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 it be
살다 보면 좋은 일도 이상한 일도 일어나기 마련이다. 항상 좋은 일만 있으면 좋겠지만 때로는 공평하게, 때로는 너무할 정도로 나쁜 일이 일어난다. 알아두면 쓸모 있는 두 번째 이야기는 Let it be, '순리에 맡기는 삶'에 대한 이야기다.
순리대로 산다는 것은 온 우주에 자리 잡은 질서에 몸과 마음을 맡기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혹은, 나답게 사는 것과 동일선상에 놓여 있다고 봐도 될 것이다. 우리는 이런 모습의 삶을 동경하고 지향하지만, 실제로 인생을 순리에 맡기는 삶은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그래서 'Let it be' 하며 살기 위해서는 다음 세 문장을 항상 떠올릴 필요가 있다.
1. 잘 되면 무조건 내 탓, 안 되면 무조건 조상 탓.
어릴 적부터 그렇게 하지 말라고 교육받아온 이 운명론적 태도는 오히려 순리에 맡기는 삶을 위한 초석이 된다. 인생을 살다 보면 최선을 다했는데도 원치 않는 결과를 맞이할 때가 있다. 그럴 땐 골이 깊은 아쉬움이 생겨 누군가를 원망하고 싶어 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미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고, 주사위가 내 손을 이미 떠났다면 정해진 결과에 대한 책임은 이제 내가 아닌 운명에게 있다. 설령 그것이 아니더라도 그렇게 생각하는 편이 자아에게 안전하다.
내 노력이나 능력을 탓하는 것보다 차라리 내 운명을 탓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이롭다. 게다가 이미 최선을 다했다면 주어진 결과에 승복하는 편이 다가올 후반전을 대비하는데 도움이 된다. 마음에 들지 않는 결과에 대해 내가 아닌 운명을 탓하는 건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비하로부터 시작되는 '절망'을 회피하는 것에 가깝다. 고생한 자기 자신을 비하하기보다는 다음 기회의 가능성을 활짝 열어두며 전력을 가다듬는 것이 더 발전적이며 전략적인 태도다.
혹시 아는가? 후반전에는 내 운명이 성공을 가리킬지.
2. 나의 잠재력을 믿기
내가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 잘 될 거라는 믿음은 순리대로 사는 삶에 재미와 활력을 준다. 지금 당장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은 실패했을 때의 실망감으로 돌아오지만, 언젠가 잘 될 거라는 믿음은 지금 당장의 결과물에 실망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오히려 삶에 즐거움을 가져다준다. 조금이라도 인생에 실마리가 풀리는 일이 생기면 '역시 나는 잘 되는구나'라며 혼자서 자축할 수 있고, 갑자기 인생이 난코스에 돌입해도 '나중에 반드시 좋은 일이 생길 거야'라는 믿음이 당신의 인생에 튼튼한 안전벨트를 매어줄 것이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인생에 소소한 의미들을 하나둘씩 부여하다 보면 어느새 순리대로 사는 인생의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다. 언젠가 터져 나올 나의 잠재력을 믿고, 인생의 내비게이션에 행복이라는 목적지 기입해 군말 없이 순순히 따라가는 것이야말로 진정 'Let it be' 하는 삶이 아닐까.
3. 인생에 장(Chapter)이 있다고 생각하기
인생은 그 끝을 알 수 없는 길고 긴 생방송이자, 수많은 출연자들의 등장과 퇴장이 반복되는 '원맨쇼'다. 주연배우도, 감독도, 시나리오 작가도 모두 당신인 이 원맨쇼에 장(Chapter)도 없고, 인터미션(*극 중 휴식시간)도 없다면 얼마나 난잡하고 지루한 작품이 탄생할까.
인생이라는 작품은 주연배우의 중도 하차만 없다면 최대 100년을 넘나드는 분량이 쌓일 수 있기 때문에 그 결말을 쉽게 예측할 수 없고, 감독(본인)마저도 마지막 장면을 촬영하기 전까지 이 작품이 희극이었는지 비극이었는지 단정 지을 수 없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이 100년짜리 작품의 마지막 장면까지 무사히 상영하는 것이다. 주인공의 중도 하차나, 감독의 촬영 포기 없이 마지막 장면까지 무사하게 찍고 완성물을 상영하는 것이 이 작품의 목적이자, 존재 이유다.
그런데 '당신'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100년을 넘나드는 특급 분량의 작품이 완성되려면 대본은 없더라도 챕터의 구분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야 출연 배우들도, 감독인 당신도 중간에 지쳐 포기하지 않고 작품을 완성시킬 수 있다.
하나의 작품은 여러 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각각의 장에는 웃음이 넘치는 즐거운 장도, 눈물이 흥건한 슬픈 장도 있다.
순리대로 산다는 건 각양각색의 장으로 구성된 당신의 작품을 무사히 완성하는 것이다. 행복하고 즐거운 내용이 담긴 장으로만 구성해보려고 억지를 부리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담긴 장들로 작품을 표현할 때 완성도는 더욱 짙어진다. 슬픈 내용만 담긴 장이든, 좋은 장면으로만 이루어진 장이든 모든 촬영이 끝나야 하나의 작품이 된다.
그러니 오늘의 슬픔과 어제의 기쁨이 길게 이어지든 짧게 잊히든 서로 다른 장이었다고 생각하고 이어질 다음 장을 준비하자. 다음 장은 행복하고 즐거운 내용일지도, 끔찍하게 절망스러운 내용일지도 모르겠지만 당신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계속 흘러갈 뿐이다. 당신의 작품이 희극인지 비극인지는 엔딩 장면에 따라 결정된다. 어차피 마지막 장면에서 작품의 장르와 분위기가 결정되니 일단 완성하는 데에만 집중하자. 감독(당신)의 컷 싸인이 들릴 때까지.
순리대로 사는 삶은 욕심 없이 사는 것도, 모든 것을 다 내버려 두고 살자는 것도 아니다. 그저 최선을 다했음에도 절망하지 않고, 언젠가 발휘될 나의 잠재력을 믿고, 길고 긴 인생을 무사히 완주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그런 삶을 살고 있다고 스스로 확신하는 순간, 인생의 무게감은 한층 더 가벼워질 것이다. 그러니까 언제나 Let it 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