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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이 May 23. 2021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폭락을 겪다


가상화폐의 검은 수요일, 더 시커메진 일요일


7,000만 원을 웃돌던 비트코인은 2021년 5월 19일, 검은 수요일 단 하루 동안 전날 대비 -25% 이상 하락하며 한순간 4259만 원까지 찍었다.


이더리움은 전날 대비 -40% 이상 하락했고, 500만 원을 넘던 가격은 260만 원까지 내려갔다.


비트코인 급락에 과도한 트래픽이 발생하면서 거래소 시스템도 뻗어버렸다.


나스닥 상장사인 미국 대형 코인 거래소 코인 베이스에선 접속 장애가 발생했고, 국내 업비트에서도 입출금이 일시 중단되면서 전송 지연 현상이 발생했다.


가상화폐 폭락 원인으로 크게 2가지가 언급됐다.


테슬라 차량 구매 시 비트코인으로 결제가 가능하도록 하겠다며 비트코인 폭등을 불러온 일론 머스크가 돌연 비트코인 결제 중단을 발표하면서 비트코인 하락이 시작됐다.


여기에 중국이 가상화폐 시장 과열을 경고하며, 가상화폐 관련 서비스 단속에 나서면서 하락은 급락으로 이어졌다.


중국은 2017년 자국 가상화폐 거래소를 폐쇄했고, 2019년 6월 국내외 가상화폐 거래소와 코인 관련 관련 웹사이트를 차단했었다.


그런데 이번엔 한걸음 더 나아가 금융기관 가상화폐 관련 서비스를 전면 금지했고, 이어 자국 내 가상화폐 채굴까지 금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급하게 오른 만큼 급락이 발생하며, 거품 붕괴 불안감이 커졌다.


그나마 투입할 총액을 적게 잡아두고, 나눠서 추가 매수를 했다는 것이 다행이라 여기며 안도했던 시간도 잠시.


며칠 뒤인 5월 23일 일요일 저녁, 가상화폐 채굴에 대한 중국 정부의 강력한 규제 확정 소식이 전해지면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검은 수요일의 저점을 깨고 더 하락했다.


비트코인 전도사, 고란 기자의 강제 청산 


고란 기자를 처음 봤던 건 KBS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에서였다.


당시 경제 관련 소식을 쉽고도 정확하게 전달하는 고란 기자가 무척이나 인상적이어서 이름과 소속이 어디인지를 유심히 봤던 기억이 있다.


이후에도 고란 기자의 방송이나 기사 등은 찾아보곤 했는데, 1달 전쯤 오랜만에 팟캐스트 경제의 신과 함께에 출연하셨다.


그녀는 중앙일보를 퇴사하고, 1인 미디어로 유튜브에 알고란 tv를 개설하며 코인 전도사로 파격 변신해 있었고,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포지션을 가감 없이 밝혀 또 한 번 깊은 인상을 남겼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관한 소식이 궁금할 때면 알고란 tv를 통해 영상을 찾아보기도 했는데, 검은 수요일 이후 어떤 생각일지 궁금해 유튜브에 들어갔다 깜짝 놀랐다.


대출 플랫폼을 쓰고 있는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이 30% 이상 떨어질 거라 생각을 못 했고, 이로 인해 강제 청산을 당했다는 것.


청산을 당하지 않으려 조치를 취하려 했을 땐 시스템이 마비되어 대응에 실패했다는 거다.


자산이 8분의 1토막 나며 무려 38억이 사라졌다는 소식에 내 마음이 다 아파왔다.


아니, 어떤 레버리지를 쓰면 저렇게 되지? 대출 비율이 80%라니? 그것도 변동성이 이렇게 큰 코인 시장에서..라는 생각보단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대한 믿음이 상당했다는 반증처럼 보였다.


80% 수익 매도 후 급했던 재진입 


코인 시장의 하락을 나 또한 온몸으로 맞았다.


지난 4월 280만 원대의 이더리움 투자를 처음 시작했고, 500만 원까지 급하게 오르길래 운 좋게도 단시간 80%가량 수익을 보고 전량 매도했다.


재매수 기회를 노리던 중 좀처럼 떨어지지 않던 이더리움의 가격이 조금 떨어지자마자 참지 못하고 재매수를 시작했다.


평단가의 –5%, -10%, -15% 등 5% 간격으로 –35%까지 추가 매수를 걸어두고 설마 –35%까지 내려가겠나 싶어 잊고 있었다.


그러던 검은 수요일인 5월 19일 저녁 갑자기 체결 알람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매수를 잘못 걸어놨나? 싶어 업비트를 열어보니 엄청난 벼락이 치고 있었다.


더 떨어질 것 같아 –20% 이하 걸어둔 내역은 삭제시키려 하는데 업비트 시스템이 느려 터지더니 결국은 걸어놓은 물량이 죄다 체결되어버렸다.



투자 자산으로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검은 수요일과 더 시커메진 일요일을 보내며 한바탕 거품이 꺼지는 듯한 비트코인, 이더리움을 투자 자산으로서 다시 한번 생각해 봤다.


주식이라면 돈을 잘 버는 기업에 투자했겠지만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투자가 실적에 기반한 매매는 분명히 아니었다.


그렇다면 왜 투자를 했을까?


주식 투자로 안정적으로 받는 20~30%의 수익이 한순간 하찮아 보였던 욕심도 있었지만 가장 큰 이유는 투자 자산으로서 인정하는 시장의 동의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누군가 비트코인을 예술품 매매에 비교한 것이 무척 공감 갔다.


생전에 인정받지 못했던 작가의 작품이 사후 예술로 평가되며 가치를 부여받고, 가격이 높아진 것은 정확한 가격을 산정할 근거보단 소장 가치가 있다 생각하고, 귀하다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또한 과거 큰 폭락을 겪고 다시 최근 높은 가격까지 오를 수 있었던 것은 가치를 인정하고, 필요로 하는 수요가 분명히 있음을 뜻한다 생각한다.


하지만 급하게 오르면 그만큼 급락이 이어진다. 거침없이 올라가는 주식일수록 하락의 골이 깊었고, 코인 시장도 마찬가지였다.


골의 바닥이 어디인지 우리는 모른다. 우량주라면 즐거운 마음으로 추가 매수에 들어갔겠지만,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대해 우량주만큼의 확신은 아직 없다.


그런 이유로 적은 비중으로 투자했기에 공포에 질려 현시점에서 전량 매도할 이유도 없다.


다만, 앞으로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자산 배분의 수단으로 보유하지만, 급격한 변동성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기에 당분간 비중을 유지하며 시장을 관망하려 한다.


© WorldSpectrum,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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