그토록 학대했던 아버지를 용서할 수 있을까? 대체 왜, 누구를 위해서? p.140


- 아이들은 페인트를 준비했다. 자신의 삶을 전혀 다른 색으로 물들여 줄 누군가를 찾기 위해서,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멋지게 색칠하기 위해서.... p.144


: 페인트의 이중적 의미 (부모 면접 parent's interview의 은어 + 색칠)


- 어머니가 입버릇처럼 내뱉는 '너를 위해서' 라는 그 말이, 그녀를 무겁게 짓누르기 시작한 것이다. p.159


- 온전한 자기 자신을 찾는다는 건, 그게 누구든,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내가 나를 이루는 요소라고 믿는 것들이 정작 외부에서 온 것일 수도 있으니까. 나 역시 다르지 않았다. p.159


- 재능은 얼마나 잘하는가에 달려 있는 게 아닌 것 같았다. 절대 멈추지 않는 것, 그게 재능 같았다. 싸우고 다투고 매일같이 상처를 입어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헤어지지 않는 가족처럼 말이다. 아니, 그건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넘어서는 무엇 아닐까. p.167


- 페인트로 만난 부모와의 인연이라고 해 봐야 고작 서너 번의 면접과 한 달간의 합숙이 전부였다. 그 짧은 시간이 지나고 나면 누군가는 한 부모의 아이가 되고 누군가는 한 아이의 부모가 된다. 그렇다고 해도, 새로운 가족을 이룬다는 건 어떤 보이지 않는 인연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더 좋은 부모, 더 능력 있는 부모를 기다리는 게 아닐지도 몰랐다. 그저 나와 인연이 닿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뿐일지도. 탯줄처럼, 신비한 끈처럼 이어진 누군가를 말이야. p.175


- "왜 부모에게만 자격을 따지고 자질을 따지세요? 자식 역시 부모와 잘 지낼 수 있는지 꼼꼼하게 따지셔야죠. 부모라고 모드 걸 알고 언제나 버팀목이 되어 줄 수 있을 거라는 환상은 버리라고 하셨잖아요. 부모라고 희생해야 하는 시대는 지났다고요." p.189


- 어쩌면 이곳은 아주 거대한 미래인지도 모른다. 내가 선택한 색깔로 칠하는 미래. 엄마와 아빠를 미리 만나 볼 수 있는 곳. 설령 면접이 성사되지 않아도 상관없다. 페인트를 하는 순간마다 우리는 미래에 갔다 오는 거니까. 새해가 머지않았다. 나는 바깥세상으로 한 발 내디딜 준비를 할 것이다. 열여덟, 아직 태어나지 않은 껑충한 아기가 성큼 계단 위로 올라선다. p.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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