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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화 May 09. 2016

《깔때기 독서법》나를 알아가는 책읽기!

모임을 많이 하다보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책과 친해지고 싶어서, 걸음마를 뗀 아기처럼 수줍게 오시는 분도 계시지만 쌓여있는 내공을 분출하지 못해서, 분출하고자 오시는 분들도 있다.

 어차피 책이라는 좋은 매개체가 있기에 이야기 나누는데는 큰 문제가 없지만, 오히려 내공이 쌓인 분들이 막히는 순간들이 있다.

 바로.... '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개인적으로 항상 하는 말이, 문학 평론가가 될 것도 아닌데 '지식'을 뽐내서 무엇하느냐, 당신의 생각을 보여달라!

물론 친하지 않은(?) 사람들이라 내면을 드러내기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거~의 모든 경우가 동일한 상황 속에서, 나의 생각과 이야기를 꾸밈없이 꺼낼 수 있는 사람들도 있다. 단지 외향적이고 내향적이고의 문제가 아니고 책을 깊게 읽고 얕게 읽고의 문제가 아니었다.

 오랜 생각 끝에 내린 결론은, 이건 '방법'의 문제이고 습관, 훈련의 문제.
그래서 자주 머릿속에 있던 개념을 이름까지 붙여서 정립해 보았다. 혼자서도 이렇게 읽는 '습관'을 들이면 모임 와서 더 편하게 이야기하지 않을까 해서. (개인적으로는 특허도 내고 싶지만... 번거로우니 여기다 글쓰고 도장 찍는걸로...쾅쾅!)




1. 작가를 보고 2. 배경을 보고 3. 작품을 보고 4. 독자 감상을 하고 (여기까지는 고등학교 때 배운 내용이다. 떠올려 보시라.) 5. 나에게 오는 질문을 한다.

 작가 성장 소설 같은 경우 작가에 자전적인 내용이 많은 경우도 있다. TV방송에 나온 작가님 이야기에 꽂혀서 볼 수도 있고, 작가의 팬이 될 수도 있고, 에세이 같은 것에 심취해서 작가분을 좋아할 수도 있다. 그럼 그가 하는 말은 다 좋다.

 배경 시대적 배경을 적절하게 잘 다루거나, 시대적 배경을 알아야 작품의 해석이 용이해지는 경우도 있다. 특히 외국의 역사 같은 경우는, 더욱 상황에 몰입하게 해 주며 개연성을 갖게 해 준다.

 형식 기본적으로 인물, 사건, 배경의 이야기 3요소와 문체를 추가로 볼 수 있다. 특히 약간 흔한 모티프를 가져온 경우에는 액자식 구성을 비롯하여 다양한 구성 방식을 사용하는데 그것 또한 묘미다. 개인적으로 여러 화자가 다양한 시각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도 좋아한다.

 감상 기본적으로 책을 공부하러 보는 건 아니니까. 특히 문학의 경우, 앞의 내용들은 다 무시해도 된다. 중요한 건 나의 ‘감상’이니까 ‘전체적으로 어땠는지’, ‘인상 깊었던 장면’은 기본적으로 나와야 한다. 작가가 누군지 몰라도 되고, 언제 쓰인 건지 몰라도 된다. 나아가 주인공 이름도 기억 못 해도 된다. 근데 내 느낌은 말할 수 있어야지…

 기스 - 앞에 3개는 몰라도 되고, 적어도 감상을 지나간 뒤에 드디어 마지막! 엑기스!

나에게 오는 질문, 나를 알아가는 질문 하나씩은 나에게 던져보자. 책에 대해서 알았으니, 이제 나에 대해서 알 필요도 있지 않은가? 실제 저런 상황에 닥쳤을 때, 당신이 뱉은 말을 지키라고 하진 않겠다. 대신 진지하게 고민해 보자. 이런 순간에 당신의 가치관이 드러난다. 조금씩. 거짓과 가식 없이 솔직하게 자신과 대면해 보자.

 가장 흔한 질문이 ‘엄마 좋아? 아빠 좋아?’, 여기서 나아가면 강물에 둘이 빠졌을 때, 누굴 구할 것인가?.. 좀더 가볍게 가면 ‘이상형 월드컵’ 같은 식으로 둘 중 하나를 고르는 질문을 치열하게 하곤 한다.

 이런 질문이 부질없다고? 왜 괜히 나를 피곤하게 하냐고? 실제 저런 순간이 왔을 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진~짜로 저런 순간이 오지 않아도, 우리는 매순간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점심 메뉴 하나도 제대로 고르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이 시대, 누가 대신 골라주기만을 기다릴 것인가? 스스로 고민하고 선택하는 과정을 소중하게 생각하자.  
 
쉽게 예를 들어서.......

<흥부전>
내가 놀부라면, 동생과 공평하게 재산을 나누었을까?
나는 제비와 같이 말 못하는 동물을 함부로 대한 적이 없었는가?
 
<토끼전>
내가 토끼라면 그 상황에서 어떤 생각을 할 수 있을까?,
내가 자라처럼 어이없게 당한 경험이 있나?
 
<홍길동전>
나는 가출하고 싶었던 적이 있는가?
내가 새로운 세상을 만든다면 어떤 세상을 만들고 싶은가?
 
<심청전>
나는 부모님을 위해 내 목숨을 바칠 수 있는가?
나는 기적을 믿는가? 기적을 경험한 적이 있는가?
 
<춘향전>
나에게 단 하나뿐인, 지키고 싶은 사랑이 있었나?
나에게 기회가 온다면, 사랑과 야망 중 어느 것을 택할 것인가?

p.s 문학에 좀 특화된 면이 있다. 하지만 비문학도 가능하다. 쥐어 짜내기 나름!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1123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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