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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이 Jan 11. 2021

미국주식 IPO 투자기 : 따상 한 번 가보자

소심한 내게 미국주식 시장에 신규 상장한 주식은 관심 대상이 아니었다.


아무리 큰 호재가 있어도 신규 상장한 주식은 등락이 크니 최소 3개월 이상은 지켜보고, 실적을 확인한 후 매수해도 늦지 않다 여겼다.


그런데, 2020년 9월 유니티(Unity Software, U), 팔란티어(Palantir Technologies, PLTR), 벨로다인(Velodyne Lidar, VLDR)의 연이은 상장 소식은 날 설레게 했다.


미국주식 IPO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


2019년에는 미국주식 관련 증권사 리포트를 열심히 찾아 읽었는데, 특히 테크 관련 리포트는 미래를 예측하는 수정구슬처럼 무척 흥미진진했다.


매력적인 SF 소설을 읽는 기분으로 관련 리포트를 찾아 읽다 보니, 눈길을 끄는 비즈니스 모델을 지닌 기업이 있었는데, 유니티와 팔란티어 였다.


또, 세계 최대 IT ·가전제품 박람회인 CES 관련 기사들은 꼭 챙겨봤고, 2019년 1월 CES 행사에서 단연 돋보였던 이슈는 자율주행차였다.


당시 자율주행차의 주행환경 인식 기술로 라이다(Lidar)를 처음 접하게 됐고, 해당 기술을 찾아보면서 라이다 생산 대표기업 벨로다인(Velodyne)이 2019년 또는 2020년 상장 계획에 있다는 내용을 기록해 뒀다.


미국 주식 첫 번째 IPO 투자 : 유니티(Unity Software, U)


유니티는 2019년 초 AR/VR 관련 리포트를 읽다 알게 된 기업이었다.


게임 산업의 성장성과 더불어 AR/VR 시장 확장성에 관한 내용으로, 이러한 게임 개발 엔진이자 3D 콘텐츠 개발 기업으로 유니티가 언급돼 있었다.


호기심으로 게임 개발 엔진 산업을 찾아보니, 사실상 유니티와 에픽이라는 2개 회사가 시장을 양분하고 있었고, 모바일, PC, 콘솔 게임 중 50% 이상이 유니티의 엔진으로 개발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시장의 확장성이 눈에 띄었는데, 유니티는 3D 게임뿐만 아니라 영화 등 콘텐츠 미디어에서 활용되고 있었고, 자동차 디자인과 건축 설계 등 그래픽 활용이 가능한 다양한 분야로 영역을 넓히고 있었다.


미국주식 두 번째 IPO 투자 : 팔란티어(Palantir Technologies, PLTR)


또 다른 기업 팔란티어도 2019년 초 빅데이터 산업 관련 리포트에서 언급된 기업이었다.


정부기관 및 기업을 대상으로 다양한 빅 데이터 분석을 제공하는 기업인데, ‘페이팔 마피아’로 잘 알려진 피터 틸이 설립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관심이 갔다.


팔란티어는 서로 연결성이 없어 보이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 모든 것을 통찰한다는 비즈니스 모델로 FBI, CIA, 국방부 등을 주요 고객으로 하고 있었다.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복잡한 네트워크에 숨겨진 테러조직이나 마약 밀수 추적, 금융 범죄 등을 적발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니 읽기만 해도 빠져들었다.


부정행위를 적발하는 시스템 고담, 사건의 시계열 분석 시스템인 메트로폴리스 등 대표 소프트웨어 명칭도 덕후의 마음을 자극했다.


고담은 배트맨의 도시이고, 메트로폴리스는 대학시절 책에서 봤던 독일 SF 무성영화 제목이며, 팔란티어도 반지의 제왕 마법사 사루만이 쓰던 수정구슬 팔란티르에서 유래했다.


 IPO 당일, 주식 시장은 열렸는데 왜 매매가 안되지?


2020년 9월 18일 유니티 상장 당일 미국 시장 개장 시간에 맞춰 매수를 기다리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매매가 되지 않아 이상했다.


상장일을 잘못 알았나 싶었지만 그것도 아니었고, 다른 종목의 매매는 되는 것으로 봐서 프로그램 오류도 아니었다.


답답한 마음에 찾아보니, 미국 주식은 상장 당일 개장과 함께 매매가 되는 것이 아니라 정규장 개장 후 1시간~3시간 정도 가격과 호가 취합 뒤 거래 진행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당장 몇 시에 매매가 가능할지 모르니 대기를 하며 졸다 깨다를 반복하던 중 한국시간으로 새벽 1시가 넘었을 즘 갑자기 유니티의 매매창이 정신없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재빨리 매수 버튼을 눌렀지만 호가가 지속적으로 올라 매수가 어려웠다.


이렇게 쫓아가며 매수하다간 고점을 잡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일정한 가격대가 형성되기까지 기다렸다 유니티를 매수했다.


사실, 상장 당일 유니티는 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비슷한 시기 워런 버핏이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스노우플레이크(Snowflake)가 상장했고, 공모가 120$ 대비 2배 이상 상승하며 스포트라이트가 쏠렸다.


