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종이와 펜을 준비하면? 또다른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
중학교 때부터 아버지는 내게 신문사설 스크랩과 내용 정리, 그리고 사설에 대한 내 의견까지 정리하게끔 하셨다.
아버지의 점검 방식은 간단했다.
3일에 1번.
내가 신문사설 스크랩과 정리를 제대로 했는지 확인하신 후에, 사설 안의 한자어의 뜻까지 제대로 알고 있는지 확인하시곤 했다.
엄격했던 아버지였기 때문에, 중학교 때는 반강제적으로 매일 정리했다면.
고등학교 때는 공부보다는 신문사설을 읽고 정리하는 게 더 재미있고, 보람이 있었기 때문에 꾸준히 고 3 때까지 할 수 있었다.
처음에 정리를 시작했을 때는 2시간이 넘게 걸렸었는데, 점점 빨라지더니 어느 순간부터는 30분 정도면 사설에 대한 찬성의견, 반대의견을 정리하고 전체적으로 내가 어떤 의견에 속하는지에 대한 주장과 근거를 정리할 수 있었다.
그 훈련의 시간 덕분에 빠른 속도로.
글을 읽는 습관과 문맥을 파악하는 능력을 얻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 능력의 효용성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현재 내가 운영하는 광고회사의 주 수입원인 브랜드 블로그 운영, 블로그 작가님들을 양성하고, 중앙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 들어가는 것 모두...
신문사설을 스크랩하고, 내용을 정리하면서 얻게 된 내공이 발판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것을.
요새 더욱 체감하고 있다.
내가 관리하는 블로그들이 잘 되는 이유.
블로그로 유입된 고객들이 실소비자로 이어지기까지.
회사와 제품이 추구하는 가치에 대해 낱낱히 파헤치고, 이를 정리해서 아름다운 디자인과 문구로 알리는 힘.
짧지 않은 훈련의 기간을 통해 감각을 다지고, 정교하게 만들어 지금의 '나'를 있게 했다는 것을.
다양한 학생들의 글 첨삭, 친구들의 회사 자기소개서 준비를 도와주고, 작가님들에게 블로그 작성 방법을 알려드리면서.
더욱 깨닫게 되는 것 같다.
어느새부턴가, 글을 하나씩 해체하고, 씹어먹는 모든 과정들이 내게는 취미가 되었기에.
너무나 소중한 습관이 내게도 있다는 것을.
그래서 1호점 화개기획, 2호점 화개 쉐어하우스에 이어, 글을 읽는 방법과 정리하는 방법, 쓰는 방법까지 알려주는 화개 3호점 글쓰기 학원을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다양한 사람들의 자기소개서 첨삭을 도와주고, 블로그 글들을 하나씩 기획하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드는 것 같다. 내가 대신 해주는 것도 물론 재미있고 보람도 있지만, 글을 쓰면서 차오르는 영감과 구조화되는 여러 형태의 아이디어들은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기에. 그 방법을 제대로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쓰면서 그 글과 글을 작성하면서 자라나는 통찰력은 작가의 것이 되기에.
누군가에게 부탁하는 것보다는 본인이 직접 스스로의 '자아'와 부딪혀가면서 쓰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글을 쓰다보면.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드러나기 때문에.
요즘에 많은 사람들에게 화자가 되고 있는, '메타인지'도 자라나게 된다.
내가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을 구분하는 인지능력.
잘하는 것을 더 잘하게끔 만드는 능력 또한 이 '글쓰기'를 통해서 향상시킬 수 있다.
이를 통해 내가 원하는 '미래'가 어떤 모양일지도.
내가 그 '미래'에 어떻게 도달해야 할지. 걸어야 하는 여정 또한 '글'을 통해 나타낼 수 있기에.
그리고 그 여정에 꾸준함이 더해져, '습관'까지 만들 수 있다면.
분명 인생은 내가 예상치 못했던 '선물'같은 미래를 가져다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