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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화 Aug 15. 2021

[책리뷰] 당신이 나를 죽창으로 찔러 죽이기 전에_혐오

시월이일 /  이용덕 저, 김지영 옮김 - 혐오사회

#출판사 #책선물 #당신이나를죽창으로찔러죽이기전에 #이용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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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일본 사회 속 혐한에 대해 반격을 가하는 여섯 청년들 이야기

*감상: 마음이 무겁다... 끔찍하다... 

*추천대상: 혐오에 물든 사람들

*이미지: 죽창 

*내면화: 나는 혐오에서 자유로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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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소설 내용, 결말까지 강렬한 책인데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책을 시작하는 작가의 말이었습니다.


제목의 의미 #당신이나를죽창으로찔러죽이기전에 는 

"1923년 일본에 관동대지진이 발생한 이후 유언비어를 믿은 일본인들이

자경단을 급조하여 죽창과 곤봉과 단도 등 주변에 있던 흉기를 들고,

그전까지 이웃에서 함께 생활하던 재일 조선인을 차례차례 학살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것" 이라고 합니다. 결국 실제 사례 바탕 ㅠㅠㅠ


그래도 오래 전 일이니까... 라고 위안을 삼을 수 있겠지만

2021년이 이런 일본 내 한국인 혐오오 대한 소설을 쓴 것도 동기가 있습니다.

도쿄에서 열린 극우단체의 데모에서 '좋은 한국인도 나쁜 한국인도 다 죽이자'라는

플래카드가 내걸리거나, 오사카에서 중학생 소녀가 "츠루하시 대학살을 일으킬 겁니다!"라고 외체가 만든 것.... 결국 현재 진행형이라는 거죠.


재일 한국인 3세 작가이기에 쓸 수 있는 이야기일지 모릅니다.

소설 속 여섯 청년들의 이야기, 반격을 위한 그들의 행위가 어디까지 허구이고

진실인지 분간하기가 힘드네요. 그 무게감은 직접 느껴보시는 게 좋겠어요.

예측하지 못한 인물들의 성격과 사건들이 펼쳐지니까요. 우리가 부르는 차별과 비하의 언어가 한국인을 대상으로 이루어지고, 구별법까지 인터넷에 돌아다닌다는 사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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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로 인해, 해외에서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 사건을 많이 접할 수 있습니다. 아무 이유 없이 "너네 나라로 돌아가라"며 폭력을 휘두릅니다. 인종차별을 이겨내고자 싸우던 이들이, 또다른 혐오를 만들어냅니다. 일본 내에서 한국인을 혐오하듯 한국인들은 외국인 노동자와 가족들을 차별적으로 대합니다. 누구도 이 악순환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세상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소설의 무게만큼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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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꼐 평화롭게 삽시다... 비폭력으로 해결합시다... 대화합시다... 이런 말은 당사자가 아닌 사람만이 할 수 있다는 소설 속 대사가 계속 맴돕니다. 크게 당해보지 않아서, 피해를 보지 않아서, 안락하게 지낼 수 있었다는 사실. 그렇게 쉬운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이 더 가슴을 먹먹하게 합니다. 작가의 말처럼 이러한 일들이 세계 어디에서든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외면하지 않는 것이 시작일 것입니다.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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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이일   감사히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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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삼 생각해보면, 이건 단순한 도피가 아니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에는 '날 맞이해줄 모국인 한국으로 가는 것'과 '태어난 곳이지만 날 배신한 일본을 떠나는 것'이 목적이었고, 그 생각이 굳어져서 확실히 이후의 일은 건성이었을지도 모른다. p.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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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외주의자들은 자신들의 사이트에 '노 코리안!'이라며 승리 선언을 드높였다. 사이트에 게시한 지도에는 이 라인까지 탈환했다는 표시가 색칠되어 있었다. 그것은 다른 코리아타운도 마찬가지였다. 코리안을 살 수 없게 만들고, 승리 선언을 하고, 그리고 지도를 색칠한다. p.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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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 같은 녀석들을 보면, 과도한 제노포비아는 역시 뇌기능 저하의 일종이구나, 하고 절실히 느낀다니까. 전투엽 쇠퇴가 안이한 차별로 이어진 거지. 욕망에 진 거야, 네놈은. 이성의 브레이크가 고장 난 거지, 네놈들은. 위축된 뇌에는 차별하고 싶은 욕구가 숨어들어. 너희들은 지배욕과 의존 본능을 그저 방출하고 있을 뿐이지, 결코 정의가 아니야." p.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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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쿠보 수비대의 존재가 있든 없든 역사의 방향은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나쁜 쪽으로 가속시켰을 뿐이다, 라고 평하는 것은 당시의 무도한 폭력에 노출되어 있던 마을의 현장을 모르는 자가 지껄일 수 있는 허튼소리다. 그러나 허튼소리라도 그 또한 사실의 일면이기도 했다. p.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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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수극은, 현실에서는 왜 어려운가?

와신상담. 섶나무 위에 눕는 고통, 쓸개를 핥는 씁쓸함을 몸으로 계속 느끼지 않으면, 복수심은 세월과 함께 옅어진다, 그것이 진실이다.

 그래서 요즘 일과는 인터넷에서 녀석들의 댓글을 읽는 것이다. 녀석들이라고 해도 그 세 명을 가리키는 건 아니지만, 정신적으로는 거의 동일 인물일 것이다. 익명의 녀석들. 익명의 악의. p.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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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조국이 없다는 건, 말하자면 해외에서 무슨 일이 있었을 때도 대사관이 도와주지 않는다는 뜻이니까 마음 편히 배낭여행자가 될 수 없어. 조국이 없다는 건 내가 내는 세금의 몇 퍼센트도 환급해주지 않는다는 뜻이니까 불균등한 계약이지. p.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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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결국, 우리 같은 소수파를 위해, 괴롭힘을 당하도록 되어 있는 자들을 위해 싸우는 거야. 그렇다면 남은 문제는 전략과 전술뿐이야. p.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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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견디기 어려운 현실에 직면하면 뇌는 도피 수단으로써 다른 인격을 형성한다고 하는데, 도저히 현실을 직시할 수 없는 대중 역시 스스로의 죄의식과 차별 의식에서 도망치고 싶어서, 그게 정상이라고 믿지도 않으면서 다른 인격을 마련하는 거겠죠. p.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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