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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D 책리뷰] 데미안 (헤르만 헤세)

가상 독서모임을 통한 입체적 도서리뷰

by 이승화

<초간단 줄거리>

20대 중반의 싱클레어가 10대의 자신의 모습을 회상하며 이야기하는 내용.


(1) 10살의 부유한 집안에서 자라난 싱클레어는 불량한 프란츠 크로머에게 덜미를 잡히고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한다.

(2) 전학생 데미안은 싱클레어에게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볼 수 있는 자극을 주며 프란츠 크로머에게서도 벗어나게 도와준다.

(3) 상급학교에 진학한 후, 퇴폐적인 삶을 살던 싱클레어는 한 여인(베아트리체)를 만나고 사모하며 정신을 가다듬지만, 그 여자의 모습이 데미안과 같음을 느낀다.

(4) 우연히 오르간 연주자 피스토리우스를 만나고 아프락사스라는 신에 대해 알게 되며, 정신적인 소통을 나누지만 결국 결별한다.

(5) 싱클레어는 다시 데미안과 그의 어머니 에바 부인을 만나게 되고, 그들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에게 향하는 길을 깨닫기 시작한다.

(6) 얼마 뒤 전쟁이 발발하고 데미안과 싱클레어는 전쟁에 참여한다. 싱클레어는 치명적인 부상을 입게 되고, 야전병원에서 데미안의 모습을 만나고, 데미안과 같아진 자신의 모습을 만난다.


※장소: 독일

※시간: 24시간이 모자라.

※도서: 데미안 (헤르만 헤세)

데미안.jpg



●시몸장: 반갑습니다.~ 오늘은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입니다. 유명한 성장소설로 고등학교 필독서였던 기억이 있네요. 작가가 이름을 ‘싱클레어’로 바꾸어서 출간했는데도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고 하니, 작품성 자체만으로도 인정받은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전체적인 감상이 어떠셨나요?


○위흥선: 역시 명불허전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던지는 메시지도 좋았습니다. 이 얇은 책에 이런 내용을 담을 수 있다니, 작가가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황지니: 너무 어려워요...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내용이 연결이 안 돼요.

문장 몇 개만 멋있고 나머진 다 모호해요. 몇 가지 인상만 남네요.


○홍기동: 맞아. 난해했음. 설명도 다 제대로 안 나와 있고, 다 우연투성이고. 말은 어렵고.. 이걸 고등학생이 어떻게 읽으라는 건지! 얇아서 그냥 다 추천하는 건가.


○변강새: 메시지는 좋은데 말이야. 너무 추상적이야. 잡히지가 않아. 재미 없다구.


○시몸장: 관념적인 요소가 많아서,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구체적인 사건에 원인을 찾는 것도 크게 의미 없는 것 같죠. 그래도 몇 가지 문장, 몇 가지 인상만 가져가도 의미있는 거죠. 그럼 구체적으로 인상 깊었던 장면 나누어 볼까요?


○황지니: 데미안이 10살로 시작하잖아요. 아 10살이 그렇게 성숙한가 생각하고 놀랐어요. 나중에 다시 회상한 순간에서 그렇게 의미부여를 한 거겠죠? 그래서 궁금한 게... 그 나이 먹은 싱클레어는 자신으로 이르는 길을 찾았을까요? 내적으로 성숙해졌을까요? 마지막에 키스만 하고 애매하게 끝나서 궁금했어요.


○시몸장: 안 그래 관념적인 책인데, 드러나지 않은 것까지 생각하면 끝이 없을 것 같아요. 그래도 중간 중간 안타까워하고, 자신을 되돌아보는 것을 보니 어느 정도 성숙하지 않았을까요?

나는 오로지 내 안에서 저절로 우러나오는 것에 따라 살아가려 했을 뿐. 그것이 어째서 그리도 어려웠을까?

○홍기동: 그나마 처음, 프란츠 크로머 만났을 때가 좀 재미있었음. 아니, 괜히 거짓말해서 시달리는데 아주 안타까웠음. 그나마 데미안이 딱, 나타나서 구해주는 순간 통쾌했음. 뭐 어떻게 했는지 궁금하긴 하지만 원래 신비주의니깐.

