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책이 나온다. 제목은 "미국 주식 투자 습관 - 퇴근 후 30분, 연봉 버는 루틴"
2021년 6월 18일 출판 계약 후 1년이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쉼 없이 달려 2022년 3월 15일 출간 예정이다.
‘콘텐츠 만들기’ 목표 구체화하기
미국 주식 투자 외 새로운 파이프라인에 대한 고민 중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어보자 생각했다.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콘텐츠는 무엇이 있을까 생각했을 때 가장 많은 관심과 시간을 쏟고 있는 분야는 단연 미국 주식이었다.
투자 목적과 과정, 결과 등을 정리해 남기고 싶다는 욕구도 있었고, 투자 기록을 관리하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었다.
미국 주식으로 콘텐츠 주제를 정하고 난 뒤에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전체적인 주제를 잡고, 주제에 따른 목차를 만들어 각 목차별 어떤 내용을 담을지 간략히 정리했다.
이 내용을 바탕으로 글을 쓰고, 이후 어느 정도 콘텐츠가 쌓이면 출판사나 공모전에 투고하는 방법을 찾아보자 생각했다.
브런치 글쓰기를 시작하다
글을 지속적으로 쓰기 위해선 스스로 정한 마감 일정이 필요했다.
마침 브런치라는 멋진 플랫폼이 있기에 이곳에 매주 한편씩 글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브런치 작가 신청을 했고, 며칠 안되어 작가 승인 메일이 왔다.
구성해둔 콘텐츠를 바탕으로 2020년 11월 말부터 매주 하나씩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회사일에 지칠 때면 매주 한편씩 글을 쓰는 것이 부담되기도 했지만, 한주라도 안 쓰면 계속 미루게 될 것 같아 스스로 정한 약속과 마감을 지켜나갔다.
출간 의뢰 메일을 받다
브런치에 매주 한편씩 글을 올린 지 6개월이 지난 2021년 5월 뜻밖의 메일을 받았다.
브런치의 글을 본 출판사에서 온 출간 의뢰 연락이었다.
몇 차례 메일을 주고받고, 출판사 미팅 후 구체적인 콘셉트와 목차 등을 정하고 출판 계약을 완료했다.
매일 꾸준히 글을 쓰고, 데이터를 정리하다.
계약 직후 원고 마감까지 시간을 역산해 각 단원별 작성 기간을 배분했고, 매일 얼마나 써야 할지 분량을 정했다.
평일 퇴근 후 최소 2시간 이상, 토요일은 거의 하루 종일 시간을 투자해 평일 하루 평균 A4 기준 1~2쪽, 주말은 5쪽 이상 분량을 10pt의 작은 글씨들로 꽉꽉 채웠다.
글을 쓰는 시간만큼이나 데이터를 확인하고, 해당 그래프를 찾아 정리하는 시간도 만만치 않았다.
주로 실적 데이터와 시장 점유율에 관한 자료들을 찾았고, 데이터가 정확한 것인지 재확인한 후 캡처해 출처를 바로바로 정리했다.
소단원별로 한 단원씩 작성이 끝나면 주말에 몰아서 리뷰하며 글을 다듬었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원고 검토
2021년 11월 말 원고를 보낸 후 출판사의 피드백을 받기 전까지 그간 못 잤던 잠을 푹 잤고, 제주도 등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한편으로는 어떤 피드백이 올지 걱정도 됐지만 그동안 목과 허리 디스크가 도진 터라 병원 순례도 함께했다.
출판사에서 보내온 피드백을 보며 추가를 요청하는 부분에 대한 내용을 작성했고, 처음부터 다시 리뷰하며 교정을 시작했다.
그런데 원고를 출판사가 책자 형태로 정리해 준 편집물로 읽어보니 A4 출력물로 볼 때와는 느낌이 무척 달랐다.
전에는 잘 보이지 않았던 어색한 문장들이 훨씬 더 잘 보였고, 막상 정말 책으로 나온다 생각하니 긴장되며 위축됐다.
출판사 편집 담당 부장님께 과연 책을 내도 될지 나의 연약한 마음을 기댔고, 부장님은 무슨 소리시냐며 자신감을 북돋아주셨다.
덕분에 더 열심히 원고를 검토하며 부정확한 표현들을 정리해나갔고, 데이터를 한 번 더 꼼꼼히 확인했다.
설 연휴 기간 내내 원고와 함께했고, 교정본을 보낸 후 좀 쉬려던 찰나 또다시 폭풍 같은 일을 겪었다.