덕분에 유니티 주가는 공모가 52$ 대비 크게 오르지 못했고, 상장일 68$라는 좋은 가격에 유니티를 매수할 수 있었다.


유니티를 매수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9월 30일 상장한 팔란티어는 당황하지 않고 상장 당일 좀 더 수월하게 매수를 진행할 수 있었다.


미국주식 세 번째 IPO 투자 : 벨로다인(Velodyne Lidar, VLDR)


유니티, 팔란티어와 달리 벨로다인은 스팩(SPAC) 투자 방식으로 상장했다.


스팩(SPAC)이란 '기업 인수 목적 회사(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의 약자로 비상장기업을 인수합병해 상장시키기 위한 자금조달을 목적으로 하는 서류상의 회사이다.


일단 서류상 회사를 증시에 올려 투자를 받고, 비상장 회사를 합병하는 방식을 스팩 상장이라 하는데, 그라프 인더스트리얼(Graf Industrial, GRAF)이라는 기업인수목적회사가 먼저 증시에 상장했고, 2020년 7월 벨로다인과의 합병을 발표했다.


그리고, 2020년 9월 30일 벨로다인과 그라프 인더스트리의 합병이 마무리되면서 그라프 인더스트리얼의 기업 티커 GRAF는 벨로다인(Velodyne Lidar)을 딴 VLDR로 변경됐다.


2020년 7월 벨로다인과의 합병을 발표한 그라프 인더스트리얼(Graf Industrial, GRAF)의 주가를 모니터링했고, 9월 30일 합병이 확실시되던 9월 초 그라프 인더스트리얼 주식을 20$에 매수했다.


9월 30일 합병이 마무리되면 주가가 훨씬 더 오를 거라 판단했기에 합병 전 그라프 인더스트리얼 주식을 적극적으로 매수했다.


유니티의 주가가 상장 직후 지속적으로 오르는 경험을 했기에 자신감이 넘쳤던 걸까


벨로다인은 그라프 인더스트리얼과 스팩 합병이 완료되자 주가가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상장 첫날 25$까지 갔던 벨로다인의 주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하더니 합병 1달 만에 12$까지 빠졌고, 평단 20$였던 내 계좌의 벨로다인은 –40%까지 빠졌다.



-40%까지 하락한 벨로다인, 뭘 잘못 판단한 걸까?


유니티, 팔란티어에 투자해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둔 만큼 벨로다인에 대한 투자는 망설임이 없었는데 등골이 싸해졌다.


계속해서 밀리는 주가를 보면서 내가 무엇을 잘못 판단한 걸까? 하는 생각에 2019년 투자 아이디어를 기록했던 내용을 다시 열어봤고, 놓친 것이 있는지 찬찬히 읽어봤다.


훼손된 아이디어는 없다는 판단을 내렸고, 좀 더 시간을 갖고 기다려 보자 생각했다.


전기차 대세로 배터리 회사 주가가 오르는 지금, 전기차 완성차에 대한 관심이 부품으로 오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일 뿐, 분명 벨로다인도 관심을 받을 거란 확신 때문이었다.


그렇게 3개월의 시간을 버티던 중 드디어 12월 21일 중국 전기차 주가가 폭등하면서 벨로다인과 바이두의 합작 이슈를 시장에서 인식하면서 벨로다인 주가는 이틀 연속 20% 이상 상승했다.


IPO 당일 매수 시 주의할 점


상장 첫날 주식을 매매하면서 다음과 같은 사항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첫째, IPO 첫날 매매는 보통 개장  2시간가량 뒤인 한국시간 기준 새벽 1:30 후로 거래가 시작되며, 회사별로 차이가 있어 정확히 정해진 시간은 었다.


CNBC 등을 통해 오늘 상장한 주식이 공모가 대비 몇% 오른 금액으로 거래가 시작됐다는 뉴스들이 뜨는 것을 보고 매매 시작을 알게 되기도 했다.


둘째, 상장 당일 처음 1시간가량은 매수가 몰려 가격이 마구 올라간다. 폭주하는 주가를 잡기 보다 어느 정도 가격이 안정된 후 매수를 하거나, 또는 상장 다음날, 전날 주가를 고려해 매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셋째, ‘공모가 대비 2배 상승’ 이런 내용의 기사를 보면 마치 상장 당일 2배가 올랐다 해석될 수 있지만 이는 조심해야 하는 기사이다.


대부분 인기 있는 주식은 공모가가 정해져 있어도 매매가 시작되면 공모가 보다 훨씬 높은 호가가 형성되어 거래된다.


아래 그래프는 최근 상장한 주식으로 해당 주식의 공모가는 102$였지만 거래는 182$로 시작됐고, 당일 종가는 189$였다. 해당 주식은 ‘공모가 대비 80% 상승’이라 언급됐지만 사실 시초가 대비 종가는 크게 오르지 못했다.



앞으로도 산업 관련 이슈나 리포트를 읽을 때 호기심을 자극하는 비상장 기업, 새로운 산업 분야의 1등 기업에 대해서는 미리 사업 내용을 숙지해 투자에 활용하려 한다.


올해에도 흥미진진한 기업들을 많이 발굴할 수 있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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