근데 싱클레어가 좀 배은망덕했음. 고마워도 안 하고 도망가고.


○변강새: 다 똑같은 놈이야. 프란츠 크로머나 데미안이나. 둘 다 흔드는 놈들이지 뭐. 나중에 피스토리우스까지. 그러니까 데미안한테 바로 다시 갔어도 싱클레어는 또 괴로웠을걸. 데미안 말투 봐, 자꾸 설명하려 한다구. 결국 주인만 바뀌는 강아지가 됐을 껄. 그냥 혼자 도망간 게 잘한거지.


우리 각자가 온전히 자기 자신이 되는 일, 자신 안에서 작동하는 자연의 소질에 완전히 어울리게 되어 자연의 의지에 맞게 사는 일, 불확실한 미래가 가져오는 것이 무엇이든 그에 대한 각오를 다지는 일만이 우리의 의무이며 운명이라고 느꼈다.


○위흥선: 어떻게 데미안과 크로머가 같다고 할 수 있습니까. 명확한 선과 악, 백과 흑 아닙니까. 좋은 길로 안내하는 안내자와 어둠의 동굴로 안내하는 안내자를 다 같은 안내자라고 묶는 게 말이 됩니까. 거기다 크로머는 마지막에 누나까지 건들려고 하지 않았습니까!


○시몸장: 맞아요. 진짜 가족은 건들면 안 되죠. 그때 딱 끝나서 다행이에요. 흥선 님이 말씀하신 선과 악, 이 두 세계가 첫 장 이름이기도 하고 뒤에서 지속적으로 나오잖아요. 아프락사스라는 신을 통해서. 결국 이 책에서는 선과 악을 둘 다 옹호하는 느낌도 지울 수 없는 것 같아요.


데미안은 당시 우리가 숭배하는 하느님이란 멋대로 나누어놓은 세계의 절반만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는 세계 전체를 숭배할 수 있어야 하며, 그러려면 신이면서 동시에 악마이기도 한 신을 갖든가, 아니면 신에 대한 예베와 나란히 악마에 대한 예배도 드려야 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아프락사스는 바로 신이면서 동시에 악마인 신이었다.


○홍기동: 근데 사실 우리도 그런 얘기들 많이 하지 않음. 어렸을 때 놀아본 놈이 나중에 사고 덜 친다고. 그런 면에서 저렇게 어둠의 세계도 경험해 보는 건 나쁘지 않은 것 같음. 따지고 보면 놀다가 정신 차린 놈도 많고 멀쩡한 놈이 사고치기도 하고. 그 경계가 모호한 것 같음.


가장 이상한 일은 그 두 세계가 나란히 붙어 있다는 것이었다. 두 세계는 얼마나 가까이 붙어 있었던가!


○위흥선: 그렇다고도 할 수 있죠. 경험해 보는 것은 필요할 수 있지만 그래도 결국엔 밝은 세계로 와야하지 않겠습니까. 어둠은 밝은 세계를 더 돋보이게 하는 수단에 불과합니다.


○변강새: 그걸 누가 판단해. 부모님? 선생님? 종교? 중요한 건 내 의지라니깐. 그러네. 답답하구만.

깨어난 인간에게는 단 한 가지, 자기 자신을 탐색하고, 자기 안에서 더욱 확고해지고, 그것이 어디로 향하든 자신만의 길을 계속 더듬어나가는 것 말고는 달리 그 어떤, 어떤, 어떤 의무도 없다. 이 깨달음이 나를 깊이 뒤흔들었다.


○황지니: 어렵네요. 의지할 것이 없는 게 더 어려운 것 같아요. 근데 크로머한테 당할 때 싱클레어가 좀 이상했어요. 특히 가족한테 말하지 않고 혼자 끙끙 앓을 때, 뭔가 스스로 만족해 하는 느낌? 그게 뭘까요?

아버지보다 내가 우월하다는 느낌이었다! 한순간 아버지의 무지에 대해 어떤 경멸감 같은 것을 느꼈다.


