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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이 Mar 28. 2021

테슬라 주주가 드디어 되다.


2018년 가을, 테슬라 


2018년 가을 제주도 올레길을 걸으며 남편과 전기차 투자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전기차 투자를 해야 할 것 같은데 딱히 이거다 싶은 기업이 없다는 내게 남편은 전기차라면 당연히 테슬라 아니냐 되물었다.


난 미국 주식에서 CEO의 영향이 얼마나 큰 줄 아느냐며, 테슬라는 그냥 거르고 가야 한다 결연히 답했다.


실제로 당시 일론 머스크의 돌발 행동과 구설수는 엄청났다.


테슬라는 6분기 연속 적자에 시달리고 있었기에 주주들은 존버의 나날을 보내고 있었던 반면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 상장 폐지 계획을 트위터에 올려 주주들의 뒷목을 잡게 했고, SEC는 이를 문제 삼아 머스크를 사기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그에 앞서 만우절에는 테슬라가 자금난으로 파산했다는 간담 싸늘한 농담을 트위터에 올려 공분을 샀고, 이어 한 생방송 팟캐스트에 나와 인터뷰를 하며 마리화나를 피워댔다.


일론 머스크는 기행을 일삼으며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통제 불가 리스크 그 자체 같았다.


그가 한 번씩 기행을 저지를 때마다 테슬라 주가는 출렁였고, 테슬라 회계책임자, 수석 엔지니어 등 핵심 인재들이 줄줄이 회사를 떠난다는 소식도 이어졌다.


하지만 모든 것이 악재뿐인 거 같던 그 가을이 지나자 테슬라는 보란 듯 흑자전환을 이루며 성공 가도를 달렸다.


테슬라 주식으로 백만장자가 된 사람을 뜻하는 신조어 테슬라네어(Tesla-naire)가 등장할 만큼 주가는 크게 상승했고, 2018년 가을 투자 목록에서 제외한 지 2년 만에 주가는 10배가량 상승했다.


테슬라 주가는 그렇게 반전을 기록하며 고공 행진했고, 난 투자 시 남편에게 한 번씩 확인을 하는 습관이 생겨났다.


2021년 테슬라의 주가 하락


그렇게 계속 높이 오를 것만 같았던 테슬라 주가는 2021년 1월 900$ 고점을 찍고 2월 들어 전고점 대비 –20%가량 하락했다.


2021년 2월에는 테슬라 주요 투자자들의 주식 매도 소식이 있었고,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생산 중단 뉴스도 있었다.


주요 투자자들의 주식 매도 소식은 높은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과 펀드 비중 관리 측면이라 설명할 수 있었고, 반도체 부족에 따른 생산 중단은 전기차의 수요 감소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기에 큰 문제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2021년 3월, 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일명 나스닥 감사제 기간이 길어지며 다시 테슬라 주가는 전고점 대비 –30%가량 하락했다.


테슬라는 미국 금리 상승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과 비트코인 매입 등에 대한 우려가 부각된 가운데 전기차 시장 내 독주 체제에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의 본격 경쟁에 돌입한다는 부담을 받기 시작했다.


2021년 봄, 다시 테슬라


현시점에서 테슬라를 다시 주목하게 된 계기는 미국이 전기차 시대 개화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시절 연비 규제를 완화시키며 미국의 전기차 시장은 중국, 유럽 대비 뒤처졌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기후 문제 해결을 우선 과제로 삼고, 청정에너지와 저탄소 녹색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만큼 연비 규제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미국 자동차 업계의 전기차 시장으로 전환은 당연한 수순이 되었다.


또한, 2021년 1월 바이든 대통령은 미연방정부 기관이 물품이나 서비스를 조달할 때 미국산을 우선으로 하는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 보유 관용차 65만 대를 모두 전기차로 교체할 계획이며, 매년 5만 대씩 전기차를 구매할 예정이다.


특히 관용차로 정부가 구입하는 차량은 모두 미국산 부품 비중이 50% 이상이어야 하는데, 현재 미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기업은 테슬라와 GM 정도다.


그 밖에도 친환경 에너지 지원 정책을 담은 그린 액트(GREEN Act) 법안 통과가 추진 중이며, 발효 시 전기차 세제지원이 기존 대당 20만 대에서 60만대로 늘어난다.


이처럼 올해 미국 전기차 시장 수요를 자극할 요인이 풍부한 만큼 테슬라에 대한 관심은 다시금 커졌다.


게다가 테슬라는 올해 하반기 사이버 트럭 출시를 앞두고 있다.


미 자동차 시장 실적에서 픽업트럭이 차지하는 영향은 막강하고, 테슬라의 사이버 트럭 출시는 실적 향상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또한, 물류 시장 내 테슬라의 세미 트럭 진출도 기대되는 포인트다.


최근 머스크는 사이버 트럭과 관련해 오는 2분기 추가 내용을 공지할 것이라 밝힌 바 있어 2020년 전기 승용차 시장을 테슬라가 주도했다면, 2021년 하반기부터는 전기차 트럭 시장을 테슬라가 이끌 것이라 믿는다.


드디어 테슬라 주주가 되다.


이제 시작되는 미국의 전기차 시장과 자국 밀어주기를 결정한 미국이라는 든든한 뒷배, 그리고 하반기 출시를 앞둔 사이버 트럭과 세미 트럭, 고성장이 예상되는 에너지 사업부와 자율주행 기술 완성 이슈까지 테슬라는 여전히 관심 대상이다.


한 가지 흠이라면 주가가 너무 비싸다는 것이었는데, 드디어 고점 대비 –30%가량 테슬라 주가가 하락했기에 600$에 테슬라 주식 매수를 시작했다.


2018년 가을 전기차 시장을 생각했던 이후 늘 아쉬움이 컸던 종목이자, 넥스트 테슬라를 찾아 헤맸던 날들을 떠올려 보면 뭔가 오랜 목마름이 해갈된 기분이랄까.


앞으로 테슬라 주가가 바닥을 다지며 오를지, 더 떨어질지 장담할 수 없지만 이제 주주가 되었으니 예측했던 방향대로 테슬라가 쑥쑥 성장해 주기만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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