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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wain Feb 15. 2022

영화 『러시: 더 라이벌』과 경쟁 속 성장

hwain_film 추천 no. 13

제목: 러시: 더 라이벌

감독: 론 하워드

출연: 크리스 헴스워드, 다니엘 브륄, 올리비아 와일드 등

네이버 평점: 9.06

개봉: 2013


 영화의 매력은 진입장벽이 높은 문화를 비교적 가볍게 즐길 수 있게 해 준다는 점이다. 마니아층이 분명한 이색 스포츠도 감독의 연출로 완성된 부드러운 시퀀스 속에서 친근감 있게 다가온다. 쫄깃한 라이벌 구도로 F1의 세계를 보여준 실화 영화, 러시: 더 라이벌을 소개한다.


 1.  다채로운 억양, 그래서 더 재미있는 말다툼


 이 작품에서는 두 명의 주인공이 등장하는데 이 둘은 외모부터 성격, 심지어 억양까지 완벽하게 상이한 인물들이다. '헌트'는 영국인 출신의 탕아 이미지를 가진 잘생긴 호색가, '니키'는 오스트리아의 전통적인 부자 가문 출신의 모범생이다. 서로 완벽하게 다른 이미지와 터질듯한 승부욕 때문에 둘의 사이가 좋을 리 없었고 서킷 안팎 할 것 없이 만나기만 하면 다투는 사이가 되었다. 이들은 주먹다짐 한 번 없이 각자의 입담으로 서로를 비난하는데 헌트는 영국식 발음으로, 니키는 독일식 영어 발음으로 신랄하게 디스 한다. 숨 막히는 레이싱 장면과 어우러지는 서킷 밖 재치 있는 말다툼은 영화에 흥미를 더한다.


 2. '포드 v 페라리' VS '러시'


 영화 '포드 v 페라리'를 재밌게 본 사람들에게 반드시 추천하지만, 두 영화의 매력이 서로 다르기에 무조건 재밌게 보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포드 v 페라리'가 한 남자의 장인정신과 열정에 집중했다면 '러시'는 라이벌 구도의 두 사나이들의 우정과 숨 막히는 승부의 세계를 담는다. 확실히 레이싱 장면은 '포드 v 페라리'가 압도적이지만, '러시'는 레이싱에서의 양강 구도를 스릴 있게 다루며 재미를 준다. 이 작품은 두 인물과 그들의 승부욕에 대해 집중한다. 두 영화 모두 진입장벽이 꽤 높은 레이싱이라는 장르를 친근하면서도, 실제 경기장에 온 듯 생동감 있게 연출했다는 점에서 봐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3. 레이싱의 매력


레이서들은 스포츠 선수들 중에서 가장 죽음과 가까이에 있다. 그들은 빠른 서킷을 기준으로 평균 시속 약 250km를 기록한다. 핸들이 약간이라도 틀어져 차체가 벽에 살짝이라도 닿으면 끔찍한 사고로 이어진다. 한 경기당 그들의 사망 확률이 20%나 된다는 점에서 그들이 얼마나 죽음과 가까운지 알 수 있다. 내일이 없는 듯 사는 사람들, 그들의 눈동자에 반짝이는 생명에 대한 갈망은 활력이 되어 여성이든 남성이든 할 것 없이 그 매력에 빠지며 대중들은 열광한다. 속도를 늘리고, 기록을 단축시키기 위해서 목숨까지도 거는 그들의 배수의 진에서 잠자던 사나이 본능이 꿈틀댄다.


 4. 라이벌


 라이벌(rival)의 어원은 오늘날 개천(river)을 뜻하는 라틴어 '리버리스(rivus)'에서 왔는데, 이는 '좁은 개천을 사이에 두고 서로 경쟁하는 사람들'을 뜻한다. 이를 다시 풀이해보면 두 경쟁자 사이에 좁은 개천 하나 지나갈 정도로 서로가 가까운 사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싸우다 보면 정든다'는 옛말처럼, 오랫동안 다투다 보면 이기기 위해서 분석해온 서로의 데이터가 축적되면서 좋아하지도 않는 서로에 대해 깊이 알게 된다. 그렇다고 승부의 긴장감이 느슨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경기장 밖의 상대를 존중하고 승부가 끝나면 서로를 위해 박수를 보낼 때 두 라이벌은 승부 너머의 뜨거운 동료애를 실감한다. 냉혹한 승부의 세계에서 선의의 경쟁으로 서로를 성장시킬 라이벌이 옆에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축복이 아닐까. 


 5. 한 줄 평- 서로의 뒷바퀴가 아닌 앞모습을 마주친 순간 느껴지는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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