○변강새: 아까도 말했지만 선과 악의 문제가 아니라니까. 나를 둘러싼, 옭아매는 것들은 모두 거부하는 시기인 거라구. 혼자 내비둬야 성장하지. 답답해 죽겠는데 그게 깨끗하고 더럽고가 문제겠어? 얼른 걷어내야지.

이것은 아버지의 거룩함에 드러난 최초의 균열이었고, 나의 어린 시절을 떠받치던, 그리고 누구나 스스로 자기 자신이 되기 전에 무너뜨리지 않으면 안 되는 기둥들에 나타난 최초의 금이었다.


○홍기동: 근데 부모님한테 말 안 하려고 애쓰는 거 보고 답답했는데, 그게 잘한 거? 우리는 바로 선생님이나 부모님한테 알리라고 하잖아요. 문제가 생기면. 근데 싱클레어는 끝까지 말 안 하잖아요. 결국 뭐 데미안이 해결하긴 하지만.


○위흥선: 이건 있습니다. 물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면 가장 좋습니다. 하지만 혼자서 뭔가를 해결할 수 있는 단단함을 가진 아이들이 많지 않습니다. 여기서도 데미안이 도와주지 않았습니까.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아래서>만 봐도, 데미안이 아닌 하일러를 만난 한스는, 결국 방황하다 죽고 맙니다. 그래서 가장 안전한 부모님이나 선생님께 그래도 도움을 요청하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시몸장: 뒤쪽에 보면 싱클레어가 다른 친구의 목숨을 구하는 장면도 나오잖아요. 데미안 같은 모습을 보이는 싱클레어를 보면 또 좀 대견하기도 했어요. 멘토처럼 조금씩 닮아가는 느낌?


○황지니: 저는 데미안이랑 싱클레어가 같은 사람 같았어요. 그냥 느낌이. 자기 안에서 강인하고 단단한 무언가를 계속 꺼냈다가 묻었다가 하는 느낌이었어요. 마지막 장면에서는 더더욱 그런 인상을 받았네요. 그러니까 싱클레어가 데미안 되는 느낌.


○홍기동: 오. 그것도 뭔가 그럴듯함. 근데 마지막 장면에서, 결국 전쟁을 하잖아요. 데미안은 소위로 참전하고. 이 작품이 세계 1차 대전에 쓰였다고 하는데. 그건 독일이 패전국이 된 거 아님? 계속 선악은 없고, 유럽의 정신은 썩었고 뭐 이런 이야기들 하는데, 전쟁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느낌도 들었음. 패전국 입장에서 뭔가 옹호하는 느낌?

세계는 스스로를 갱신하려고 한다. 죽음의 냄새가 난다. 새로운 것은 그 무엇도 죽음이 없이는 오지 못하니까.

○위흥선: 조금 과한 해석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헤르만 헤세는 반전운동을 열심히 했습니다. 그래서 독일 사람들한테 배신자라고 손가락질도 많이 당했습니다.


○시몸장: 사실 작가가 아닌 입장에서 어떤 의도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굉장히 추상적이고 관념적이라 받아들이기 나름인 것 같아요. 실제로 전쟁 후에 방황하는 독일 청년들이 이 책에 열광했다고 하잖아요. 그 사람들이 열광한 이유도 있지 않을까요?


○홍기동: 그런 생각을 하니 끔찍함. 과거의 질병 ‘페스트’도 그렇고 이러한 ‘전쟁’도 그렇고 하나의 청소 개념으로 보는 시각들이 있잖아요. 컴퓨터 오래 쓰면 중간에 한번쯤 포맷해야 한다는 투로. 실제로 일본이 동아시아의 번영을 위해 전쟁 일으키고 우리나라를 식민통치를 했다는 것과 다를 게 없는 것 같은데, 일본에서 이런 책 나오고 그랬으면 화났을 듯.


