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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나를 중심으로 미디어 읽기 (이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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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화

표지가 참 맘에 든다. 다 읽고나니 보인다.
키워드가 딱 4개.
미디어 / 읽기 / 나 / 중심
이 네 단어를 조합하면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이 뭔지 알게 된다.


현대인에게 미디어는 물이나 공기보다도 더 가까운 존재같다. 미디어라고 해서 거창한 말 같지만 결코 어려운 말이 아니다. 재미있는 현상이 있다. 요즘엔 카페에 가도 친구들이 각자 핸드폰만 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 지하철을 타면 각자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거나 인터넷 검색을 한다. 모두 나름의 미디어를 즐기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는 하루에 무수히 많은 미디어를 접하고 있다. 인터넷, 책, 영화, 티비, 핸드폰, 웹툰, 게임 등의 형태로 말이다.


저자는 미디어를 보는 방식에서 '읽는' 방식으로 나아갈 것을 주장한다. 즉 적극적인 읽기를 주장한다. 적극적인 읽기란 미디어의 중심에 자아가 있는 것이다. '나'를 중심으로 미디어를 읽는 것은 주위와 상관없이 그 자체로 존재하는 '나' 에 포인트를 두기 때문에 실존주의 철학과도 맥락을 함께한다.


좋은 작품, 베스트셀러와 상관없이 나의 상황에 맞는 작품과 미디어를 고르고 나에게 맞는 의미를 찾으면 된다. 보편적인 미의 기준을 들먹거려도 결국 나에게 아름다운 사람은 따로 있듯이 모든것은 대상 자체가 아닌 대상을 바라보는 나의 인식의 문제다.
그 "작품"은 어떠니? vs 그 작품에서 "무엇을 보았니"


내가 생각하고 표현하고 구성하며 결국 알아가는 것은 ‘나’ 이다.
내가 더 나를 잘 알아가려고, 피아제 동화와 조절의 과정이나/ 헤겔의 정-반-합의 과정을 걸쳐가기 위해서는 내가 아닌 타인이나 사회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래서 토론이 필요하고, 다른사람과의 소통의 장이 필요한 것이다. 또한 소통하면서 즐거움도 얻을 수 있고, 나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글쓰고 말하는 과정을 통해서 내 생각도 정리되는 법이니까. 일석 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그러나 결국 모든 것은 나의 행복과 재미와 자존감의 문제로 귀결된다. 결국 나 좋으려고 하는 것이다.


책에서는 다양한 미디어의 특성을 뷔페 시식코너 처럼 "자~ 어떤것을 먹어보시겠습니까" 라고 제시해놓고 있으며 중간중간 부모나 교사들에게도 유용한 정보나 예시 활동지가 함께 제시되어 있다. 참으로 친절한 책이다.


교사인 내가 특히나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목차 바꾸기 부분이다. 이것은 <나만의 목차로 의미 재구성하기> 라는 챕터인데 유시민의 <국가란 무엇인가>를 바탕으로 작가가 재구성한 부분이었다. 평소에 존경하는 유시민작가의 책인데도 이렇게 바꿀수 있구나 라는 생각에 머리에 전구가 켜지는 느낌이었고, 학교에서 학생들과 수업시간에 활용해보면 정말 의미있고 재미있는 독서활동이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추가로 말하자면.....인문학 서적인데 재미있다.
작가의 유머감각과 위트가 느껴져서 중간중간 빵 터지는 부분이 있다. 개인적인 에세이와 인문학이 섞인 느낌이 들어 술술 읽힌다. 가장 좋아하는 단어가 '균형'이라는데 읽는 내내 어느 하나에 치우치지 않는 느낌이 객관적인 사회자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 균형의 중심에 있는 것은 언제든 '나'라는 것이다.


책은 아이들에게도 꼭 읽어보라고 하고 싶다. 세대가 뒤로갈 수록 더 많은 미디어들이 생기고 결합하겠지.. 미디어에 흔들릴때마다 옆에 두고 읽고 싶은 책. 꼭 꼭 되새김질 해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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