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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화 Jan 17. 2017

윌리를 찾아서? 나를 찾아서!

친구 중에 광고회사에 다니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가 여자 연예인과 화장품 광고를 촬영하고 기념 사진을 찍었다고 했다. 그래서 바로 보내달라고 했다. 근데 그 친구는 사진이 이상하게 나왔다고 보내주기를 꺼려했다. 본인이 마음에 안 들게 나왔다고. 하지만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연예인이 중요하지, 그 옆에 있는 여러 명의 사람들은 눈에 들어오지 않을 거이다. 눈을 감든지, 입을 벌리든지, 머리가 산발이든지.

하지만 당사자는 신경 쓰인다. 가까운 친구나 가족도 신경은 쓰이겠지. 왜냐하면 ‘나’니까. 크게 다른 이유는 없다. 나의 모습이니까, 센터에 있는 연예인보다도 신경이 쓰인다.  



수많은 연예인 사진들이 있다. 조명이 좋고, 유명한 사진사가 좋은 카메라로 찍고, 의상도 더 화려한, 더 아름다운 사진들이 많을 테지만 그래도 이 사진이 나에게 더 의미 있는 이유는 ‘내’가 함께 찍혔기 때문이다. 그 모습이 마음에 안 들지언정.

작품도 마찬가지다. 작가가 유명하고, 문체가 아름답고, 표지가 예쁘고 .. 책이 끌리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이런 요소들보다 ‘공감’하고 ‘감정이입’되는 책들이 더 와 닿는다. 초등학생들 일기나 글 모음도 글을 잘 써서라기보다는 예상 독자, 또래와 같은 공감대를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에 종종 출판되는 것이다. 그런데 내가 자연스럽게 공감할 수 있도록 하는 책은 그렇게 많지 않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고 카타르시스를 느끼는데 실패한다.

 나는 다양한 분야의 책을, 다양하게 재미있게 읽는다. 눈물도 많이 흘린다. 자기계발서부터 소설, 비문학까지. 책을 재미있게 읽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하면 나는 나를 집어 넣으라고 한다. 알아서 공감이 되면 좋지만, 되지 않더라도 내가 나를 작품에 옮겨 놓는 것이다. 언제까지 장비 탓만 하고 있을 것인가. 좀더 적극적으로 작품에 다가가 주체적으로 이해하고 해석하며 의미를 만들어 간다. ‘만약 나라면 ~’, ‘나에게 ~’

 좀더 정리해서 표현한 것이 바로 <깔때기 독서법>이다. 예능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깔때기 토크’라는 말이 나온다. 이는 ‘기/승/전/자기자랑’을 뜻한다. 다른 사람이 나를 칭찬해 주고 띄워주면 얼마나 좋은가, 하지만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만은 않은 세상, 이야기를 하다 스스로 자기 자랑을 하는 것이다. 다양한 작품 속에서 ‘나’를 집어 넣고 읽다 보면, 어떠한 재미를 넘어서는 의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나에게 질문으로 남는 책, 가치관을 적립하게 해주는 책. 그렇게 책을 읽다 보면 한 권의 책도 허투루 버리기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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