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승화 May 04. 2023

[읽기코칭] 4. 맞춤형 어휘 공부 (1) 탄탄한 기본

읽어도 읽은 게 아닌, 당신을 위하여! 문해력 처방전

학창 시절 영어 단어장을 들고 다니며 외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휘력이 독해력과 직결된다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어요. 어휘만 많이 알아도, 글을 읽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대부분 인정하는 사실입니다. 학생 맞춤 도서의 난이도를 선정할 때, 한 페이지에 모르는 단어가 몇 개 있는지 확인하기도 합니다. 모르는 단어가 많으면 읽기 힘들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모국어는 초등학교 이후 어휘 공부를 많이 하지 않습니다. 일상생활에 큰 문제가 없으니, 그냥저냥 넘기기 쉽습니다. 그나마 학생 때는 공부하고 개념 어휘, 학습 용어라도 습득하며 확장해 나가지만, 성인이 되면 더욱 관심을 두지 않지요. 나이와 어휘력은 비례하지 않는데 말입니다.


독서능력과 목적에 따라 다른 어휘 공부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학생부터 성인까지 모두 필요한 부분입니다. 성인들은 특히 낮선 영역, 새로운 분야에 관한 공부에 큰 도움이 됩니다. 경제 용어, 트렌드 용어만 따로 모아둔 사전이 있을 정도니까요.


초급

해당 글에 자주 나오는 어휘를 따로 정리하여 미리 공부합니다. 모르는 어휘가 많으면 글을 읽을 때 막막하고 스트레스를 받지요. 독서 자체에 대한 흥미를 잃을 수 있어요. 어휘가 독서에 장벽이 되지 않도록 각 잡고 미리 공부한 후에 읽기를 했으면 합니다. 정리한 내용을 옆에 두고 참고하며 읽어도 좋아요.


중급

글을 읽으면서 모르는 어휘를 체크합니다. 처음 본 어휘, 본 적 있는데 뜻을 모르는 어휘, 알 것 같은데 애

매한 어휘를 나누어 표시하며 읽습니다. 알 것 같은데 애매한 어휘는 최대한 의미를 추론하고, 나머지는 중요도에 따라 중간중간 검색하며 읽습니다. 모든 것을 검색하면 흐름이 끊길 수 있으니, 선택과 집중을 합니다.


고급

추론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며 읽습니다. 중간 검색은 가급적 피하고, 앞뒤 문맥을 바탕으로 내용을 짐작하며 읽습니다. 처음에는 짐작한 내용이 모호하고 자신이 없을 수 있지만, 글을 읽어가며 추론이 완성되는 경우도 많아요. 읽은 후에 추론한 의미와 사전 검색한 의미를 비교해 봅니다.







언어는 언제나 삶과 맞물려 돌아간다.
언어의 비늘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경험한 슬픔이나 아픔의 얼룩으로,
즐거움과 기쁨의 무늬로 직조된다.
_《언어를 디자인하라》, (유영만, 박용후)


다음 글을 보면 ‘직조’라는 낯선 어휘가 등장합니다. 초급은, 사전에서 뜻을 검색합니다. ‘옷감을 만들기 위해 직각으로 실(날실과 씨실)을 교차하여 짜는 것’이란 뜻을 알 수 있습니다. 새로운 단어를 익히며 언어의 비늘이라는 말과 연결 지어 작가의 의도를 이해합니다.


중급과 고급은, 직조라는 말에 대한 배경 지식을 활성화합니다. 그리고 문장에서 추론할 수 있는 단서를 찾습니다. ‘맞물려 돌아간다’, ‘무늬’가 좋은 단서입니다. 이를 활용해서 의미를 추론하고 적용합니다. 이후에 사전 검색으로 추론한 뜻을 확인해 봅니다.


어휘는 굉장히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절대적이지는 않습니다. 어휘를 알수록 효율적인 독서를 할 수 있지만, 어휘를 모른다고 읽기가 불가능하진 않으니까요. 우리에게 ‘추론’이란 보물 같은 전략이 있어요. 하지만 고급 기술이기 때문에 꾸준한 훈련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나의 상태에 따라 초급·중급·고급으로 나누어 적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가 외국에 여행 갈 때, 활용하는 회화도서를 보면 100개 정도의 필수 어휘와 문장만 익히면 여행에 지장 없다고 합니다. 자주 사용하는 언어 패턴만 익히는 것이지요. 이 방법은 굉장히 효율적이지만 독해하는데 적용하기 힘듭니다. 말과 다르게 글에서는 훨씬 복합적인 언어를 구사하지요. 이런 문제 때문에 평소 의사소통은 잘 되는데, 읽기가 안 된다고 말씀하시는 분이 있어요. 결국 어휘 난이도 문제이기에, 고급 어휘를 활용한 지적인 의사소통은 잘 안 될 겁니다.


독해를 위한 어휘력 향상에서는 평소에 쓰지 않는 고급 어휘 자극이 필요해요. 그런 어휘는 꼭 예문과 함께 사용 맥락을 알아야 하고, 직접 활용해 봐야 합니다. 그럴수록 사용하는 어휘가 풍성해집니다. 그런 의미에서 속담과 사자성어 같은 관용어 공부를 추천합니다. 자연스럽게 한자어와 친해질 수도 있습니다.


어휘 추론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언어적 감수성’과 ‘모국어 직관력’을 자극해 주어야 합니다. 어려서부터 하는 말놀이가 언어에 대한 감을 키우는데 굉장히 좋아요. 초성 게임, 끝말잇기, 삼행시 등이 다 유익한 놀이입니다. 그리고 언어유희를 섞은 농담,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속담 등도 상황과 문맥을 파악하는 힘과 연결

되어 있습니다.



<위 작품에 수록된 글입니다, 성인 1:1 온라인 코칭도 진행 중입니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01221846

매거진의 이전글 [읽기코칭] 3. 전략에 맞는 다양한 독서법_골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