○황지니: 얘기가 너무 무거워지는 것 같아서 다른 이야기 좀 해볼게요. 제가 이 책이 따분하게 느껴졌던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제대로 된 사랑이 없어요. 싱클레어가 연애 고자인 듯해요. 그러니까 실체도 모르는 여자한테 끌리고, 친구 엄마한테 끌리고, 데미안이랑도 키스하고...


○변강새: 사랑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려야 해! 내 안에서 끌어나오는 것에 반응해야지! 여자든! 남자든! 아줌마든! 어린애든! 개인 취향 아니겠나!


○위흥선: 적어도 어린애는 건들지 맙시다. 요즘 얼마나 민감한 문제인지 아십니까. 아무리 <롤리타>가 지금 명작으로 읽히고 있다고 하지만, 선이 있는 겁니다.


○시몸장: 워워. 위험합니다. 근데 이 책에서는 남자와 여자의 개념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 데미안도 그렇고 에바부인도 그렇고, 그 베아트리체도 그렇고 남성성과 여성성을 다 가진 걸로 나오잖아요. 선과 악처럼 남과 여의 경계도 무너뜨리려는 의도로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네요.


○홍기동: 그 꿈들도 엄청 많이 나오잖아요. 특히 꿈에 새가 등장하는데, 다들 어떤 모습을 상상하셨는지 궁금함. 저는 독일 축구팀 보면 독수리 문장 엄청 좋아했는데, 모든 새들이 다 그런 독수리로 연상이 되던데. 그런 멋있는 독수리!


○위흥선: 꿈에 많은 상징적인 의미에 대해 생각하다보니 새 모양은 연상을 안 해봤습니다. 그런데 그 꿈들이 앞으로 일어나는 일에 대한 많은 예시를 해 주는 복선의 역할을 합니다. ‘개꿈은 없다’라는 말이 떠오를 정도였죠.


○황지니: 저는 종교에 대한 재해석 나오는 부분도 굉장히 충격이었어요. 정말 다르게 해석할 수 있구나. 우리가 문학 작품을 이렇게 토론하듯이, 성경도 다르게 해석한다는 게 놀라웠어요. 사실 같은 텍스트이긴 한데, 뭔가 무겁게 느껴지긴 했잖아요.


○홍기동: 맞음. 카인과 아벨 인상깊었음. 실제로 데미안도 주변과 잘 어울리진 못함. 신비주의로 혼자 있는 거지. 근데 저 이런 생각도 했음. 그 카인의 표라는 거. 나중에 데미안은 싱클레어한테도 그걸 발견했다고 하잖음. 그런 ‘표’가 미리 정해져 있는건가? 그럼 새로운 금수저인가? 아니면 어느 순간 생긴건가.. 궁금했음.


○변강새: 지나가다 이상한 사람들 안 만나봤어? 다들 그러잖아. 뭔가 느낌이 다르다고. 기운이 느껴진다고. ‘도’에 대해 아시냐고. 다 그런 거야. 깊이 생각하지 말어.


○시몸장: 제가 양보하려고 했는데, 아직 이 이야기가 안 나오는 군요. 뭐니뭐니해도 데미안하면 떠오르는 문장 있지 않나요? 세상 모든 알들에게 바치는 글!


새는 힘겹게 투쟁하여 알에서 나온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다.


○위흥선: 정말 멋있는 글입니다. 성장이란 것이 그렇게 쉽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여기다 줄탁동시란 말을 덧붙이고 싶습니다. 어미닭과 병아리가 동시에 알을 쫀다는 내용인데. 결국 안에서 아무리 혼자 고생해도 밖에서 도와주는 사람도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바른 길로 이끌어 줄 사람도 필요한 겁니다.


○홍기동: 마지막에 안내자이자 친구라고 하는 모습에서 좀 부럽기도 했음. 나도 데미안 같은 친구 있었으면 하고.


○시몸장: 살아오면서 다 있지 않았을까요? 지금까지 다들 알 여러 번 깼을 것 같은데요. 내가 세계를 깨드린 순간이 언제가 있을지 이야기해 볼까요? 좀 어려우면 삶의 터닝포인트 정도로 생각해도 될 것 같네요.


