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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ana Jun 08. 2021

뭔가 붙들게 있으니 눈물이 났다

이사를 왔다

17년간 올임대였던 다가구를 산지라

관리가 안되어있어 손이 갈곳이 많았다

하루에 하나씩 미션 해결하듯 해결해가고 있다


아이 학교도 걸어서 15분 거리라

등하교 데려다주고하면 하루가 금방 가버렸다


내가 살 1층 안채는 공사 진행중이라

2층 바깥채가 마침 비어있어

공사기간중 거기 머물고 있는 중이다


거실도 없고 방만 2개 있는 공간이다보니

특히 화장실과 주방이 많이 작다

따뜻한 물도 너무 졸졸 나와 씻는게 불편하다보니

금요일이면 엄마집으로 넘어간다


엄마집은 40평이다

집을 들어가자 말자 아빠가 쓰시던 방이다

아빠 물건까지 다 비어져 있어

방이 휑 하다


그제서야 실감이 다시 나기 시작했다

아빠가 돌아가셨다는 걸


엄마집에 들어서자말자 너무 슬퍼졌는데

아빠가 같이 사시던 공간이니

하루종일 아빠 생각이 났다

사랑하는 가족이 떠나면

그 집에 오래 못산다더니 그 이유를 알것같았다


같이 살지않았던 나도 이럴 지인데..

함께 살았던 엄마는 오죽하.....


자식앞에서 강인한 모습만 보였던  엄마지만

그 큰 집에 텅비어 버린 집에

엄마가 무섭다고 하셨다

새벽에 자꾸 잠도 깨신다고..

엄마를 이대로 두면 안되겠구나..

엄마 집에 하루만 있었지만 느낄 수 있었다


아빠 핸드폰에 정리해야할 것이 있어

엄마가 나에게 아빠 핸드폰을 주시고 씻으러 들어가셨다



아...

너무 바빠서..몸이 힘들어서..내 삶을 살아가다보니

난 사실 아빠가 돌아가신걸 실감할 시간도 없었구나.....



아빠 핸드폰을 붙들고

아빠인양 어루만지며

소리없는 눈물을 흘렸다


오히려 집 공사가 다 끝나 1층으로 내려

아이도 어느정도 적응하고

내 마음에 여유가 생기면

그제서야 모든 슬픔이 느껴질까 두려워졌다


아빠 돌아가시고 꿈에도 안나오시더니

엄마집에서 하루종일 아빠 생각이 나더니만

뇌사판정 받고 병상에 누워 계시던

그 순간이 하필 꿈에 나왔다


엄마와 나 언니 동생 모두

아빠를 붙들고

그저 아빠 아빠...하고 울며 부를 수 밖에 없었던

다시는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그 손을

얼굴을 만지며

울던 그 때를


기억하고 싶지않지만

오히혀 나도 모르 몇번을 곱씹는 그때를


너무 믿을 수가 없어서...

너무 믿을 수가 없어서.....


오늘은 아빠 사진을 봐도 눈물이 안난다

전화하면 지금이라도 오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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