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이란
오늘이 있기에 당신이 지금 존재합니다
그런 의미이지 않을까
그렇기에 돌아가신 후의
아빠의 첫 생신은 아무 의미가 없는거겠지..
작년 생신 다같이 모여 사진을 찍었었다
그게 마지막 가족사진이 될줄은
그땐 미쳐 알지 못했다
오늘 같은 날은 엄마를 혼자 두시게 하지말자며
언니집에 모여볼까 했는데
확진자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있고
우리 아주 가까이까지 다가와있다
곧 출산을 앞둔 동생이 있기에
더욱 걱정스럽다
오늘 아들 핸드폰에 외할아버지 번호를 지웠다
이제는 더 통화할 수 없기에 지운다고 알려주며
오늘 원래 외할아버지 생신이여서
다들 외할아버지 생각날꺼라고
아들이 그래서 외할머니 혼자
우리 집 2층에 계신거 아니겠냐고
우리집에 와보시지 못해 아쉽다고
하늘에서 보고 계실꺼라 말해주는 녀석..
제법 커가는가보다
엄마를 위로할 줄도 알아가는거 보니
무척 보고싶었는데 꿈에서 보이시지 않았다
그런데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려와서
그 목소리라도 끊어질까 멀어질까
귀를 쫑긋하고 듣고있었다
얼굴이 보고싶은건 당연한데
목소리가 이리 그리울 줄은 사실 잘 몰랐다
그래서 부모님 동영상을 찍어두라고 하나보다 싶었다
핸드폰에서 아빠의 생신만큼은 지울 수 없었다
아빠를 기리고 혹은 그리고 싶은 날이 있다면
이 하루 또한 그런 날이여도 괜찮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