○황지니: 뭐니뭐니해도 성장통은 첫사랑이죠. 순진무구 했던 제가 사랑꾼이 된 계기가 있어요. 정말 달콤했던 첫사랑이었거든요. 이루지 못했기에 계속 간절한 그 사랑. 그 동아리 선배한테 잘 보이려고 신경도 많이 쓰고, 그러다보니 예뻐지고 자존감도 높아지고 했던 것 같아요. 다니기 싫었던 학교가 좋아지기도 했고요. 저한텐 고마운 님이에요.


○위흥선: 저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다음인 것 같습니다. 그냥 철없이 학교 다니고 있었는데, 남부럽지 않게 살고 있었는데, 순간 환경이 바뀌었습니다. 그때부터 집이 힘들어지면서 남은 가족들을 책임지기 위해 열심히 일해야 했습니다. 다른 사람이 되어야 했던 거죠. 그래도 좋은 사람들 많이 만나서 크로머처럼 나쁜 길로 빠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근데 지금 또한번 균열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돈만 보고 달려왔는데, 이제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시몸장: 알은 한 번 깬다고 다가 아니죠. 또다른 세계는 항상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또 깨면 되지 않겠습니까. 저는 대학교 때 같아요. 사실 예전부터 남 앞에서 잘 나서지도 못하고 말도 많지 않았거든요. 근데 어쩌다가 과대표를 맡게 되고, 뭔가 책임감에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또 학회장이란 것을 맡았는데, 처음엔 다리가 벌벌 떨리더라고요. 근데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신기하게 내가 리더심이 있는 사람으로 변해 있더라고요. 부모님도 그렇고, 옛날 친구들이 들으면 놀래요. 그런 것도 하냐고. 근데 그때 이후로 자신감도 생기고 뭔가 달라진 느낌이었어요.


○홍기동: 가장 싱클레어 같은 건 저 같음. 반항과 일탈의 상징은 사춘기 아니겠음. 맨날 축구만 하다가 다리 다치고 나서, 완전 방황했음. 정말 삶의 의욕을 잃었다고 해야 하나? 근데 사실 생각해보면 축구를 정말 좋아해서 한 건지, 어려서부터 해오던 거니까 한 건지 잘 기억이 안 남. 어렸을 때는 분명히 좋아했는데. 하튼 그때 다치고 방황하고 있었는데 음악 선생님이 너무 천사같았음. 그래서 그 맛에 학교 다니다보니 다시 적응 잘 되고.


저는 군대에서 맞이한 것 같아요. 매번 비슷한 류의 사람들만 만나다가 군대에서 정말 말도 안 되는 사람들을 만났거든요. 정말 별 사람들이 다 있구나, 그걸 느끼면서 뭔가 겸손해지고 성숙해진 것 같았어요. 전역하고 친구들이 다른 사람 같다고, 그랬거든요.


○시몸장: 힘든 시간이었겠어요. 어린 나이에. 그때부터 음악을 좋아했군요. 그래서 지금도 그렇고. 어쨌든 지금 이렇게 함께하니 좋네요. 마지막 강새 님. 근데 강새 님은 태어났을 때부터 똑같았을 것 같은데요?


○변강새: 항상 이렇게 살려고 노력했지. 근데 그게 안 되는 순간이 있더라고. 바로 군대였지. 군대에서 나는 지옥 같은 시간을 보냈다구. 새로운 세계를 맞딱드린 거였지. 이렇게 구속 당한 건 처음이었지. 내 맘대로 할 수 있는게 하나도 없더구만. 하지만 난 그 순간을 극복하고 더 큰 자유를 얻게 되었지! 자유의 감사함을 알게 된 거고. 더 활개치고 다녔지! 하하!


○위흥선: 그 선임들도 불쌍한 것 같습니다. 제 밑으로 들어오셨으면 확실히 교화시켜 드렸을 텐데... 뭔가 아쉽습니다.


○시몸장: 모두들 이야기 들어보니까 좋네요. 오랜 시간을 읽혀 온 명작인 만큼 파도파도 계속 이야깃거리가 나오는 것 같네요.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고, 다음에 또 만나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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