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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화 Jan 12. 2017

독서의 의미와 독서교육의 목표

                                                                                               

왜 독서를 해야 하나요?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책을 즐겨 읽는 입장에서, 굳이 저렇게까지 책을 읽어야 하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허세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고. 사실 스마트폰으로 책이나 뉴스를 보는 분들도 있어서 책 보는 사람을 우월시하고 스마트폰하는 사람을 가볍게 볼 필요는 없다. 하지만 이렇게 바쁜 시간에 틈틈이라도 독서를 하는 이유는 뭘까, 또 그런 문화를 만들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은 뭘까? 수능, 취직과 함께 책을 멀리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이 시대에, 피곤한 출퇴근 시간에 굳이 책을 펼쳐드는 사람들은 어떤 마음일까?


                                                                                                                                

독서를 권장하는 입장에서 수없이 듣는 질문이자, 수없이 대답해야 하는 질문이다. 이것저것 가져다 붙일 수 있는 대답은 많다.


1. 생각하는 힘을 길러준다. (상상력 + 창의력)

2. 재미있다.

3. 대리경험을 할 수 있다.

4. 인성 교육에 좋다.

5. 자존감이 높아진다.

6. 독해능력이 향상된다. (말하기 + 글쓰기...)

7. 배경지식이 쌓인다.

8. 세상을 보는 통찰력이 생긴다. (주식 투자 + 아이디어)

9. 정서적 안정을 찾는다. (힐링)

10. 인생이 변한다. (부자 + 천사)


 대충 나열해봐도 10가지는 충분하다. 하지만 여기서 내가 앵무새처럼 이러한 목록들을 열거하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나또한 책을 많이 읽는 사람으로서 이 10가지를 마스터했다고, 책을 읽으면 나처럼 된다고 할 뚜렷한 성과가 없다. (뚜렷한 성과라고 해봤자 얼굴뿐인데...)

 그리고 나또한 이런 것을 얻으려고 막 책을 찾아 읽은 것은 아니었다. 나는 '그냥' 읽었다. 재미있지 않은가, 차라리 

'왜 독서를 안 하시나요?'

라고 묻고 싶은 사람이다. 이럴 때에는 차라리 인생의 굴곡이 있는 사람들이 부럽다. 어렸을 때 폭주족 한번 안 하고 무엇을 했는게, 빚 한번 옴팡지게 지지 않고 무엇을 했는가. 그런 분들은 인생의 스토리라도 있지, 나는 밋밋하다.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답을 해야겠기에 힘들게나마 내가 들은 칭찬들을 생각해 보았다. 얼굴과 축구 빼곤, 그나마 '자존감이 높다, 주관이 뚜렷하다.'라는 말을 듣곤 한다. 항상 좋은 특성은 아니다. 조직에 속해 있을 때는 모난돌로 취급되기 쉽지만, 지금 살아가는데 정신 건강에는 좋은 것 같다. 

그래서 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나를 읽는 책읽기'와 '함께 읽는 책읽기' 이다.  그렇게 와닿지 않을 수도 있지만, 공부한 분야를 인용하여 좀더 떠들어 보겠다. 다양한 내용들 중에 나에게 가장 의미 있는 것들을 뽑았다.

 독서는 '의미를 구성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단순히 직역한 책을 읽는다,의 의미를 넘어선다.

 독서교육의 목표도 '평생 독자의 육성'이다. 책을 많이 읽고, 빨리 읽고, 이해를 잘하고, 삶을 바꾸고, 그런 것들과는 조금 다른 차원이다.

 조금 더 이해를 도와드리고자 '음악교육'의 예를 들어 보겠다. 음악교육은 노래를 잘 부르고, 악기를 연주하고, 절대음감을 가르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것도 중요하지만 우선시 되는 것은 폭넓은 음악적 생활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일상 생활에서 음악을 즐기고 힘들 때 음악으로 치유되기도 하고, 기쁠 때 노래 부르기도 할 수 있는 사람을 만드는 것이다. 다시 책으로 돌아오면 같은 맥락에서 책을 항상 옆에 두고 친구처럼 의지할 수 있는 독자를 만드는 것이 독서교육의 목표이다. 이런 입장에서 보면 나는 우등생이자 장학생이다. 항상 끼고 살고 많은 도움을, 수시로 만드니까. 종이책 한 권, 전자책 100권. 부모님이 섭섭해 하실 수 있지만 '나를 키운 것은 팔 할이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독서습관'이란 말을 좋아한다. 많이 읽느냐, 어려운 책을 읽느냐, 빨리 읽느냐 보다 꾸준히 읽느냐를 확인한다. 책을 항상 곁에 두고 틈틈이 책을 읽는 사람을 만드는 것이 나의 궁극적인 목표이기도 하다. 필요에 의해서 여러권 읽고, 필요한 것 다 끝나면 거들떠도 보지 않는 독자가 아니라, 책을 읽은 그 느낌이 좋아서 항상 책을 찾고 서점에 놀러 가는 그런 사람이 많아졌으면 하는 것. 그러려면 책의 유익함과 즐거움이 함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서 만든 것이 '깔때기 독서법' 이다. 세상 누구나, '나'와 친해질 필요는 있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접목 가능한 방법이고, 책에서 재미를 발견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깔때기 독서법은 다음에)

 다시 돌아와서, 독서의 정의와 독서교육의 목표를 합쳐 보면, 독서하는 이유는 평생 의미를 구성하기 위해서이다. 쌈박하게 다시 정리하면 독서하는 이유는 의미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다. 독서를 통해서 의미를 구성하는 과정에 익숙하신 분들을 살아가면서도 삶의 의미를 구성하는데 능숙하다. 그리고 매번 뜻깊은 상황 속에서 자신만의 위치를 확고하게 다진다. 그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힘이 된다고 생각한다. 거창할 수 있지만, 이런 의미에서 수능 이후에도, 공부를 하지 않아도 책은 꾸준히 함께해야 하는 것이다. 굳이 평생학습이란 말을 붙이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의미는 내가 구성하는 것이란 사실, 끝까지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란 사실은 잊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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