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화개 지화 Aug 01. 2022

광고를 쥐뿔 정도 아는 여자애가 광고회사를 창업한 이유

(feat. 객기가 꿈이 되기까지)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


미약한 시작, 그리고 점점 섬세해져 가는 그림들.  

[광고회사 화개기획]의 그림들을 하나씩 그려가면서 문득 떠오르는 생각 하나.

.

.

.

음. 나는 이 회사를 왜 창업하게 되었을까.

.

.

.

아니다.


내 회사가 아닌, '우리들의' '우리를 위한' '우리에 의한' 회사.


화개기획


그 시작은 어디서부터 였을까.


원래 작게 시작해서 일을 크게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광고회사를 이제 1년 넘게 운영해 본 초보 사장으로서.

아직도 광고에 대해 하나하나 찾아보고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문득 글을 통해 우리들의 이야기를 남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왜?


그냥. 왠지 재밌을 것 같으니까.

화개기획을 창업한 이유도 마찬가지였다.


왜?


그냥. 재미있을 것 같으니까.


그리고 거기에 한가지 이유 더.


내가 사랑하는, 내게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할 수 있으니까.


중앙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다. 나름 대학에서 밀어주는 과라고는 하는데 다른 대학교 졸업생들과 비슷하게 별 다를 게 없었다. 그런 말 있지 않은가. 대학 졸업장이 밥 먹여주지는 않는다는 말.


(물론 어느정도 범위안에서는 꽤 도움을 주는 것도 있긴 하다만.)

내가 대학교 입학했을 당시에만 해도, 이 대학교의 이 학과를 다닌다고 하면 우와 거기 유명한데 아니에요? 라는 말을 거짓말 안치고 족히 50번은 넘게 들은 것 같다. 심지어 같은 대학을 다니는 다른 과 사람들에게도...


영상편집기술을 알려주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편집능력이나 사진을 감성적으로 찍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도 아니었다. 졸업을 할 때즈음 되니, 다들 공무원 시험, 로스쿨 준비, 언론고시 준비, 대기업 취업 등 다들 분주해보였다.


반복되는 수업과 함께 그럴듯한 과제 제출을 하며 시간은 흘러갔지만, 다른 전공 수업들도 50학점 이상을 들어가며 나름 다양한 소양을 쌓으려고 했지만 내게 학문적으로 남는 건 딱히 없었던 것 같다.


영화감독을 꿈꾸며 발을 내딛은 대학교는 글쎄. 좋은 인연을 만들어준 고마운 공간인 건 확실하지만, 학교의 커리큘럼이나 교육이 내게 가져다 준 효과는 여전히 잘 모르겠다.


물론 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봄, 교정을 걷다보면.

같은 하늘 아래 동기들과 눈과 호흡을 맞추며.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도란도란 나누며.

시시콜콜한 잡담마저도 어찌 그리 재밌는지.

함께 공유한 스무살의 찬란한 추억들을 생각하면.

시간을 돌이켜도 버리고 싶지 않은 순간들이다.

.

.

.

무튼 어쩌다가 나는 광고회사를 차리게 되었을까. 라는 의문에서 여기까지 의식의 흐름이 이어졌는데 중요한 건 이거다.

광고커뮤니케이션 수업을 몇 번 듣기는 했다만, 각종 논문과 학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이론을 공부하고 외우는 것. 프린트에 줄을 쳐가며 외웠던 지식들은 이미 공중에 분해되어 사라진지도 오래였다. 


그런데 왜 광고학과도 아니고, 사실 관련 지식이 많이 없는, 쥐뿔 정도 겨우 아는 여자애가 굳이 광고회사를 차려서 고군분투하고 있을까. 이 이야기를 앞으로 그려볼까 한다.


여기서 핵심은 '쥐뿔'인데, 원래 쥐뿔도 모를 때는 그냥 무작정 부딪혀보고, 이제 조금 알 때 즈음에는 알게 된 것들을 정리해가면서 쌓아나가면 된다. 그럼 그게 자산이 되고,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단단해지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무조건 작게 시작하자. 작게 시작해서 조금씩 뻗어나가자.

성장할 수 있는 만큼 조금씩.
하지만 멈추지 말고 정성스럽게.


이 회사를 차릴 때도 그런 마음으로 시작했다.


빛날화 華   열개 開


빛을 열다라는 의미로 시작된 광고 스튜디오.  


한번 해보자. 그까이꺼.

밝게 찬란하게. 하나씩 정성스레 만들다보면 아예 안 갖춰진 것은 아니니까...


'뭐 어떻게든 되겠지.'


데굴데굴. 진짜 어떻게든 하나씩 되고 있어서 매순간 신기함의 연속인 것 같다.


속에서 끓어오르는 밝은 기운에 힘입어.


한 걸음 두 걸음.

.

.

.

모여있는 사람들이 어떤 기운을 가지고 마음을 모으느냐에 따라 그 공간과 조직의 미래가 많이 달라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즉흥적으로 쓰게 된 이 이야기도 앞으로 이 스튜디오를 운영해나가면서 여러 부딪히는 상황들과 문제를 해결해나가면서 성장해나가는 과정들을 담으면서 어떻게든 완성이 되리라.


지난 세 달 동안만 생각해도 별의별 일들이 다 있었는데...


어디서부터 풀어나가야 할지 고민이지만 이 또한 어떻게든 한 문장 두 문장 풀어내리라. 이십대가 가기 전에 이 한숨과 웃음이 섞인 기록들이 삼십대로 가기전의 아주 찐한 온점.역할을 해주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이전 01화 2020년 12월, 나는 겁 없이 창업했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