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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화 Oct 10. 2022

[책리뷰] 안락사회(나우주)_청년문제

북티크


#출판사 #책선물 #안락사회 #나우주 #북티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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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현대 사회의 모습을 리얼하게 담은 소설집

*감상: 문학으로 MZ 세대를 이해합니다... 후...

*추천대상: MZ세대 이해하고 싶은 분

*이미지: 누에고치

*내면화: 내가 생각하는 청년의 이미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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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상을 수상하신 작가님의 단편 소설 모음집입니다. 우선 표지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는데요. 표제작 "안락사회"는 유기견의 1인칭 시점으로 쓴 소설입니다. 그래서 표지도 개와 사람이 반반 섞여 있죠. 이 작품은 조금 묵직한 이야기를 건네고 있기 때문에, 표지도 포스가 흘러 넘칩니다. 하지만 다른 작품들은 유쾌하고 재미있으면서 명치를 딱! 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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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8편의 작품 중에서 <코쿤룸>, <집구석 환경 조사서>, <아름다운 나의 도시> 3편이 좋았습니다. 현대 사회의 모습을 진짜 리얼하게 다루고 있어요. 그리고 인물들의 심리가 아주 흥미롭게 묘사됩니다. 세상에 많다고... 듣긴 했는데, 주변에 딱히 없어서 모르는 그런 사람들. 실제로 만난 것처럼 마음 속을 들여다본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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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로 따지면... 저도 MZ 세대지만... 청년 문제를 현실적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있었어요. 공부하는 마음으로, 연구하는 마음으로만 접하고 있었는데, 이 소설 속 인물들을 통해 좀더 깊이 알게 되고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손가락질하고 욕할 수만은 없는 청년 문제들. 사회 구조적인 문제와 얽히고설킨 그 문제들을 직면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얼마 전 NEET 주제로 독해 모임도 했었는데, 공명하는 부분이 있었네요. 의미 있는 독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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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티크 감사히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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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쿤룸>


-- 한 떼의 나방이 펄럭대며 날아오는 소리를 듣는다. 아득해지려는 정신을 가다듬으려 몸을 이리저리 뒤튼다. 웅, 웅, 나방들이 더 가까이 몰려온다. 나는 저 무리들과 꼭 만나야 할 것 같아, 다시금 결박된 두 발을 있는 힘껏 들어 올린다.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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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구석 환경 조사서>


-- 이렇듯 나의 '가정 환경 조사서'는 항상 위조될 수밖에 없었다. 불평등한 대접을 피하기 위해 이만한 영특함은 필요했다. 그 조사서에는 우리 가족이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구구절절 풀어 넣을 만한 여백이 없었다. 그러니 나도 뭉뚱그려 써 넣어 난처함을 피할 수밖에. 바야흐로 감수성에 목숨 거는 10대였다. p.61


-- 오빠의 말인즉, 자신은 사회적 성공이나 기준 따위에 미련이 없단다. 일자리를 제공해 주지 않는 나라에는 세금도 안 낼 거고, 대신 시간의 자유를 얻을 거란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남은 시간으로 많이 보고 즐기겠다고. 즐기겠다는 말이 왜 그리 낯설었는지. p.66


-- 왜 안 되냐고? 그러면 현상 유지가 안 되니까. 죽도록 노력해도 쉽지 않은 세상이니까. 죽도록 공부해도 원하는 대학 들어가기 어렵고, 죽도록 애써도 돈 많은 신랑감 만나기 힘들고, 죽도록 공부해도 취직조차 안 되는데. 그러니까, 하루 종일 노래만 듣고 게임만 하고, 책만 읽을 수는 없잖아. p.76


-- 나는 자꾸만 지겨웠다. 나는 대체 왜, 오빠의 느린 삶을 격려해 줄 수 없는 건지, 왜 언니의 꿈을 부정하기만 하는 건지, 왜 아빠의 시행착오가 원망스럽기만 한 건지, 엄마의 억척스러움이 왜 그리 참담한 건지, 나는 왜 가족들에게 남들보다 더 무언가가 되어야 한닥노 몰아세우는 건지,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물었다.


-- 나는 가족들에게도 묻고 싶었다. 불확실한 미래를 견디기 위한 나름의 좌표 같은 것이 당신들 가슴속에도 있는 거냐고, 정말이지 있기나 한 거냐고. 원래 가족이란 게 이런 건지, 살다 보니 그리 되는 건지, 구차하리만치 아등바등 사는데도 내 가족은 왜 다 이 모양인 건지, 알 수 없었다. 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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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나의 도시>


-- 잘 들어 둬. 고스톱 치다가 바닥에 먹을 게 없잖냐. 그러니까 맨땅에 헤딩해야 할 상황에 처하거든, '비, 풍, 초, 똥, 팔, 삼' 일단 요 순서대로 버리는 거야. 이게 다 욕심 부리자면 끝도 없는 패거든. 쥐고 있다가 쓰리고에 피박 쓰고 쌍코피까지 터지면 아주 끝장이야, 끝장. 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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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사회>


-- "돈 앞에선 무조건 개가 되는구나." p.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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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 작가는 마지막 절에서 현대인이 타자에 의해 촉발된 욕망으로부터 벗어나기가 얼마나 지난한지를 잘 보여 주고 있다. 타자에 의해 촉발된 욕망은 또 다른 신분제를 만들고 평등이 아닌 차별의 확대 재생산으로 우리들의 삶을 극한으로 몰아 간다. p.333


-- MZ 세대의 대다수가 번아웃에 시달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사회적 문제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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