돌발변수, 엄마의 보이스 피싱
교정본을 보낸 바로 당일 저녁, 전날 잠을 거의 못 잔 터라 퇴근 후 쓰러져 몇 시간을 기절해있었다.
그러던 중 습관처럼 눈을 떠 휴대폰을 확인하다 깜짝 놀랐다.
엄마의 계좌 중 한 은행에 인터넷 뱅킹을 신청하며 전화번호를 내 번호로 지정해둔 것이 있었는데, 퇴근 후 한참 자던 시간에 토스 등 오픈 뱅킹이 연결됐다는 문자들과 돈이 빠져나가는 문자들이 와있었다.
문자를 보자마자 보이스 피싱임을 직감하고 밤 11시에 차를 몰고 엄마에게 향했다.
너무나 뻔한 수법으로 여러 차례 엄마에게 사례를 이야기했었어도, 엄만 딸이라는 다급한 메시지에 속절없이 당하셨다.
그 이후로 꼬박 일주일 동안 계좌와 신용카드, 각종 페이 가입 내역들과 인증서, 소액결제, 대포폰, 대출 시도까지 모든 것을 개인 혼자 오롯이 해결해야 하는 정말 지옥 같은 시간을 보냈다.
뭔가 처리하면 계속 새로운 무언가가 튀어나와 공포스러웠고, 엄만 일주일 사이 확 나이가 드셨다.
온 가족이 출동해 일주일 동안 사건은 어느 정도 마무리됐고, 이후 회사 업무에 다시 집중할 수 있게 되면서 평온한 일상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새삼 깨달았다.
표지 정하기와 부록 만들기
수정 요청 사항이 반영된 최종 원고를 다시 한번 리뷰했고, 남편에게 보여주며 정말 이상한 문장이나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으면 말해달라 했다.
남편은 본인의 지적에 기분 나빠하지 말라며 날 긴장시켰지만, 다 읽고 난 뒤에는 칭찬과 격려로 날 감동케 했다.
물론, 본인은 언제든 일은 그만두고 내 뒷바라지를 하겠다는 둥 이상한 말을 해 감동은 쉽게 휘발됐다.
원고가 마무리된 뒤에는 표지를 정하고, 저자 소개 등을 작성했다.
그리고 이벤트로 간단한 투자노트 부록을 만들면서 모든 과정이 마무리됐다.
책을 쓰며 변화한 것
책을 쓰면서 20대에서 40대 초반 현재까지 이어온 나의 투자 과정을 정리할 수 있었다.
20대에 1억을 모아, 30대에 내 집을 마련한 후 40대에 주식으로 제2의 월급을 만들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스무 살부터 시작된 투자라는 긴 여정 속에서 거창하거나 비범하진 않아도 반드시 지켜온 투자 습관에 대해 담았고,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무엇보다 머리로 알고 있는 것과 이를 글로 풀어내는 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인데, 글로 써 정리하며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공부가 되었다.
다만, 책을 쓰며 몸이 정말 안 좋아졌다.
회사일과 퇴근 후 책 쓰기의 병행은 목과 허리에 부담을 줬고, 특히 허리 디스크가 다시 심해졌다.
매일 오랜 시간 모니터를 보면서 눈이 갑자기 나빠졌고, 운동 대신 앉아있는 시간이 늘면서 살도 쪘다.
책이 마무리된 후 운동과 식단 조절을 시작했지만 시간이 좀 걸릴 듯하다.
마지막으로 남편에게 감사한 마음이 더 커졌다.
원고 마감 시기에 빨래와 청소 등 집안일을 도맡아줬고, 주말에 정신없이 글을 쓰고 있을 때면 슬며시 먹을 것을 챙겨주며 내가 더 사나워지는 위기를 사전에 막아줬다.
스트레스로 예민해 지거나 자신감이 떨어질 때면 언제든 준비된 멘트로 기분을 달래줬고, 원고 마감을 누구보다 기뻐해 줬다.
작년 6월 이후 올해 초까지 책 이외에는 거의 기억이 없을 정도로 계절을 간주 점프한 기분이다.
최근 미국 시장이 너무 안 좋아 이 시기에 책을 출간하는 것이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할 일로 만들어 결과물을 냈다는 것에 감사하고 만족한다.
뭔가 하면 뭐든 된다는 인생 모토로 앞으로도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행동으로 옮겨나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