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온 집에 아빠가 한번도 와보시지 못했지만
간혹 아빠와의 기억이 있는것 같은
착각이 들때가 있다
손재주 좋으셨던 아빠...
주택살며 그 도움을 많이 받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할 줄 몰라도 어떻게든 내가 해결해 나가야했다
'아빠라면 어떻게 하셨을까?'
그 생각하며 해나가서 일까
가끔 아빠가 실제로 같이 있었던 듯한 착각이 든다
아니면 이전 아빠의 기억이
이 집에 잔상처럼 떠오르는지도 모르겠다
엄마가 지내시는 2층은 집이 많이 작아서
설 명절은 평수가 큰 언니집에서 지냈다
설 지나고 제사가 있었는데
이번 제사에 인사드리고 제사를 정리한다 하셨다
그리고 남는건 아빠의 기제사였다
작은아버지,어머니께세 제사를 지내기위해 집에 오셨다
평소 아빠랑 작은아버지가 닮았다는 생각은 못해봤었다
워낙 성격도 다르시고 외향적인 것도 그렇고...
그런데 그날은 작은 아버지 얼굴에서 아빠 얼굴이 보였다
나도 모르게 마음이 울컥했다
그리고 자꾸만 작은 아버지 얼굴에서
아빠얼굴을 찾는 나였다
이번 제사는 할아버지,할머니
그리고 윗대 할아버지 할머니 제사였지만
설 차례때 아빠한테 상을 올리지 못해
마지막에 아빠에게도 상을 올려 절했다
내가 절하고 있는게 아빠란 생각을 하면..
아빠에게 두번 절한다는 생각을 하면
저 깊은곳에서 절로 슬픔이 튀어 올라왔다
결국 그 날밤은 그리움에
아빠 사진을 뒤지며
손밭끝이 절여오는 눈물이 흘렀다
그래도 이제 서서히
이 세상에 아빠가 계시지않는다는
그 '사실'이 조금씩 받아들여지고 있구나..
그런 느낌이 들었다
아빠를 갑자기 보내고 나니
가족들을 갑자기 보내게 된 소식에
같이 마음이 아파온다
얼마전 아파트 공사중 무너져내려
작업하는 인부 몇분이 돌아가시고
그 중 몇분은 실종상태로
최근에 마지막 실종자까지 찾아내었다
우리도 아빠가 사고사셔서
경찰의 승인전 장례도 치룰수 없을 뻔한
상황에 놓여본지라...
찾는 동안 가족들이 얼마나 가슴을 졸였을런지.....
코로나 확진으로 돌아가신 분들은
방역지침이 바뀌기 전까지
얼굴도 못 뵙고 수의도 못갈아입히고
장례를 치뤄드렸다는 기사를 보고
그 마음이 어땠을지..
보내드리기전 한번이라도 더
그 얼굴 보고 싶으셨을텐데.....
사랑하는 가족을 하늘로 떠나보내다는것
이 세상에서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다는 것
그 한 사람의 빈자리가
생각보다 더 너무 너무도 커다랗게 느껴진데도
살아야하는 우리들은
그 '부재'에 조금씩 익숙해져야하겠지