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들의 세계
두 대화의 상황에서 모두 '도토리 키 재기'란 말이 사용됩니다.
비슷하지만 조금은 다른 뜻으로 쓰이고 있어요.
어떻게 다르게 사용되었는지 생각해 보세요.
첫 번째 상황
A: 나 수학 시험 망쳤어. 40점이야.
B: 나는 43점인데! 내가 더 잘 봤네.
A: 겨우 3점 차이인데? 한 문제야 뭐!
C: '도토리 키 재기' 하는구만!
두 번째 상황
A: 나 아이폰 샀다!
B: 너 갤럭시폰이었잖아.
A: 이번 기회에 성능 좋은 아이폰으로 바꿨지!
B: 갤럭시도 성능 좋아! 다 '도토리 키 재기'야!
작은 것들의 나름 치열한 투쟁
첫 번째 상황에서 사용된 '도토리 키 재기'는 정도가 고만고만한 사람끼리 서로 다투는 상황을 이르는 말이에요. '도토리'는 참나무의 작은 열매로 모양과 크기가 거의 비슷비슷한 게 특징이에요. 그래서 '도토리'는 비슷비슷한 것들이나 작고 별 볼 일 없는 것들을 의미합니다. 도토리는 억울할 수 있지만 비유적 표현이니 어쩔 수 없어요.
수학 점수 100점을 기준으로 했을 때, 40점과 43점은 우수한 성적은 아니에요. 그런데 서로 잘났다고 투닥투닥대죠. 이런 도토리들이 서로 누가 더 큰 지 비교하는 상황이 다른 사람에겐 우스꽝스럽게 보일 수 있죠. 그래서 이런 상황을 어리석게 표현하거나 부정적으로 묘사할 때 많이 사용됩니다. 비슷한 관용 표현 알아볼게요.
오십보 백보
: 전쟁 상황에서 도망치는 사람들 중에 오십 걸음을 도망간 사람과 백 걸음을 도망간 사람이 있습니다. 오십 걸음을 도망간 사람이 백 걸음을 도망간 사람을 비웃는다면 어떨까요? 도망가지 않은 사람이 비웃으면 몰라도, 어차피 둘 다 도망간 건 똑같으니 비웃을 자격이 없다고 하겠죠. 고만고만한 상황을 비교할 때 사용됩니다.
(예) 5분 지각하나 10분 지각하나, 오십보 백보야.
도긴개긴
: 윷놀이에서 나온 말로 '도찐개찐'이라는 잘못된 표현으로도 많이 사용됩니다. 윷놀이를 할 때 '도, 개, 걸, 윷, 모' 규칙에 따라 칸을 이동합니다. 여기서 '도'가 나오면 1칸, '개'가 나오면 2칸 움직이는데요. 이 둘이 별 차이가 크지 않고 비슷비슷하다는 뜻으로 부정적인 상황에 많이 쓰입니다.
(예) A는 30점이고 B는 35점이니, 도긴개긴이구나!
너무 치열해서 의미 없는 비교들
두 번째 상황에서 사용된 '도토리 키 재기'는 비슷비슷하여 견주어 볼 필요가 없음을 이르는 말이에요. 첫 번째와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상황입니다. '아이폰'과 '갤럭시 폰'은 세계 최고의 스마트폰 브랜드입니다. 둘은 앞에서 말한 '작고 별 볼 일 없는 것'과는 달라요. 여기선 '성능'이란 키워드로 보았을 때 둘의 차이가 크지 않다는 뜻입니다.
그렇다고 둘이 똑같지는 않습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성능'이 아닌 다른 키워드로 비교해야겠죠. 특히 SNS로 인해 무한 비교와 경쟁에 노출된 요즘 시대일수록 무의미한 비교로 스트레스 받을 필요 없어요. 우선 자신만이 가진 가치와 매력을 생각하며 더 성숙해지는 과정에 집중하세요. 비슷한 관용 표현 알아볼게요.
막상막하
: '없다 막(莫)', '윗 상(上)', '없다 막(莫)', '아래 하(下)'가 합쳐진 말로 위아래의 차이가 거의 없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위는 더 나은 상태, 아래는 더 못하는 상태를 의미해요. 그 차이가 희미할 정도로 비슷비슷한 상태라는 뜻입니다. 보통 치열한 승부에서 서로를 칭찬할 때 사용됩니다.
(예) 일 등과 이 등의 달리기 실력은 막상막하야!
난형난제
: '어렵다 난(難)', '형 형(兄)', '어렵다 난(難)', '아우 제(弟)'가 합쳐진 말로 누구를 형이라 하고, 누구를 아우라 하기 어렵다는 뜻이에요. 여기서 형이 조금 더 나은 사람, 동생이 조금 부족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데, 둘을 구분하기 힘들 만큼 실력이 비슷하다는 의미입니다. 보통 둘 모두 훌륭할 때 사용됩니다.
(예) 결승전에서 만난 두 선수의 실력은 난형난제다!
내가 만든 요즘 관용어
구독자 10명인 채널끼리 저격한다
: '구독자 10명'은 아직 영향력이 별로 없는 채널, 즉 작고 보잘 것 없는 '도토리'를 의미합니다. '구독자 15명'인 채널이 '구독자 10명'인 채널을 무시하고 공격하는 상황은 큰 의미가 없어요. 각 채널이 서로 성장하고 영향력을 갖도록 응원해 주는 게 더 효과적입니다.
콜라나 사이다나
: 달고 짠 음식들 때문에 청소년 비만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어요. 여기서 탄산음료는 몸을 해치는 '도토리'라고 할 수 있어요. 그래서 콜라를 먹지 말라고 하는데, 사이다는 괜찮겠다고 생각하며 먹는다면 어떨까요? 둘 다 몸에 좋지 않은 탄산음료니 큰 차이가 없습니다. 차라리 설탕이 적게 들어간 '제로 음료'를 먹으면 좀 낫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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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나 제미나이나 AI 쓴 건 똑같다
: 선생님이 수행평가 과제를 내며 "챗GPT 쓰면 안 된다!"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때 한 학생이 "제미나이는 써도 되나요?"라고 물으면 선생님은 어떻게 대답할까요? 둘 다 어차피 생성형 AI 쓴 건 똑같으니 안 된다고 말씀하시겠죠. 그게 그거라는 의미입니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이나
: 학생들에게 요즘 가장 좋아하는 SNS가 무엇이냐고 묻습니다. 그런데 학생들은 많은 고민을 합니다. 유튜브에서 숏츠도 많이 보고, 인스타그램에서 릴스도 많이 보며 시간을 보내기 때문이죠. 모두 좋아해서 우열을 가리기 힘든 상황을 표현하는 말입니다.
+ 여러분도 만들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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