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심심치 않게 올라오는 글들이 있다
남편이 벌어다 준 돈으로
커피숍에 유모차끌고 수다떠는 엄마들의 얘기...
남편이 벌어다주는 돈을 당연히 여기고
취집이란 표현 있을 정도로
결혼이 남편 벌어다주는 돈으로 편하게 살려는 목적으로 한 것처럼 보이는 여자들.....
집에서 하는 가사일은 표시도 안나고
노동력을 인정해주는 것도 아니라며
집안의 가사일을 월급으로 치면 얼마받아야한다는 계산들..
집에서 놀면서 이제 밥하기도 싫다고
반찬시켜먹는 엄마들을 향한 비난의 시선..
그렇게 집안일이 싫으면 돈 벌러나가지 식의...
비유가 좀 이상하긴 하지만
요즘 어린이집의 학대 문제로 뉴스가 한창이지만
실제적으론 문제없는 교사가 더 많은 것처럼
인터넷 세상에 가시화되는게 전부인것처럼
그렇게는 생각안했으면 하는 바램이 우선 있다
남편이 고생해서 벌어다주는 돈
미안하고 감사하게 생각하며
100원이라도 아껴쓸려는 아내들도 많다
나 역시도 육아로 돈을 벌 수 없을때
커피 한잔 사먹는 돈도
밥 한끼 사먹는 돈도 다 미안했었다
어린아이 데리고 누굴간 만나는것도 쉬운일은 아니라
몇달의 한번의 힐링이였는데
사연도 모르고 그런 내 모습을 보고
'남편은 힘들게 일하고 있는데
팔자좋게 애 데리고 커피숍에서 저러고 있네'
라고 판단해버린 사람이 있다면
꽤나 억울(?)할 것 같다
아내도 엄마도 사실 일하고 싶다
코로나가 오고서는 맞벌이들이 육아문제가 해결안되어
일을 한던 사람도 관둬야하는 일이 많았다
코로나 이전에도 이제 갓 대학나온 청년들 실업률도 심각한데
경력단절된 애 엄마가 취업한다는건 쉬운일이 아니다
난 오전에 3시간정동만 일하는
어린이집 조리사 면접을 가서도
"애가 아프면 어떻게 하실꺼에요?"란 질문을 받았다
애가 좀 커서 어린이집이라도 다니면
일할 수 있을것 같아도
그땐 심심하면 아프기때문에
어린 아이 엄마는 꺼려한다
좀 커서 학교랑 학원 다니더라도
방학동안 봐줄 사람이 없으면
고정적인 일을 할 수가 없다
실제 맞벌이 부부들은
조부 조모외 친척이나 도우미의 도움 없이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
사실 아이를 키워보면
엄마만큼 어려운 직업(?)이 없다
애를 키우느니 밭일한다는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니다
나는 시간이 좀 자유로운 일을 하며 돈을 벌기 시작했는데
사실 큰 돈 보다 참 의미있는 돈이였다
맞벌이들은 실제로 남는게 없다는 얘길 많이 듣는다
아이 봐주는 사람에게 드리는돈
살림을 못하니 음식 사먹는 비용도 많이 들고
버는만큼 써야한다고
아이는 아이데로 방치되고 무슨짓인지 모르겠다고
그렇다고 아까운 직장을 관둘수도 없다
처음에는 작은 돈으로 시작했지만
살림과 육아를 모두 하며 하는 돈은 진짜 남았다
커피 한잔을 마셔도 밥 한끼 사먹어도 당당할 수 있었다
내 기준으론 30만원 이상부터 살림이 보탬이 되고
50이상되면 꽤 많은 여유가 생긴다
그 이상 벌려면 살림이든 육아든
결국 소홀해져야했던게 내 경험..
그렇게 돈을 벌러다니다가
코로나로 1년을 강제적으로 집에 있으면서 느낀건
'내가 없어진다'였다
그리고 아이가 집에 있으니 삼시세끼에 간식까지..
돌아서면 밥하고 돌아서면 밥하고
내가 밥하는 기계인가 생각도 든다
코로나로 외식은 커녕 난 배달음식도 안해먹었기 때문에
계속 음식을 해먹어야했고
요리를 좋아하는 나도 지쳐갔다
이건 단순이 일이 지치고 힘들고 하기 싫고의 의미가 아닌것 같다
정말 큰건 "내가 없어진다"란 거다
결혼하고 여자들 대부분은 아내로 엄마로 역할로 살 수 밖에 없다
사회에서 적은돈이라도 몇 푼씩 벌기 시작하니
내 이름이 다시 생겼고
내 생활이 생기기 시작함을 느꼈다
분명 집에만 있었을때보다
체력적으로 더 힘들 상황에도
난 오히려 기운이 넘쳤다
하지만 집에만 있기 시작하자
점점 쳐지기 시작했다
물론 모든 분들이 나 같진 않다
자신의 일을 하며 에너지 충전하시는 분도 있지만
집순이들도 있고
사회에서 상처가 심해 다시 나가고 싶지않은 분들도 있다
하지만 희안하게도
"엄마"라는 이름을 달고
이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것을 해내가는 힘이 생긴다
나 역시도 아이에 향한 간절함으로
분초를 쪼개 일했으니까...
그러니 전업주부고 집에서 놀면서
밥도 안하려한다의 시선은 안줬음 좋겠다
그런분도 아예 없다는 말은 못하지만
현실이 돈벌러 나가고 싶어도 쉽지가 않다..
"그리고 내"가 없이 살아야 한다는거
그것이 고통스럽고 현타가 오는거다
살림살고 애 키우려고 결혼한건 아닌데..
서로가 힘들다보니 물어뜯기 바쁜것 같다
이럴수록 다독거려줘야하는데..
애 키우는게 얼마나 힘든일이냐고
집안일도 티도 안나고 끝도 없을텐데
일하고 싶어도 못하는게 현실인데 어떻하냐고
가는 말이 고아야 오는 말이 곱다고
아내들 역시 남편이 벌어다 준 돈이
얼마나 감사한지 생각하며
고맙다고 수고한다 표현해주고
한발만 뒤로 서서
자기 힘든것만 보지말고 상대도 보면 보일텐데
내 발등에 불 떨어져있어 볼 여유가 없다
지금 모두가 힘든 시기이다
이제 안정되어 아이들이 학교가기 시작했지만
정상화되긴 아직 시간이 필요해보인다
그리고 1년동안 지쳤을 엄마들의 회복시간도 필요하다
비냐하고 뭐라하기 전에
한번만 왜 그런건지 궁금함의 혹은 관심의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우리가 더 서로 이해하고 배려해주게 되지 않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