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 문장 교정·교열에 대한 책
*두마디: 문장이 꼭... 깔끔해야 하는가...
*추천대상: 교정보실 분
*이미지: 자와 각도기 (반듯하게....)
*깔때기: 내 문장 상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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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국어 정서법 (맞춤법) 강의 들었던 것이 생각났습니다. 이 책을 교재로 딱딱하지 않게 그 수업을 다시 듣는 기분이었습니다. 심플하고 유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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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팔자주름이 깊습니다. 원래는 큰 입으로 활짝 웃다보니, 생긴 것인데, 지금은 가만히 있어도 티가 남을 정도로 화석처럼 깊게 남아있습니다. 사진 찍으면 친절한 분들은 포토샵으로 꼭 팔자주름을 없애주십니다. 정말 '깔끔'하고 매끈해보이지만... 뭔가 어색해서 항상 다시 살려달라고 합니다. 없애는 것이 객관적으로 더 좋아보일 지 모르지만, 제 마음에는 들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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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비문과 오류는 없애야겠지만, 조금은 효율적이지 못한 습관들, 불필요한 습관들이 모여서 그 사람의 문체를 만드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습관으로 이루어져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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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인 작가님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모두 획일화된 문장보다는 각자의 문장, '내 문장'을 좀더 응원하고 싶습니다. 뭐... 급식체도 쓰는 판국에...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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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이 쓴 문장이든 내가 쓴 문장이든 문장을 다듬는 일에는 정답이 없다. 맞춤법이나 띄어쓰기처럼 맞고 틀리고를 따질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에 그렇다. (...) 내가 문장을 다듬을 때 염두에 두는 원칙이라고는, '문장은 누가 쓰든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위에서 아래로 순서에 따라 쓴다' 뿐이다. p.10
- 그러니 편견은 의심할 수밖에 없는 내가 아니라 늘 확신의 편에 설 수밖에 없는 글쓴이의 몫이 아니겠는가. 자신의 문장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편견 말이다! p.26
- 문장의 주인은 문장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 주어와 술어라는 사실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러니 문장을 통해서 '쿨해질' 수 있는 건 글쓴이가 아니라 주어와 술어일 뿐이다. p.52
- 에게 있어
- 같은 경우에
- 하는 데 있어
- 있음에 틀림없다
- 언어가 개인의 것일 수 없겠지만 어쨌든 대부분의 발화는 개인의 입을 통해 이루어지고 대부분의 문장 또한 개인의 손끝에서 나오는 것이니 말이나 문장에는 개인의 목소리가 들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선생님이 들려준 이야기에는 '개인의 목소리'가 들어 있지 않더군요. p.118
- 이 악순환을 끊는 방법은 무수한 비문과 오문을 쓰는 실험을 통해 나를 표현하는 다른 방법을 찾는 것이 안일까요. 다른 시간과 공간, 그러니까 다른 거리감과 감수성을 찾는달까요. 그것도 최대한 즐겁게 말이죠. p.139
- 문장을 쓸 때 유의해야 할 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주어와 술어가 호응하도록 배치해야 하고 관형사나 부사처럼 꾸미는 말은 각각 체언과 용언 앞에 제대로 놓아야 하며 수와 격을 일치시켜야 하는 등 신경 써야 할 것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 있다. 너무 당연해서 원칙이라고 여기지 못하는 원칙. 그건 누구나 문장을 쓸 땐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그리고 위에서 아래로 읽어 나간다는 얘끼와 다르지 않다. 실제로 문장을 읽는 방법은 그것밖에 없다. 그러니 문장을 쓰는 방법도 그와 다를 수 없다. p.1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