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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ana Jun 01. 2021

영원이 사라지지않을  숫자1

우리는 딸셋인 5인 가족이였다

다 결혼을 하고 사위3명이 새식구가 되어

어른만 총 8명


우리 친정 가족 카톡방엔 8명이 있다

그 카톡방엔 아빠가 있다

하지만 아빠는 아무런 말이 없다


카톡에 메세지를 확인하지 않은 사람수가 나오는데

그 숫자1은 영원히 없어지지 않겠지.....


장례끝나자말자 이사준비를 해야했던  나


이사할집은 세를 여럿주는 다가구 주택인데

1층 안채(우리가 쓸 공간)공사 문제로

2층 바깥채 공실을 약 50일정도 있어야 하는 상황

그래서 짐을 일부는 보관하고 일부는 가져가야 하고

가져가야 하는 짐을 1톤에만 실어가다보니

자지브레한 짐은 갈때마다 조금씩 옮겨놓고

워낙 오래 방치된 방이라 청소도 그렇고

이번주 철거공사까지 시작해서

바쁘고 정신없고 힘든 상황이였다


사실 너무 멀쩡(?)하다  싶었다

갑작스런 이별이였는데

정말 불과 며칠전 일인데.......


이사하고도 안채공사와 아이 학교 적응으로 정신없겠지..

이렇게 바쁜게 다행인걸까......


집공사를 현재 철거만 해놓은 상황이고

실측후 실제 인테리어는 일주일정도 뒤에 진행될 계획이라

들어가서는 며칠간 한시름 놓을 수 있는데

그때 미친듯이 몰려오지 않을까.....


이제 바로 코앞으로 다가온 이사  생각에

잠이 안와 뒤척이던 새벽


아빠가 너무 보고싶다


그동안 용기가 안나 못 보던 아빠 사진을

오늘 아빠 얼굴을 화면 가득 채워놓고

다시는 만져볼 수 없는 그 얼굴을

수십번이고 문질렀다


장례식장 영정사진 올려놓고

사진 한장을 찍어놨었다

꽃으로 둘러싸인 아빠가 너무 예뻐서

아빠가 돌아가셨다는게 그 사진이 실감나게 할 것 같아서

하지만 너무도 아픈 그 사진....

급하게 영정사진 준비하느라

아빠 증명사진으로 영정사진을 썼는데

눈이 너무슬퍼보였던 그 사진.....


차마 웃는 사진들은 우리의 행복한 추억속 사진밖에 없어

도저히 영정사진으로는 쓸수 없었다

그리고 그  슬픈눈의 사진이 맞았는지도 모르겠다

준비되지않았던 이별이였던 만큼.....


이사하고도 내 주거공간에 바로 있는게 아니라서

이사했다는 실감이 나려나 싶다가도

내가 살아온 가장 많이 살았던 동네를 떠나

(거의 동네 토박이라해도 과언이 아님)

전혀 다른 동네로 가기에 또 실감나겠지 하면서


짐 다 넣어놓고 나면 기쁘고 설렘보다

아빠가 너무 생각날 것 같다


알고보니 내 마음에

슬픔과 그리움이 켜켜히 쌓이고 있었구나..

그럴 시간도 없이

일상을 살아가야 하니

그냥 흘러가고 있었던 거다


가끔은 너무 평범하게 흘러가는 일상이 싫다

아빠만 세상에 없을 뿐

모든것이 각자의 순리대로  흘러간다


자식을 먼저 보내면 가슴에 묻는다는데

자식만큼은 아닐지 몰라도

부모도 가슴한켠 묻어놓게 되는것 같다


준비되지않은 이별이라

더 묵직하게 느껴진다


아빠

나 그래도

틈만 나면 맘껏 그리워할께요


보고싶어하고

목소리 듣고싶어하고

생각하고

맘껏 울기도 하고


아빠...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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